주어진 것들, 차라리 얼어 죽어라

by 들숨

마네킹이

눈코입 지운 일


닮지 않아

어울리지 않아

벗기려 들지 않아

마네킹이

눈코입 지운


몰래 눈코입 그려보고 따지다

돌아서는 날카로운 눈썰미


찜찜한 화근

애초에 싹을 잘라 불신을 막고

마네킹과 자신이 하나라는 믿음을 심어

흔들리는 다 큰 양들의 방황을 끊고

쉽고 빠르고 편안한 길로 인도하는


스스로 목을 자른 거룩한 희생자

제 스스로 집어 들지 못하는

한 번쯤 해볼 만도 한

거울아 거울아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양들의 구원자


선택받고 구원받아 하나가 된

거리에 눈코입 목 달린 마네킹들

닮아 언짢은 마네킹 따돌리고

허겁지겁 새로운 구원자의 옷을 벗기는


닮을 언짢을

눈코입 목 달린 내일의 마네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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