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 떨어졌다

by 들숨

가을인 건 맞고 알겠는데

너무 허망하지 않은가

알록달록 어제였는데

잠시 눈 좀 붙였다고 그렇잖은가


부릅뜨고

떼거지로 달려들어 쪼아대는

까치를 쫓던 세월이 얼만데

알고는 있었다


쟤들이 파먹어봤자

그랬다. 티도 나지 않았다

잠시다. 쏟아지는 눈 감았던 시간

안될 일이었다


잠시도


까치는 그 잠시를 위해 살았다

눈을 붙이기

미리 깎아말려 고이 간직했어야 했다

두고두고 꺼내 음미할 수 있도록


이 겨울

솜씨 좋은 빼어난 호랑이들 틈에 끼어

이 감나무 저 감나무

떨어진 감 찾아 어슬렁거리지 않으려면


잠시도 그 잠시를 놓지 말아야 했다

정의로운 세상이다

쏟아지는 그 눈 잠시 붙였다는데 그렇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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