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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Jun 17. 2021

홈카페 인터뷰 #1
Achim 매거진 에디터, 윤진

2015년부터 꾸준히 아침의 영감을 기록한 그녀의 홈카페 이야기

평소 즐겨보던 매거진, Achim. 지난 16호 주제는 <자매애>였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침처럼, 각 호마다 아침의 영감을 소중하게 기록하는 계간지를 6년 동안 꾸준히 유지해온 사람. 아침 매거진 에디터, 윤진 님을 만나 그녀가 생각하는 <아침>, <커피>, <영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1. 홈카페 첫 시작


Q. 집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내려마셨을 때, 그때는 어땠나요?


아마 미국에서 처음 내려먹었어요. 10년 전에는 홈카페 문화가 거의 없었거든요. 아메리카노는 카페에서만 먹는 것. 집에서 먹는다는 개념이 전혀 없을 때였는데 미국에 가니까 내려서 먹는 게 보편화되어 있더라고요. 집에서 내릴 수 있는 세라믹 드리퍼를 근처 빈티지 시장에서 싸게 샀던 기억이 나요. 갈색 커피 필터에, 맛있는 원두가 예쁜 패키징에 담아 있는 게 좋아서 커피를 먹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영감이란 키워드를 얻고 싶고 맛도 즐기고 싶고. 그때가 아마 처음으로 커피를 내려 먹었던 것 같네요.


2. 기억에 남는 커피 한 잔


Q.  기억에 남는 커피 한 잔이 있나요? (꼭 집에서 경험한 커피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석 달에 한 번씩 가는 인쇄소 기장님이 타 주신 커피 믹스 한 잔이요. 평소 제 손을 커피 믹스를 뽑아 먹는 일은 거의 없어요. 쓰고 진하고 시큼한 아메리카노를 즐기죠. 달고 묵직한 커피 믹스에는 감흥이 없었는데 갈 때마다 타 주시는 커피 한 잔에는 희한하게 마음이 가요.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거 마시지 않죠~? 커피 믹스 한잔해요. 가끔 한 번 먹으면 참 좋아."라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시는 것도 좋고요.     


3. 플레이리스트 추천


Q. 집에서 커피를 마실 때 즐겨 듣는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해요.            


집에서 커피를 내리는 시간은 주로 아침이고, 아침에는 팟캐스트를 들어요. 시사 상식이나 비즈니스 관련된 팟캐스트인데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아침을 준비하고 커피를 출근하거나 재택이면 일할 준비를 해요. 비로소 저도 함께 슬슬 시동을 걸고 달릴 준비를 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추천하고 싶은 팟캐스트는 '듣똑라', '책읽아웃', 'HBR IdeaCast', 'Masters of Scale'이에요.

     


4. #아침   


Q. Achim의 아침, 그러니까 아침 매거진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정말 정말 아침이라는 시간을 사랑해요. 새벽 다섯 시, 다섯 시 반 사이에 일어나요. 조용한 시간에 오직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죠. 아침에 참 뭘 많이 해요. 기록하고, 보고, 듣고, 쓰고, 움직이고, 먹죠. 이 시간은 다른 시간과 달리 모든 활동에 흡수와 반응이 더 빨라요. 이 시간에 제게 남겨진 영감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제가 가장 자신 있는 콘텐츠를 통해서요. 그것이 글과 비주얼이었고, 제 의지에 동참해준 고마운 지인들을 통해 매거진 아침이 실현되었어요.    


5. #커피   


Q. 커피를 내려마시는 순간은 주로 언제인가요? 그 순간은 윤진 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커피는 제게 실용적인 음료에 가까워요.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는 편인데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 너무 좋지만, 에너지를 올리려 먹는 편이에요. 에너지 음료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커피가 그 역할을 대신해주는 거죠. 제 몸이 정말 카페인에 의해 힘을 얻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시작한 하루와 아닌 하루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이 순간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아마 조금 더 준비된, 비장한 자세로 하루를 시작하도록 돕는 순간이라는 점이에요.    


6. #영감   


Q. n년간 브랜드 마케터 & 6년간 아침 매거진 발행을 계속 이어오고 있으신데요. 꾸준히 영감을 수집하는 윤진 님만의 비결이 궁금해요. 


호기심 덕분이에요. 어릴 때부터 산만하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어요. 그만큼 이것저것에 호기심이 많은데요. 눈을 떠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하기까지 다양한 것을 흡수하고 정리하는 것을 좋아해요. 많은 것에 열려있는 성격이라는 점도 비결이라면 비결이겠네요. 요즘은 어렵지만 여행을 떠나면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참 많은 삶의 면있음에 놀라곤 하는데요.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지만, 조금씩 다른 사람 살아가는 모습에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대단하고 큰 자극보다 작지만 오래가는 영감을 좋아해요.  


7. 홈카페 추천 꿀팁


Q. 커피 마실 때 즐기는 나만의 페어링 디저트 or 레시피가 있다면요?


아침에 마시는 커피는 커피만으로도 완벽한 것 같아요. 뭘 곁들이질 않지만, 주말 같은 경우엔 시리얼 대신 팬케이크를 구워 먹는데. 버터의 풍미를 돋보일 깔끔한 음료로 커피를 마시면 좋아요. 팬케이크와 커피 페어링 추천해요. 레시피는 대단한 건 없고 전문가는 아니지만 종이 필터에 바로 원두를 넣고 내리는 게 아니라 한 번 종이 필터를 적셔서 물을 빼주고 원두를 넣고 커피를 내리는 게 깔끔한 커피를 만드는데 나름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커피를 내리는 그녀의 팔에 새겨진 타투를 자세히 보니, BALANCE (균형)이었다. 밸런스. 인터뷰 동안 가장 많이 들린 단어 역시 <밸런스>였다. 일과 삶의 균형, 아침의 시작과 오후 동력의 균형. 그리고 은은한 산미와 깊은 단맛이 균형을 이루는 원두의 취향까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밀도 있게 시간을 보내는 윤진 님에게 502 커피 로스터스의 Deep Sea 블렌드 원두를 추천했다.



저에게 밸런스란 단어는 중요한 의미예요.
아침을 소중하게 보내는 이유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죠.
이 원두는 밸런스를 그대로 담은 맛이라 좋네요.




본 인터뷰는 <집으로 카페를 들인 Cafe-in 이야기>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Original Content by k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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