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가도 효과 없을때 찾은 원인
안녕하세요.
진료실에서 하루 종일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가끔 정말 인상 깊은 케이스들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이야기할 환자분도 그중 하나인데요.
처음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실 때부터
왠지 모를 안쓰러움이 느껴졌던 분이었습니다.
30대 중반의 여성 환자분이었는데,
표정에서부터 오랜 고생이 느껴졌거든요.
저는 매일 다양한 통증 환자분들을 만나지만
왜 유독 이분이 기억에 남았을까요?
그 해답을 바로 <공개>하겠습니다. ㅎㅎ
아! 그전에 제 소개를 해야겠죠?
안녕하세요.
매일 환자분들을 보다 보면 수많은 질문이 떠오르게 됩니다.
이 환자분은 어떻게 하면 아픔을 줄여 줄 수 있을까?
이 환자분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은 무엇일까?
이런 것들이요.
항상 환자분들의 입장에서 정답을 찾아 진지하게 고민하는 저는,
통증의학과 전문의 한예름 원장입니다.
10년 전 수술 후유증이 갑자기?
앞서 말한 환자분의 증상은 이랬습니다.
예전에 부정교합으로 턱 수술을 받은 후
오른쪽 턱 주변이 좀 둔하긴 했지만
통증이 없어서 그냥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몇 달 전부터 찌릿찌릿 아프기 시작했다는 거였어요.
처음엔 그냥 일시적인 거려니 했는데
점점 심해지면서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가 되었다고 하시더라구요.
더 안쓰러웠던 건 두통까지 함께 생기면서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어졌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물론 환자분도 가만히 있지는 않으셨죠.
턱이 아프니까 당연히 치과부터 가셨고
턱 관절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고
주사도 맞고 신경통 약도 먹어보셨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거예요.
이 시점에서 제가 느낀 건?
아, 이건 단순한 턱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오랫동안 진료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면
우리 몸의 통증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원인을 찾게 된다는 점입니다.
진짜 범인은 목이었다
환자분을 자세히 진찰해보니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우선 뇌의 기질적 병변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신경과 조성호 선생님과 협진하여
뇌 MRI 검사를 시행했고
안면신경 전도검사를 통해
신경 손상 정도도 평가해봤습니다.
그런데 진찰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 있었는데요.
경추부, 즉 목 근육의 압통이 확인된 거였습니다.
그리하여 목 MRI를 찍었더니,
목디스크 소견도 발견됐죠.
이 순간 저는 확신했습니다.
이건 경추성 안면통이구나!
<Fig 1. 경추 X-Ray>
삼차신경경추복합체라는 신비로운 연결고리
여기서 잠깐, 조금 어려운 의학 용어가 나오는데
쉽게 설명해드리자면 이런 겁니다.
우리 몸에는 삼차신경경추복합체라는 게 있어요.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요? ㅎㅎ ;;
이게 뭐냐면, 목과 얼굴의 신경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마치 여러 전선이 하나의 배전반에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목에서 생긴 문제가 얼굴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거죠.
이 환자분의 경우도 바로 이런 케이스였습니다.
만성적인 경추 디스크 문제가
삼차신경 영역에 연관통을 일으킨 거였어요.
원인을 찾았으니 이제 치료할 차례였습니다.
SI(초음파 유도하) 주사치료와
CI(C-arm Intervention) 주사치료를 시행했는데요.
솔직히 저도 이렇게 빨리 좋아질 줄은 몰랐습니다.
환자분이 며칠 후 다시 오셨을 때
표정부터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거든요.
그렇게 아프던 턱 통증이 신기할 정도로 좋아졌고
두통도 함께 사라졌다고 하시더라구요.
가장 기뻤던 건 다시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안면통, 생각보다 복잡한 병입니다
이 사례를 통해 제가 다시 한 번 깨달은 건
안면통의 원인이 정말 다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 단순히 턱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 목디스크에서 오는 연관통일 수도 있고
✅ 신경 손상에 의한 것일 수도 있으며
✅ 때로는 뇌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체계적인 감별 진단이 정말 중요한 거죠.
그런데 왜 다른 곳에서는 원인을 찾지 못했을까요?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사실 이해가 됩니다.
턱이 아프면 당연히 턱 자체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우리 몸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고
제가 일하는 통증의학과가 바로 이런 복잡한 연결고리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분야입니다.
특히 만성 통증의 경우에는
단순히 아픈 부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치료 후 환자분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은
정말 의사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첫 번째 치료 후 일주일 뒤
통증이 70% 정도 줄었다고 하시더라구요.
두 번째 치료 후에는
거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좋아졌고
가장 중요한 건 수면의 질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밤에 통증 때문에 뒤척이던 일이 없어지니까
낮에도 훨씬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ㅎㅎ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왼쪽 턱밑 통증, 왼쪽 턱관절 통증, 왼쪽 턱 아래 통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이런 점들을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 목이나 어깨 쪽에 뻐근함이나 통증은 없으신지?
✔️ 통증이 특정 시간대에 더 심해지지는 않으신지?
✔️ 두통이나 목 뒤쪽 당김 증상도 함께 있지는 않으신지?
✔️ 스트레스를 받거나 잠을 잘못 잤을 때 더 아프지는 않으신지?
만약 이런 증상들이 함께 있으시다면
단순한 턱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는데요.
아무리 좋은 치료라도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요.
반대로 정확한 원인만 찾아낸다면
생각보다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환자분처럼 말이죠.
저 또한 10년 넘게 이 일을 하며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정말 오랫동안 고생하시다가
뒤늦게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통증의학과를 찾아오라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여러 곳에서 치료를 받아봤는데도
별다른 호전이 없으시다면
한 번쯤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안면 통증의 경우에는
원인이 정말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감별 진단을 받아보시는 걸 권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환자분처럼
뜻밖의 원인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환자분의 쾌유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비슷한 고생을 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도
하루빨리 해답을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예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