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의사칼럼>
치과에서 이를 뽑고 나왔는데도 통증이 그대로라면,
그 막막함이 어떨지 진료실에서 수없이 마주해 왔어요.
하지만 그 통증의 진짜 원인을 알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웃음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치과를 전전하고, 발치까지 감행했는데도 낫지 않아서
도대체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찾아오셨을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혹시 삼차신경통은 아닐까? 하는 그 막막함, 저도 진료실에서 수없이 목격해 왔거든요.
저는 이러한 분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려 하는
콕통증의학과 뇌신경센터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오늘은 3차신경통이라는 질환에 대해 실제 환자분의 사례를 중심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이를 뽑고 나서도 통증이 그대로였던 분의 이야기
제가 이 환자분을 처음 만났을 때, 솔직히 안타까움이 먼저였습니다.
우측 잇몸 쪽으로 찌릿하고 뻐근한 통증이 생겼는데,
치과에서는 원인을 도저히 찾지 못했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계속 치과 치료를 받으셨는데 통증은 줄어들지 않고,
결국 이를 뽑는 데까지 이르렀어요.
그런데요.
발치 이후에도 통증은 그대로였습니다.
이가 없는데도 아프다는 게 어떤 감각인지, 그 혼란스러움이 얼마나 클지 저도 잘 알아요.
환자분은 당시 정말 절망스러우셨다고 하셨고, 저도 그 표정을 잊기가 어렵네요.
처음 내원하셨을 때 증상을 꼼꼼히 청취하면서 저는 삼차신경통 가능성을 먼저 생각했어요.
삼차신경통은 얼굴 특정 부위에 발작적이고 강렬한 통증이 발생하는
신경병증성 통증 질환인데,
치아 통증과 워낙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치과에서 먼저 찾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실제로 임상에서 접하다 보면, 몇 달씩 치과 치료를 받다가
뒤늦게 신경과로 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사이 불필요한 치료나 발치가 이미 이루어진 경우가 있다는 거예요.
환자분께 당일 뇌 MRI 및 MRA 검사, 그리고 근전도 검사를 권유드렸어요.
당일 뇌 MRI 촬영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삼차신경통은 단순히 신경이 예민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뒤에 뇌혈관이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
혹은 드물게 뇌종양이나 다발성 경화증 같은 이차적인 원인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진단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이런 이차 원인들을 먼저 배제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 환자분의 경우, 다행히 혈관성 병변이나 종양,
염증 소견은 없었고 특발성 삼차신경통으로 진단되었어요.
그런데 검사를 진행하면서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게 있었어요.
잇몸 통증 외에도 두통과 목 통증이 함께 있었다는 점입니다.
목을 만져보니 경직이 상당했고,
환자분도 평소 일자목 소견을 들으신 적이 있다고 하셨어요.
이 부분이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삼차신경통과 경추, 생각보다 깊게 연결되어 있어요
많은 분들이 얼굴 통증은 얼굴 문제, 목 통증은 목 문제라고 따로 생각하시는데,
신경학적으로는 그렇게 단순하게 구분되지 않습니다.
경추 상부, 특히 1번에서 3번 경추 주변의 근육과 신경이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압박을 받으면
삼차신경 핵과 상부 경수 신경핵 사이의 연결 회로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요.
이를 삼차경추복합체(Trigeminocervical complex)라고 부르는데,
이 경로를 통해 경추 문제가 안면부 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요.
특히 일자목이나 경추 디스크가 있는 분들 중에서 삼차신경통이 더 잘 나타나거나
기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이 환자분도 이러한 신경학적 연관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서,
삼차신경통에 대한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하되 경추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기로 했어요.
출처: Caring Medical
삼차신경통의 기본 치료는 약물치료예요.
1️⃣ 항경련제 계열의 약물이 삼차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줘요.
2️⃣ 여기에 더해 경추 주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경 흥분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통합적인 접근을 함께 진행했어요.
삼차신경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증상과 관련된 신체적 요인을 함께 다루는 거죠.
치료를 진행하면서 환자분의 통증이 서서히 줄어드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물론 삼차신경통은 쉽게 단기간에 완전히 해결되는 질환이 아니에요.
재발이 잦고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 과정 중에도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증상 변화를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 이 환자분은 안정적으로 증상을 관리하고 계십니다.
치과에서 이를 뽑고도 낫지 않아 절망스러웠던 분이,
원인을 찾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면서 일상으로 돌아오셨어요.
그 과정을 함께한 의사로서, 저도 보람을 느끼는 케이스입니다.
3차신경통 증상, 이렇게 나타나요
삼차신경은 얼굴의 감각을 담당하는 뇌신경으로, 크게 세 가지 분지로 나뉩니다.
✅ 눈 주변을 담당하는 안신경(V1)
✅ 뺨과 코, 윗니를 담당하는 상악신경(V2)
✅ 아래턱과 아랫니, 잇몸을 담당하는 하악신경(V3)
이 중 어느 분지가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통증의 위치가 달라지는데,
임상에서는 V2나 V3 영역, 즉 볼과 잇몸 쪽 통증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요.
3차신경통 증상의 특징적인 양상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전기가 오는 것처럼 찌릿하거나 번개가 치듯 쏘는 통증
✔️ 짧은 시간 안에 극도로 강하게 왔다가 사라지는 양상 (발작성)
✔️ 씹거나, 말하거나, 세수하거나, 이를 닦는 등의 일상적인 자극에도 통증이 유발됨
✔️ 보통 한쪽 얼굴에 국한되어 나타남
✔️ 통증이 없는 구간(관해기)과 통증이 오는 구간(발작기)이 반복됨
이 특징들이 치아 통증과 혼동되기 쉬운 이유는,
특히 V3 영역(아래 잇몸, 아래턱)이 영향을 받을 때
치통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에요.
치과 치료 후에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거나,
치과에서 이상 소견을 찾지 못했다는 말을 들으셨다면
신경과적 평가를 받아보시는 게 맞아요.
특히 발작성으로 강하게 왔다가 사라지는 양상이라면 더더욱요.
3차신경통 원인, 왜 생기는 걸까요
삼차신경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혈관에 의한 신경 압박이에요.
뇌 안쪽에서 삼차신경이 뇌간과 만나는 지점 근처에 혈관이 지나가는데,
이 혈관이 신경을 눌러 지속적인 자극을 주면 신경이 과민해지고
발작성 통증이 나타나게 돼요.
MRI나 MRA로 이 혈관-신경 접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처럼 특별한 이차 원인 없이 혈관 압박만 있는 경우를
특발성(일차성) 삼차신경통이라고 합니다.
반면 이차성 삼차신경통은 뇌종양, 다발성 경화증, 뇌혈관 기형 등
다른 구조적 원인이 있는 경우예요.
이 경우 단순 약물치료만으로는 해결이 안 될 수 있어서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선행되어야 해요.
이런 이유로, 삼차신경통으로 의심될 때는
영상 검사를 통한 이차 원인 배제가 진단의 첫 단계가 됩니다.
나이와 성별도 관련이 있어요. 50대 이상,
특히 여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하지만 젊은 연령대에서도 드물게 나타날 수 있어요.
또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추 문제가 삼차신경통의 악화 요인이 될 수 있고,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면역 저하 상태도
통증 발작을 유발하거나 빈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답니다.
3차신경통 병원, 어디를 가야 할까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치과에서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말을 들으셨거나,
발치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게 맞아요.
삼차신경통은 신경과에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질환이에요.
뇌 MRI와 MRA를 통해 혈관-신경 압박 여부 및 이차 원인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필요해요.
✔️ 약물치료로 효과가 충분한 경우 → 약물로 장기 관리
✔️ 약물 부작용이 심하거나 효과가 부족한 경우 → 신경차단술이나 수술적 치료 검토 가능
치료 방향은 환자분의 나이, 전신 상태,
약물 반응, MRI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하게 돼요.
중요한 건, 삼차신경통이라는 진단 자체를 가능한 한 빨리 받는 거예요.
진단이 늦어질수록 불필요한 치과 치료나 발치가 반복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환자분의 고통도 그만큼 길어지거든요.
저는 진료실에서 삼차신경통 환자분들을 만날 때마다
이 병이 얼마나 잘 오해받는 질환인지를 다시 느껴요.
치통인 줄 알고 치과를 전전하다 오시는 분,
수년간 원인 모를 얼굴 통증으로 힘드셨던 분,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도 그런 분이 계실 것 같아요.
얼굴이 찌릿하게 아프고 그 원인을 아직 찾지 못하셨다면,
신경과 진료를 한 번 받아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출발점이에요.
오늘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