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이 닮았다

by 장기중

세상에서 가장 나를 닮은 사람.

나를 닮았다는 것은

나의 단점도 닮았다는 것.

그리고 그 단점을 품어줄 유일한 사람을

끊임없이 찾아 헤맬 것을 알기에

부모는 자식에게 미안하다.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되돌이표처럼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

불안이 드는 건 단지 자식의 미래 때문만은 아니다.

네 마음 깊숙한 곳에서 비집고 나와

네 스스로를 갉아먹을 그림자를

부모는 대신 안고 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나를 닮아서 그렇다고 말해주는 것 뿐.

네가 주위로부터 느리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를 닮아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네가 외로움에 사무침에도 홀로 있을 때

나를 닮아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그리고 언젠가 네가 작은 행복을 느껴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다 여기는 순간이 오면

나와 달라 고맙다고

너는 나와 달리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서 고맙다고

이렇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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