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태어나길 잘했어

by 아마따상

어제는 다름 아닌 나의 생일이었다.

어릴 때는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처럼 특별한 날은 특별히 특별하게 보내야 한다는 특별한 부담과 기대감이 있었던 것 같다. 얼마나 많은 선물과 축하를 받았는지에 따라 특별했다와 아니다가 정해지는 것처럼..

결혼 초반에는 내 생일에 남편이 미역국을 끓이느냐 미역국만 끓이느냐 잔치상을 차렸느냐 이런 것들로 나를 향한 그의 사랑의 크기를 내 맘대로 정하기도 했다.

살아보니 별로 중요한것도 아니었다.

이제는 생일도 그저 일 년 중의 하루일 뿐 특별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이 어제처럼 내일처럼 소중한 하루일 뿐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특별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일까.

어제는 그야말로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운동 다녀와서 친정에서 가져온 파김치와 육개장에 점심을 먹고 오후에 아이들과 쇼핑몰에 가서 우동과 김치오믈렛을 먹고 밤에 남편이 사 온 생크림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3월의 마지막 날 가정예배를 드렸다.

엄마 커피 마실 때 같이 먹으라고 용돈 털어 초코하임을 사 온 딸, 마찬가지로 용돈 털어서 맥락 없지만 야광유령 키링을 사 온 아들, 취향저격 꽃다발을 사 온 남편 덕분에 소소하게 행복하고 감사했던 생일이다.

그저, 무탈하게 하루를 보내고 아침에 눈을 뜰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놀라운 기적이고 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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