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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리 피디 Mar 15. 2024

서쪽 숲에 갔다

삶을 삼킨 후 떼는 시치미


《서쪽 숲에 갔다》


숲은 뭐든 당기는데

울음소리 아픈기억 나쁜습관

깊어질수록 잊히는 늪

허우적이 지배하는 잎

빨려 사라진 사람들의


어쩌면 서쪽 숲은

다 잃은 사람들의 위안처

올빼미의 검은 눈알 같은

음험한 최후변론


사라진 사람

찾는 사람

숨기는 사람

숲을 걸고 공모한다

우릴 미궁으로 데려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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