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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대디 May 13. 2022

확장, 할까 말까 할 때는 해라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18 공사현장 ② 철거 BONUS


"확장할까요? 말까요?" 인테리어 커뮤니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질문이다.   

철거 현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확장공사다. 요즘 베란다 확장 공사는 옵션이 아닌 필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세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파트를 지을 때가 아닌 이상, 아파트가 완공된 다음에 베란다를 철거하고 확장하는 것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주의다. 기존에 있던 베란다를 확장하면 공간이 넓어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단열, 누수, 결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장을 한다고 해서 100% 이런 하자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시공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고생을 할 수 있으니 자세히 알아보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거실 베란다는 확장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베란다는 빨래를 널거나 쓰레기를 놔두는 창고 같이 불필요한 공간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외부의 차가운 온도와 내부의 따뜻한 온도가 바로 만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면 뜨거운 여름에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일회용 컵에 담아두면 컵 외부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볼 수 있다. 차가운 음료와 따뜻한 외부의 온도가 만나면서 대기에 있던 수증기가 컵 표면에 맺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급격한 온도의 차이는 결로현상을 발생시킨다. 특히 겨울철에 외부 온도와 내부 온도가 차이가 많이 나면 주택에 결로가 발생하기 쉽고, 이 결로 때문에 곰팡이가 생기게 된다.     


그런데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보온병에 넣게 되면 보온, 보냉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에 물방울도 맺히지 않는다. 이건 보온병 내부에 공기층이 있기 때문인데 공기 층이 내부와 외부의 온도가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도록 완충작용을 한다. 베란다가 딱 이런 기능을 한다. 이 공간이 훌륭한 단열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내부를 더욱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장점을 가진 베란다를 확장하게 되면 외부와 내부가 바로 맞닿게 되기 때문에 춥기도 춥고,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더 단열작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베란다를 확장해야 한다면 단열 기준에 맞게 단열재를 시공해 외부의 차가운 기온이 상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 확장하는 부분의 전면, 측면, 천장, 바닥 부분의 단열작업을 모두 해줘야 하는데 만약 이곳 중에 어느 곳이라도 취약한 곳이 생긴다면 차가운 공기가 그곳으로 집중되게 되고, 이렇게 되면 다른 곳에 단열을 잘했다 하더라도 헛수고가 돼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확장 공간은 천장까지 확실하게 단열작업을 해야 한다



단열재 붙일 때는 두꺼운 단열재 한 겹으로 붙이기보다 두 개을 겹쳐서 시공하는 것이 더 좋다. 일반적으로 단열재와 단열재가 만나는 부분은 우레탄 폼으로 틈새를 메우게 되는데 아무리 우레탄 폼을 잘 쏜다고 하더라도 살다 보면 틈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열재 두 겹으로 시공해 연결 부분이 교차할 수 있도록 시공하게 되면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은 열교환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반드시 단열재를 교차 시공해야 한다.   


확장공사 단열작업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확장하는 곳의 바닥 쪽 마감이다. 다른 곳에는 단열재를 붙이고 단열이 잘되는 좋은 창호로 교체하면 해결되지만 바닥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난방으로 제거해줘야 하기 때문에 보일러 배관을 연결해줘야만 한다. 앞서 말했지만 보일러 배관은 보일러와 각 방마다 배관이 1:1로 맞물려 있어야 하는데 이걸 중간에 끊어서 연결하게 되면 난방 효율이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연결한 부위에서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작은 방의 베란다는 확장했다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확장 공사를 진행한 곳이 작은 방이다. 이 방에는 너비  60cm 정도 되는 베란다가 있었는데, 확장 시 그 공간의 바닥 마감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 확장을 하게 되면 바닥에 난방은 해야 하고 일반적으로는 보일러 엑셀 파이프를 연장하는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혹시 모를 누수나 단열 문제가 걱정되어 구축 아파트의 보일러 엑셀 파이프를 건드리기가 싫었다. 결론적으로는 보일러 배관은 건드리지 않고 전기 필름난방을 설치함으로써 이 부분을 해결했다.


확장한 바닥에 전기 필름 난방을 설치하는 것이 생소해 보일 수 있다. 나도 아무것도 모르는 처음에는 바닥 난방을 아예 하지 않거나 아니면 단열재만 시공하려고 했었다. 그래도 답이 나오지 않아 '한국패시브건축협회'라는 곳에 문의를 해본 적이 있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는 건축, 단열에 관련된 전문가 커뮤니티로, 주택 난방 에너지 등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내가 확장공사 관련 질문했던 게시글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내가 올린 질문에 대한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답변은, 에너지 효율을 위해서는 최대한 확장은 하지 않는 것이 좋고 확장했을 때 엑셀 파이프를 연장하게 되면 난방을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답변이었다. 그래도 엑셀파이프를 연장해야 한다면 정확하게 직각으로 절단하고, 이 부분은 인테리어 하는 사람에게 문서로 확인까지 받아 두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받았다. 그리고 리스크가 있는 엑셀 파이프 연장 말고 전기 필름난방을 설치하는 것도 추천받았다.



확장한 공간에 단열작업을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있었던 문제가 해결되니 한결 가벼워졌다.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전문가들도 확장하는 부분에 엑셀 파이프를 잘못 절단하고 연결하면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보일러 엑셀 파이프 연장은 아예 배제시켰다. 철거 업체에게 이 부분을 미리 전달드렸고, 작은 방 확장 공간의 바닥을 철거하고 단열재인 아이소핑크 30mm를 깔고, 그 위에 마감 두께에 맞춰 몰탈 미장을 시공했다.


 

전기 필름 난방 설치 전 



물론 전기 필름 난방 설치도 장단점이 있다. 보일러 배관 연장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누수 리스크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기 필름이 시공된 부분에는 강마루를 설치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강마루와 강화마루의 시공방법이 다르기 때문인데 강마루는 콘크리트 바닥에 본드를 발라서 바닥과 마루가 밀착되게 시공하는 반면 강화마루는 콘크리트 바닥에 부직포를 깔고 강화마루를 장판처럼 띄워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기 필름 난방은 콘크리트 바닥에 얇은 단열재를 깔고 그 위에 전기 필름 난방을 설치하기 때문에 본드를 바른다고 해도 전기 필름과 바닥 콘크리트 부분은 띄워져 있기 때문에 강마루 시공은 할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전기 필름 난방을 시공한 확장 부분에는 강화마루를 설치했다. 한 공간에 강마루와 강화마루를 같이 설치한 상황이라 두 자재 만나는 부분에는 몰딩이 불가피하다. 서재 공간이기 때문에 책상이나 소파로 가릴 요량으로 강화마루 시공 후 몰딩을 설치했는데 솔직히 디자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도가 떨어진다.  



강화마루와 강마루가 만나는 부분에는 몰딩이 있다



하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합격이라고 생각한다. 겨울철에  번씩 바닥에 있는 전기 필름 난방을 돌려주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결로를 막아주기 때문에 누수 이슈 없이 마음 편하게 생활할  있다. 인테리어가  끝나고 생각이 났지만 전기 필름을 설치하는 부분에 침대 프레임이나 평상, 책꽂이 등으로 목공 작업을 한다면  인테리어 완성도가 높아졌을  같다. 강화마루를  필요도 없고, 보기 싫은 몰딩도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소파와 러그로 몰딩을 가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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