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20 목공 ④ 침실, 욕실
◇ 공사 기간: 1일(전체 목공 기간 5일)
◇ 작업 내용:
- 드레스룸 가벽 및 침대 헤드 제작
- 침실 창틀 축소로 인한 가벽 제작
- 욕실 LED 바 월 워셔 목작업
◇ 특이 사항:
- 침실 방문 여닫을 때 간섭 여부 확인
- 드레스룸 가벽 사이 통로 간격 확보
패션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도 유행을 탄다. 요즘 신축 아파트는 거실에 TV 대신 식탁을 놓고 식사와 모임을 동시에 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서인지 거실과 주방 같은 공용 공간이 안방 같은 사적인 공간에 비해 면적이 크게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우리 집의 경우 지어 진지 28년 된 구축 아파트라 거실보다 방의 면적이 월등히 크다. 그중에서 가장 큰 침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가벽을 세우고 드레스룸을 만들기로 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 퀸 사이즈 침대 두 개를 나란히 붙여 패밀리침대를 만들었는데, 그래도 침실 내부 여유가 많이 남았다. 그래서 침실 안쪽의 붙박이 장과 침대 사이에 가벽을 세워 공간 분리를 함으로써 드레스룸을 연출했다. 침실은 잠만 자는 곳으로 TV도 없기 때문에 드레스룸 한편에 화장대를 두어도 공간이 충분했다. 침대와 침대를 나란히 붙였는데 퀸 사이즈 침대 두 개가 들어가다 보니 방문을 열었을 때 아슬아슬하게 걸리지 않는 정도로 타이트하게 설치하게 되었지만 사전에 공간을 계산해 두어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은 없다. 가벽으로 인한 공간 분리로 붙박이장과 화장대가 가려지니 침실이 더욱 깔끔하고 아늑해졌다. 가벽을 세우면 공간이 줄어들어 답답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밝은 화이트 톤의 벽지와 침대 헤드에서 나오는 간접 조명으로 이 부분을 해소해 주었다.
침실에 가벽을 세워 드레스룸과 공간 분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붙박이장과 가벽 사이의 공간의 폭이다. 편하게 드레스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80cm 이상의 폭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좁은 통로가 답답해 붙박이장을 사용할 때마다 불편하다 느낄 수 있다. 실측 도면을 그릴 때 사이즈가 고정인 침대와 붙박이 장을 먼저 배치한 다음, 가벽의 두께(약 20cm), 침대 헤드(10cm) 등을 추가하면서 가벽과 붙박이 장 사이의 폭을 최소 80cm 이상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과정에서 침대 발 밑의 폭이 30cm 정도로 좁아졌지만 덕분에 붙박이 장 사이의 폭은 90cm 정도로 여유롭게 확보할 수 있었다. 붙박이 장에서 옷을 꺼낼 때나 수납할 때 조금 더 쾌적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침대 발 밑의 폭 정도는 좁아져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붙박이장 설치 시 주의할 점
붙박이장을 설치할 때 뒷 벽에 바짝 붙여서 설치하면 안 된다. 붙박이장 뒷면을 벽에 바짝 붙이면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붙박이장과 벽 사이를 조금 띄워서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설치하면 되는데, 나는 공기가 더 잘 순환되도록 하기 위해 붙박이장의 천정마감도 하지 않았다.
붙박이장 설치 시에는 벽에서 최소 5cm 정도 띄워주고, 붙박이장 상단의 천정 마감을 하지 않으면 문을 열고 닫을 때 발생하는 바람이 벽과 천장으로 통하게 되면서 효과적으로 결로를 막아 줄 수 있다. 붙박이장 문 안쪽에 작은 숨구멍이 뚫려 있지만 우리 집의 경우엔 어차피 침실 가벽 때문에 붙박이장 상단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붙박이장 상단의 마감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가벽이 없어 붙박이장이 바로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깔끔한 디자인을 위해 상단 마감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도 벽 뒷면은 반드시 띄워서 시공을 해야 결로와 곰팡이를 예방할 수 있다.
우리 집 드레스룸 가벽의 꽃은 바로 아치형 출입구다. 인테리어 할 때 아내가 가장 원했던 포인트가 아치 가벽이었는데 레퍼런스를 찾아보니 예쁜 아치도 많지만 실패한 사례도 참 많았다. 아치의 높이와 비율 그리고 그 곡선과 직선이 만나는 그 경계가 하나라도 삐끗하면 이상한 모양이 나오는 것이다. 목수에게 최대한 많은 레퍼런스를 보여드리고, 예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목수 분의 실력이 좋아서 아치가 만족스럽게 나왔다.
우리 가족은 다섯 살짜리 아들과 우리 부부가 한 방에서 잠을 잔다. 이전 집에는 우리 부부 침대(퀸 사이즈)와 아이 침대(싱글 사이즈)를 붙여서 지냈는데, 인테리어를 하는 김에 퀸 사이즈 침대 두 개를 붙여서 나중에 둘째가 태어나더라도 여유롭게 잘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신혼 때부터 쓰던 퀸사이즈의 기존 침대 헤드를 과감하게 떼어내고 침대 헤드는 목공으로 제작했다.
침대 헤드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드레스룸 가벽을 세울 때 목작업으로 자재를 잘라 침대 헤드를 만들면 되는데 여기에 간접 조명과 템바보드로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간접 조명을 넣을 계획이라면 목공과 전기 작업을 할 때 미리 가벽 속에 전선을 빼놓는 것이 중요하다. 전기작업 시 전선을 미리 빼놓아 주면 그 전선을 벽체 안에 넣고 설치하는 것이다. 물론 벽체를 다 세우고 난 뒤 전선을 넣을 수도 있지만 불필요하게 타공을 해야 되는 불상사가 생기니 전기 계획은 미리 다 세워두고 전기와 목공 사장님께 전달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침대 헤드가 만들어지고 나면 그 위에 템바 보드를 붙이면 되는데, 템바 보드는 직각, 반달, 세모 같은 모양의 목재 위에 시트지를 붙인 제품으로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인테리어 자재 중 하나다. 예전에는 목공으로 일일이 나무를 자르고 시트 작업을 해야 만들 수 있는 결과물이었지만, 최근에는 기성품으로 된 템바보드가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나오고 있어서 편하게 목공 마감 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셀프 작업도 가능해 인기를 얻고 있다.
템바 보드는 거의 주문 제작이라고 보면 된다. 사이즈별로 주문이 가능한데 최장 길이 2400mm로 정해져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최근에는 템바 보드를 이용해서 직접 시공하는 분들도 있는데 전문가가 아니라면 생각보다 쉽진 않다. 때문에 이미 목공 작업이 예정돼있는 상태라면 목공 작업 시 함께 작업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템바 보드를 주문하면 롤처럼 말려서 오는데 크기도 굉장히 크고 무겁다. 바로 사용할 수 없고 원하는 크기대로 재단해야 하는 일이 생기게 되는데, 일반 톱으로 재단을 하는 것보다 재단 시 시트지가 밀리지 않도록 별도의 장비로 정확하게 재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럴 땐 자재를 주문한 목공소에 미리 재단을 요청하거나, 온라인에서 주문을 한다면 추가 비용을 내고 미리 재단을 하는 것이 좋다. 내 경우엔 목공 작업이 진행 중일 때 템바보드를 미리 받아놓고 현장에 있는 장비들로 재단해 가면서 부착했다.
원래 침실 창은 굉장히 와이드 한 반창이었는데 침실과 드레스룸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가벽을 세우기로 한 위치가 애매하게 창문이 있는 곳과 겹쳐 창틀을 축소시켰다. 침실 가벽을 창문이 있는 위치에 설치하면 모양도 이상하고 고정도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문을 전부 철거하고 가벽이 설치되는 곳까지 창문 가로 사이즈를 줄이는 작업을 했다. 창문 축소로 줄어든 빈 공간은 목공을 할 때 벽체를 만들어 줬다. 당연히 단열재를 쓰고 벽체와 창호 사이에는 우레탄 폼을 충분히 쏴주어 외부의 찬 공기가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신경을 썼다. 우레탄 폼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16 공사현장 ① 창호 Bonus "우레탄폼 시공"편 https://brunch.co.kr/@kongdaddy/18) 우레탄폼을 많이 쓰면 자재값이 더 나갈 수는 있지만 자재값을 미리 충분히 쓰는 것이 나중에 찬 공기가 세어 들어오거나 결로로 인해 곰팡이 피는 것보다는 낫다.
욕실 조명이라고 하면 천정과 상부장 하단의 간접 조명 정도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샤워 부스 쪽 벽면에 간접조명을 설치해 주면 한층 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가능하다. 꼭 벽면 간접조명을 설치해보고 싶어 수소문해 봤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시공하는 방법을 알기 힘들었다. 그러다 처음 단서를 찾은 곳이 인테리어쇼라는 유튜브 채널이었다.(셀프 인테리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보길 추천한다.)
화장실을 넓어 보이게 하는 꿀팁 3가지(https://youtu.be/tdIx4ojZwc8)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는데, 여기에서 이노솔이라는 천장 마감재를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LED 바 월워셔라는 마감재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노솔이라는 마감재 자체가 천 소재라 습기나 곰팡이에 다소 취약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SMC 플라스틱 마감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때부터 SMC 천정에 LED 바 월워셔를 사용한 집을 찾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레퍼런스 찾기가 정말 힘들었다. 네이버 셀프 인테리어카페에서 글 하나를 어렵게 찾아서 작업자분들에게 보여 드리고 손 스케치를 하면서 작업을 계획했다. 욕실 작업하시는 분과 이야기해 보니 먼저 목공 작업 시 방수 LED 바를 설치할 수 있도록 틀을 만든 후에 SMC 천정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욕실 작업자와 목수, 몇 차례를 중간에서 오고 가며 작업을 했는데 중간중간 멘붕이 온 적도 몇 번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SMC 천정과 조명까지 설치하니 굉장히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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