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오사카에서의 시선들

by 공삼

불편한 한일 관계에 놓인 이 시점에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올해 2월에 예약해 두었던 여행이라서 많이도 망설였다. 사실 나보다는 아내가 더 심란했을 거라 본다.

그러나 이래 저래 시간이 흐르고 추석을 지내고 난 뒤, 우리를 일본 오사카로 향했다.


사람 사는 곳인데 설마 큰 일이라도 있겠어?
너무 늦은 밤 시간에 돌아다니지 않으면 괜찮을 거야

라며 우리는 계획대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첫날 텅텅 빈 비행기를 타고 간사이 공항에 도착했다. 손님이 없어서인지 중간 자리는 비워두고 앞 뒤만 손님을 채운체 운항 중이었다. 그것도 일요일인데도 말이다.

간사이 공항에서 라피트를 타고 오사카 난바 시티에 도착했고 우리는 바로 인근 오사카 성으로 향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지하철로 인해 적잖이 헷갈렸지만 지하철 선마다 정해진 색깔과 숫자를 따라가며 오사카성에 도착했고, 공원 근처에 있는 라멘집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지하철로 인해 적잖이 헷갈렸지만 지하철 선마다 정해진 색깔과 숫자를 따라가며 오사카성에 도착했고, 공원 근처에 있는 라멘집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라멘 맛은 부산의 라멘집과 맛은 비슷했고, 오히려 돼지고기 향이 더 진하게 우러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메뉴들이 있다는 점이고 우리나라에서 파는 음식보다 전반적으로 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아침을 거르고 출발했던 터라 맛있게 먹었다. 한 가지 불편했던 점은 식당 안에 담배 냄새가 났다는 점인데 직원이 어딜 들어가는데 거기서 담배를 한 대씩 피고 나오는 듯싶었다. 우리나라였으면 금방이라도 지적사항이 되었을 텐데, 이곳 일본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라멘집에 내 딸아이 또래의 아이도 있었는데 의외로 담배 냄새를 신경 쓰지 않았다.

식당에서 담배 냄새가 나서 조금 불편했지만,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라멘을 흡입하다시피 먹고 우리는 길 건너 공원으로 향했다.

마침 일요일이라 그런지 오사카성 공원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사람들, 길가에 주저앉아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 한국과 유사했다

우리는 오사카성까지 이동하는 서틀을 이용해서 움직였고 덕분에 더운 날에 좀 더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왕복으로 발권받아서 움직였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의외로 입구에서 오사카성까지 거리가 꽤나 멀었다. 셔틀을 타고 공원을 구경하는 사이에 어느새 성 입구에 도착을 했고, 우리는 잠시 쉬웠다가 성을 둘러보고, 다시 내려와서 성 주위를 돌아다니는 놀이배를 타고 잠시 쉬워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늦은 여름 끝자락의 더운 오사카성 투어를 마치고 바로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는 관람차가 있는 곳으로 지하철을 타고 움직였다.

처음엔 지하철 숫자로 익숙했던 우리는 색과 이름으로 정해진 지하철 노선이 어색했는데, 금세 익숙해졌다.

관람차를 타기 위해서 약 40분 정도의 시간을 기다렸고, 약 15분 정도 관람차를 타고 내려왔다. 기다리는 관광객은 주로 중국인이 많았다. 어렸을 때 한 번쯤 타본 관람차였는데 어른이 되어 가족과 함께 타보니 이 또한 색달랐다. 저녁시간이 되어 우리는 숙소로 향했고, 첫날 저녁은 밖에서 먹기보다는 편의점에서 즉석라면과 김밥을 사서 숙소에서 해결했다.

첫날 방문은 이처럼 정신없이 지나갔다. 지하철로 움직여서 사실상 도시를 볼 시간은 거의 없었다. 첫날엔 주로 유원지를 방문해서 관광을 했기 때문에 한일 간의 불편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마치 일본어로 되어 있는 서울을 방문한 느낌이랄까? 어쩌면 이동하는 데 신경을 써서 일본인들의 시선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 본다. 게다가 일본인 현지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길을 모를 때 물어보았던 지하철 내 안내원과 라멘집 직원, 커피집 직원, 유원지 직원, 편의점 직원, 그리고 호텔 직원이 다였다. 나의 걱정은 단지 노파심이었을까?


다음 날, 딸아이에게 작년부터 약속했던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유니버설 시티) 역에서 바로 나오니 바로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이어졌다. 가는 동안 각종 상점들이 즐비해 있었고, 지하철에서 입구까지 전부가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위한 통로였다. 정말 유니버설 시티였다. 마을 전체가 브랜드화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있는 동안에는 어제와 같이 한일 간의 불편한 점은 그리 느끼지 못했다. 그도 당연한 것이 이곳은 여러 인종들이 함께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전혀 차별이나 불편한 점은 없었다. 특히나 놀러 왔는데 굳이 얼굴 붉혀가며 시비를 거는 사람은 없었으리라 본다. 오히려 아이가 있으니 서로 배려해 주는 모습에 친절함을 느꼈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나도 아이가 되어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숙소로 향했다.



이제 좀 긴장이 풀어진 것일까?

JR전철을 나고, 다시 시내로 이어지는 지하철을 타고 오는 동안 낯선 시선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특히 질문이 많은 딸아이가 말을 할 때면 고스란히 일본인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옆에 앉은 나이 든 할머니는 한국말을 하는 순간 약간 흠칫 놀라 했었고, 대각선으로 있던 다른 일본인들도 우리 가족을 아랑곳하지 않고 물끄러미 쳐다봤다. 지하철 창과 주변시를 통해 얼핏 알 수 있었는데, 내가 천천히 돌아보면 눈을 회피할 정도였다. 어떤 젊은 사람은 내 딸아이를 계속해서 쳐다보기도 하고, 사무직으로 보이는 나이가 든 신사도 몸은 틀었어도 시선은 우리 쪽에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자리에 앉아 있으면 양쪽 자리가 비어 있음에도 그냥 비우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우리 옆에 앉은 사람은 중국인이나 이외 외국인들이 전부였다.

지하철을 타고 숙소 근처 역에 도착하는 동안 어제와 방금 전과 달리, 우리는 조심스럽게 쳐다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내가 내가 덩치가 커서 그럴 수 있다고는 했지만, 나와 비슷한 중국인이나 다른 외국인을 보는 시선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고, 내 입장에서는 그 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야 내 아내도 말했지만, 분명 다른 시선이었다고 말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 도톤보리라는 곳에 갔다.

기나긴 지하철 상가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니 도톤보리로 이어지는 출구로 나왔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의외로 적었다. 아마도 한일관계 문제로 많이 줄었다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래도 도톤보리 배를 타는 동안 가이드해 주시는 노년의 여성분이 친절하게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안내해 주셨고, 그렇게 크게 반감이 들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었다. 관광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로 인근 유명하다는 오코노미 야기 집을 찾았다. 식사를 하는 동안 이곳 상점 주인과 종업원은 매우 친절했다. 하지만 오히려 대각선에 앉아 있던 노신사분이 우리 쪽을 힐끗 쳐다보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를 직접 상대하는 상점의 직원이나 사장들에게는 그런 어색한 시선을 느낄 수는 없지만, 오히려 스쳐 지나는 사람들로부터 어색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서비스업을 통해서 돈을 버는 사람에게는 한국인이 아니라 관광객일 뿐이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한국인이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한국인(우리)을 바라보는 시선이 나이와 성별 그리고 직종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우선 식당이나 호텔, 그리고 관광지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한일 문제보다 당장에 수익이 더 중요했다. 속으로 싫어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들에게 수익을 창출해 주는 관광객인 만큼 매우 친절했고 딱히 불편한 시선은 전혀 없었다. 반면, 이에 해당하는 않은 사람들이 한국인에 대한 시선이 달랐다.

한국인이라는 것에 매우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낸 많은 사람들은 중년과 남성 노인분들, 그리고 젊은 남성들이었다. 다음은 주부로 보이는 여성들인데, 자기들끼리 대화를 하다가 우리가 한국말로 대화를 하면 갑작스럽게 조용해지고 가끔씩 우리 쪽을 바라봤다. 그리고 내가 눈을 마주치기라도 하면 흠칫 놀라며 아닌 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았던 때는 오히려 신경을 그리 많이 쓰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보여준 일본인들의 시선은 매우 큰 변화일 것이다. 중국인이나 다른 외국인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다니면 그러려니 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아무렇지 않게 여기며 지나치는데, 유독 한국인에게는 달랐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국가 간 긴장 상태가 그 국민에게 전가되는 현상을 지켜보면서 다소 일본과 멀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장 가까운 나라이지 먼 나라... 일본이라는 사실, 일본은 우리나라가 그러할 것이다.



그래도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모습은 허름한 우동집에서의 친절한 사장님이다.

별것 아니었지만, 어설픈 한국어로 안내하고 반겼던 분인데... 우리같은 여행객은 이런 현지인을 바라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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