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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Aug 21. 2019

남성 전업주부에 대한 소고

                                                  

1. 남성 전업주부에 대해서



남성이 전업주부를 하는 수가 점점 늘고 있는 중이다.
2018년 기준 약 17만 명이 넘은 상태라고 한다.
이 정도 수치라면 보통은 남성이 주부 일을 하는 것도 그리 흠이 되지 않을 수치라고 본다.
한편으로는 남성이 주부를 한다는 것이 "그럴 수 있다" 또는 "당연하다"라고 보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점점 더 사회적 문제로 변질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럴 수 있다 와 당연하다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남성 자신이 전업주부를 하고 있는 것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주위의 시선도 그리 날카롭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성 전업주부가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 미리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일 것이다.

여성이 전업주부로 주를 이루던 시대에는 사회적 환경에 따라 당연히 여성이 집안을 돌보는 일을 했었고, 그 일을 통해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왔었다. 심지어 초중고 교육에서도 그 차이를 극명하게 나눠서 남녀를 구분 지어 교육을 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몸으로 움직이는 일보다 머리를 쓰는 일이 많아진 현대로 넘어오면서 여성의 교육정도와 사회진출이 비례하면서 더 이상 집에 있을 필요가 없어졌으며, 여성은 남성과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사회로 나가서 자신의 정체성을 사회에서 찾는 것이 더 이익이 되는 세상에 서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보면 여성의 사회 진출은 다소 문제로 다루긴 했지만 매우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시 말해서, 조직 내에서 이런저런 문제가 많았어도 여성의 사회진출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그에 대한 수긍도 빨랐던 것이다.
80년대만 해도 주로 남성들이 회사를 나가고 여성들은 회사에서도 허드렛일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나마 여성들이 가장 대우받았던 직업군은 "선생님"이었다. 게다가 여성 사장은 보기 드문 시대였다.
그러다 IMF 이후로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전보다 많이 빨라졌으며 현재는 당연한 모습으로 변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지지부진하게 다른 사회적 변화보다 더디게 변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가정주부의 삶일 것이다.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직도 집안일은 여성이 해야 하며,,, 여성이 밖에서 일을 하더라도 집에 와서는 여성이 일을 해야 한다는 시각들이 즐비하다. 게다가 남자가 전업주부 생활을 한다고 하면 여러 핀잔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얼마나 못났으면"이다. 뭐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아마도 잘 났더라면 전업주부 할 필요 없이 밖에서 일하면서 가정주부를 고용해서 집안일 맡겼을지도...



2. 전업주부에 대한 다양한 시선들

겉과 속이 다른 시선들

전업주부에 대한 시선은 참으로 다양하다. 이 글에서는 여성과 남성 둘로 나눠서 보고자 한다.

[여성들의 시선]
우선 봐야 할 것은 여성들의 시선이다.
먼저 부러워하는 시선들이 있다.
내 남편도 저런 면이 있었으면 하고, 그런데 여기서 잘 생각해야 할 것은 그렇게 바라보는 여성들의 이해는 남성이 전업주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뒤로 두고 남자가 집안일을 하고 있다는 측면에 국한되어 본다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만일 당신 남편이 전업주부,, 말 그대로 집안일만 하고 산다면 어떻겠습니까?라고.. 그러면 그제야 "안돼요"라고 말을 한다. 단지 집안일을 하는 남성의 모습이 부럽다는 것이지 남자가 돈을 벌지 않고 집안일만 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많은 여성들이 경제력 있는 남성 주부를 더 선호하는 것이라 본다. 요즘 인기 프로에서 나오는 차승원 분과 백종원 분과 같은 남성들이 아닐까?

다음은 불쾌한 시선이다.
여성들의 고유 영역에 남성이 침범이라도 한 듯이 쳐다보는 경우가 많다. 다소 자의적인 느낌이겠지만, 실제로 유치원이나 시장, 낮 시간에 아이와 병원에만 가도 이상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아이 아빠가 쉬는 날인가 보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번 보게 되면,, 저 남자 뭐야? 가정주부인가? 무직자?라는 생각과 함께 불쾌한 시선을 가지기 시작한다. 마치 루저인 양 본다. 그래서 사적인 생각이지만 루저로 인정받기 싫으면 옷이라도 외출복으로 잘 입고 다녀야 한다. 그런 시선이 상관없다면 트레이닝 복장이라도 상관없겠지만,,, 그런데 딸아이를 키우면 딸이 잔소리한다.
특히 유치원에 아이를 등 하원 시킬 때 보호자들끼리 서로 인사만 할 뿐이지 정보를 소통한다거나 대화를 할 수 없다. 뭔가를 물어보아도 협조적인 여성을 제외하고 그렇지 않은 여성들이 더 많은 편이다. 가끔은 벌레 쳐다보듯 하는 여성들도 있다. 그리고 뒤돌아하는 말은 "저 남자 얼마나 못났으면 집에 있는 거야? 아이 엄마가 돈 벌어다 준다고 힘들겠다.. 불쌍하네"라고... 오직 남성이 전업주부를 하는 것이 남자의 무능력이라고 바라보는 여성들이다.

마지막으로 경계와 경쟁의 시선이다.
"남녀상열지사"의 뜻이 확고한 여성의 경우, 한 공간에 있어서 멀리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다. 참관 교육차 유치원에 방문했는데, 옆에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을 불편해하는 여성들이 있다.  이때는 남성이 먼저 알아차리고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리고 별것 아닌 일인데 의외로 상대를 의식해서 경쟁적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을 지켜볼 수 있다. 남성 주부가 요리를 잘한다거나 살림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의외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폄하하거나 친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남성들의 시선]
먼저, 그럴 수 있지 하며 무시하는 시선이다.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은 상대를 인정해야만 자신이 돋보이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남성들에게서 보이는 흔한 모습이다. 대인으로 보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리고 뒤돌아서는 철저히 무시를 한다. 얼마나 못났으면 ~~~ 이라고.. 이런 사람들은 다음번 자리에 부르지 않거나 또는 회피하려 한다.

다음은 짜증의 시선이다.
실제 요즘 매스미디어에서 집안일을 돕는 남성들이 많이 소개되는 데 이 때문에 집안에서 적잖이 다툰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가 전업주부라고 하면 막연하게 달갑지 않아 하는 경향이 있다.
"너 같은 인간들 때문에 남성들이 힘이 없어지는 거야"라는 듯한 시선...
거의 대화를 하지 않지만, 모임을 할 때 경멸과 짜증의 눈빛으로 쳐다보는 경우가 흔하다.

이어서 무지 불쌍하게 바라보는 시선이다.
얼마나 힘들겠냐며 위로하는 사람들도 있다. 남자는 밖에서 자유롭게 일을 해야 하는 데 집에 처박혀서 자유를 박탈당하고 정말 힘들겠다는 시선...

마지막으로 유사한 전업주부를 만나면 그 속에서도 안쓰러운 시선이 오간다.
'고생이 많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남자가 전업주부를 선택하기란 정말 힘들었을 텐데, 내가 해봐서 잘 아는데, 정말 고생이 많다'는 측은한 시선을 말한다.

그나마 기분 좋은 만남도 있을 것이다. 아직 내 주위에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서로가 전업주부가 됨을 힘겹게 생각하지 않고 직장에서 마치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서 회의를 하듯이 의욕이 넘치는 그런 만남이 있을 것이다. 아직 내게는 그런 만남이 없는 걸 보면 아마도 남자가 전업주부 한다는 것이 그리 흔하지 않은 일인 듯싶다. 아니면 있더라도 쉽게 내비치지 않거나...


지금까지 여성과 남성의 시선에 대해 일부만 언급했는데, 이것 말고도 본가의 부모님, 처가의 부모님, 친척들.... 여러 다양한 시선들이 존재한다.

남자가 전업주부를 한다고 하면 대부분 긍정적인 시선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다. 170만 명 이상의 전업주부가 살고 있는 21세기를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매우 긍정적인 시선은 전업주부를 응원해 주는 내 아내와 아직 잘 모르는 어린 자식뿐일 것이다. 아이는 아빠랑 노는 게 재밌으니까...  이외에는 "이해는 하지만 글쎄"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3. 전업주부에 대한 재조명


제대로 된 전업주부에 대한 시선이 필요하다.
문제는 남자가 전업주부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한 남성 전업주부가 있다면 그 주위의 사람들의 반응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만들어 놓는다. 지금의 남자는 어머니 밑에서 소중하게 살아왔던 남자들이다. 그런 남자들이 크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어머니의 케어를 받으며 자랐을 텐데, 적어도 결혼 전까지는 가정주부로 살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남성들이 가정주부를 하는 데는 큰 용기와 변화에 대한 수긍이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살다 보면 필요에 따라 누군가는 집안일을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특히 아이가 생긴다면 말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그 어떠한 일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무엇보다 시간적으로 봐도 경우에 따라 20년, 30년, 40년을 돌봐야 하는 것이 자식을 키우는 일이다.
만일 낳기만 하고 누군가가 또는 사람 아닌 기계가 키운다면 그 아이의 인성은 부모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정을 구성하고 아이를 가지고 키우는 것은 종속 보의 법칙에 기저를 둔다지만 그래도 살면서 나의 핏줄을 통해서 스스로를 증명하려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서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낳고 기르는 동안 부모의 철학과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부모 중에  누군가는 아이가 어느 정도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할 때까지는 돌봐야만 한다. 철학과 교육은 시간적 비용이 가장 많이 며, 동시에 철학과 교육을 통해 배우는 것을 바로 증명하는 데 있어서 가족 중에 주 양육자가 함께함이 매우 중요하다.
가정을 구성하고 아이를 육아해야 한다면, 그리고 그 아이를 누구에게 맡길 수 없다면 부부 중에 한 명은 아이를 돌보는 것이 당연하다.
여성이 주 양육자가 되는 것이 좋겠지만 사정에 따라 남성이 주 양육자가 될 수 있는 법이다. 즉, 가정을 지키는 데 남녀가  따로 있을까?  

내가 어렸을 때 가장 많이 듣던 이야기가 있다.
남편이 집에 돌아와 아이가 성적을 못 받아오면 아내에게 핀잔과 꾸중을 던진다.
"당신은 집에서 뭘 했길래 아이가 저 모양이오?"라는 말들...
이 말은 사회 일이 더 힘들고 집안일이 쉬운 일이라는 것을 밑바탕에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틀린 말이다. 주부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사회생활 못지않게 어렵고 힘든 일이다.

(정말 열심히 일을 하고 틀림없이 사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모든 직장 일이 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직장은 8시간 근무가 기본이라 볼 때 이외에는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식도, 접대도 일이라고 말한다. 물론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

하지만 그런 회식이나 접대가 주 업무가 아닌 직장을 다니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일 회식과 접대가 싫다면 과연 참석했을까? 회식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는 상사와 동료를 폄하하고 자기는 정말 가기 싫었는데 갈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를 말한다. 내 생각으로는 아무리 상사가 싫고 동료가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회식에 갔다는 것은 네 가지 이유일 것 같다. 첫째, 내가 없는 자리에 내 흉이 돌까 봐, 둘째, 빠지면 불이익이 있을까 봐, 셋째, 정말 강요에 의해서, 마지막,  음주 가무로 조금이나마 일탈하고 싶으니까, 게다가 복합적이지만 위의 네 가지 이유가 다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정말 술을 먹기 싫고 노는 것이 싫다면 충분히 절제할 수 있는 것이다. 고주망태가 되어 집에 돌아오는 남편들의 모습을 볼 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조금이나마 술에 의지해서 일상의 틀에서 조금이나마 일탈하고 싶은 심리가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도 그렇게 고주망태가 되어 집에 들어간 적이 많다. 그래서 좀 더 솔직하게 언급할 수 있다.
남자뿐만 아니라 요즘은 사회생활을 왕성히 하는  여성들에게서도 이런 현상을 자주 지켜볼 수 있다. 내가 대학교에 있을 때 여직원분들이 많았다. 집에 일찍 들어가는 게 싫어서 회사 동료들과 약속을 잡아 회식하고 술집이나 카페 등과 같은 곳에 시간을 보내고자 집에는 직장 회식이라며 거짓 전화를 하는 것을 여러 번 봤었다.

약간 부정적인 이야기를 더하자면,  8시간 근무시간에도 자신만을 위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초과근무 시간은 당연히 초과 근무 수당을 받기 위해 남아 있는 것이며, 그 시간에 오락을 하거나 재밌는 사진이나 이야기, 그리고 동영상을 보거나 자신의 기쁨을 위한 행동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그렇게 힘이 든다는 사회생활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밥 먹고, 씻고, TV 보고, 술 한 잔 하고 쉬는 일을 이어간다.

반면, 주부는 아침에서 저녁, 밤까지,,, 잠자는 시간만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집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전업주부도 집에서 잠을 자고 놀고 그런다. 하지만 지속적이며 반복적으로 집안일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적어도 사회생활하는 사람들 못지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특히 아이를 육아하는 주부의 경우는 더 피곤한 법이다.
개인적으로 대학교에서 계약 교수까지 일을 하고 계약기간이 다 되어 실직자로 살면서 전업주부 생활을 하고 있는 나의 경우 오히려 밖에서 일했던 것이 더 재밌는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일이 아무리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외부의 대인관계를 통해서 풀 수 있었 돌아올 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즐비하게 늘여 놓았는데, 말하고 싶은 내용은 전업주부라고 해서 특별한 시선을 두고 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며, 아울러 전업주부의 일이 단순하지도 쉽지도 않은 일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전업주부 일이 폄하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고, 가정 내 가족 구성원이 논의하여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답이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집안일이 손에 익어서 편한 사람이 있을 테고, 누구는 집안일이라면 정말 하기 싫은 사람이 있을 테다. 즉, 사람의 성향과 잘할 수 있는 것에 따라 일을 나누면 그만이다. 그리고 각자의 일에 대해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남들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들이 원했다면 그대로 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리라 본다.

남들의 이야기가 우리 가정의 기준이 된다면 뭔가 이상하지 않나?



4. 전업주부에 대해서 


다시 원점으로 주부에 대해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 앞으로도 남성 전업주부에 대해서 사람들은 긍정적인 시선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을 많이 둘 것이라 본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사회가 변하는 속도에 맞게 생각과 행동이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 전업주부의 일이라고 국한 짓는 것보다 다 같이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서로가 잘할 수 있는 집안일을 알아서 스스로 해 나가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더 이상 이것은 여자일 남자 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하는 일
여자가 힘들면 남자가 거들고
남자가 힘들면 여자가 거들고
요행 없이,,, 진심을 담아,,,


혼자서 자취생활을 해 본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육아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집안일은 이미 젊었을 때 다 경험해 봤다는 사실을... 그런데 지금에 와서 집안일이 힘들고 못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삶에 있어서 자신이 매우 게을러졌다는 것이다. 

사실 인간은 편하고 싶은 동물이며 이를 위해서 적잖이 이기적인 행동을 추구한다. 게다가 하기 싫은 이유는 마치 집안일을 하기라도 하면, 상대 배우자보다 능력이 부족해서 마치 자신이 서브를 해주는 사람으로 여기는 심리가 마음속에 깔리는 것 같다. 만일 집안일이 정말 숭고한 일이라고 인지하며 살았다면 지금과 같을까? 


가정을 만들어 아이를 낳아 육아라는 것을 처음 해 보면서 나 또한 많은 것을 처음 경험하고 힘겨워하고 새로운 것을 배웠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육아를 하는 것이 그 어떠한 일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이다. 가정을 갖추지 않은, 또는 가정을 만들었지만 아이를 가지지 않은 가정이라면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아이가 생겨서 그 아이를 양육하고 육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소고 후] 

지금까지 쓴 글이 나 자신을 옹호하거나 변명을 위한 글일 수 있다. 막상 전업주부를 해 보니 너무나 천대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고작 1년 간의 경험이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좀 더 세상을 크게 보는 방법을 터득했다. 

여전히 나는 이전의 사회생활을 더 선호한다. 동시에 가정 일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앞으로 나도 다시 일을 하겠지만, 이전처럼 가정일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가정일을 직접 하는 "워킹파"가 되고 싶다. 힘든 일을 하고 다시 집에서 힘든 일을 해야 한다가 아니라 집안일이 나에게 힐링의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자기 집을 꾸미는 것을 취미로 생각하고 죽기 전까지 집을 꾸미며 산다고 한다. 이처럼 집안일을 취미의 대상으로 시선을 바꾼다면 능히 가능하지 않을까? 

그전에 가족들이 네가 할 일 내가 할 일을 구분하지 말고, 서로 잘하는 일을 파악하여 먼저 하고 서로 함께하여 가정일을 한다면 분명 스트레스보다는 소중한 가정을 지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상적인 가정은 그리하여 태어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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