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은 화성시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지속가능발전대회에 참가하여 콘퍼런스와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에 참석해 발제를 하였다. 약 일 년 간 준비한 내용으로 AI도구를 활용해서 만든 크롤링 프로그램으로 지난 10년 치 온라인 뉴스를 분석한 내용이다.
반응은 좋았다. 아니 매우 흥미로워했다.
사실 흥미로운 주제를 준비해서 발표한 적은 많으나 이번은 더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함의적인 내용을 발표해서 더욱더 그랬으리라 본다.
그렇게 마지막 발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화성에서 김해까지 4시간을 달려 돌아오는 길은 매우 피곤했지만 머릿속은 복잡해서 각성된 상태였다.
이번 발표를 위해서 지난 일 년간 나의 모습을 되짚어 보았다.
정말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연구였다. AI도구로 만든 웹크롤링 프로그램 제작에 든 시간을 제외하고, 크롤링을 통해 수집된 총 76 개 지역 데이터 38,642개는 내 눈으로 봐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NCS용접기사 자격증 반 수업을 듣기 전인 1월에서 3월이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당시 가정주부 생활을 했던 나는 아르바이트로 하던 온라인 홍보 일과 마산대학교에서 하던 시간 강의를 제외하고 거의 집에서 데이터 정제와 관련 선행연구를 찾는 데 노력했었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용접 기술을 배우면서 한 동안 연구를 하지 못했고, 그러다 올해는 발표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솔직히 집에만 있으면서 연구랍시고 나름 열심히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달랐다. 그냥 팔자 좋아서 노는 놈 정도로 보였을 테니.
그런데 그동안 살펴온 데이터가 너무나 아까웠다.
그렇게 6월부터 낮에는 용접기술을 배우고 잠자기 전에 한두 시간씩 연구 자료를 보면서 작업을 이어갔었다.
8월이 되어 어느 정도 논문 윤곽이 잡혔고, 9월쯤에야 논문 수준의 글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일 수 있는 발표라 생각되어 용기를 내어 학술대회에 문을 두드렸다.
마지막 발표라고 말한 이유는 당장 내년부터 달라질 내 모습 때문이다.
용접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별다른 일이 없다면 아마도 용접 일을 할 것이다. 늦은 나이겠지만 직장 생활을 다시 하게 되는 셈이다. 완전히 다른 결의 일을....
그렇게 된다면 사실 지금하고 있는 개인적인 연구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마산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는 시간강의도 못하게 되고, 기존에 했던 온라인 관련 홍보 일도 어렵고, 다른 봉사활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주위에서는 일도 하고 연구도 하면 된다고 말들 하지만, 조금은 걱정이 된다.
몸이 피곤한 것보다 사실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연구를 하는 내 모습에 회의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일하며 발표를 하면 그 가치를 인정이라도 받지만, 개인은 그냥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내 인생에 보장성이 없다는 점이다.
일개 개인의 연구는 그저 개인의 만족을 위한 행위로 여겨지고 있으며, 오히려 그 시간에 돈을 버는 행위가 내 인생에 대한 보장성이 더 확실할 것이다.
그렇게 내려오는 길은 쉽지 않은 생각들로 가득했다.
게다가 드는 생각.... 오늘 용접 연습을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쉬웠다.
그렇게 화성시에 다녀와서 3일 동안 쉬었다가 월요일 저녁이 되어서 용접기를 잡았다. 고작 3일을 쉬었을 뿐인데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한 시간 정도 용을 썼더니 다시 원상복귀가 되어 만족스러운 용접 결과를 만들어 냈다.
오늘은 올티그 파이프용접과 복합 파이프용접을 연습했는데,
올티그 파이프용접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언더컷 문제를 해결했고 복합 파이프용접에서도 파이널이 늘 문제였는데, 이 또한 개선된 외관을 만들어 냈다.
앞으로 연습할 기회는 총 3주 정도 남았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대략 22시간(11일 정도)
만일 몰아서 한다면 22시간은 매우 부족한 시간일 것이다. 반면, 적은 시간이지만 나눠서 하기 때문에 내가 한 용접에 대해 분석하고, 수정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고 이를 통해 계속해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유독 야간수업을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머릿속은 나만의 욕심 때문에 복잡하지만,
일단은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게 정석일 것이다.
우선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NCS용접기사 자격 취득인 만큼 그것에 매진하는 게 답이다.
낮에는 필기 공부하고, 밤에는 실습하고....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매우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