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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사람

by 공삼

장시간 용접기술을 배우는 동안

고마운 사람들이 늘 곁에 있었다.


처음엔 서먹했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 기술을 배우는 동안 서로를 알아가며

어려울 때 조언해 주고, 흥겨울 때 같이 흥겨워해 주는 사람들...

내 인생에서 처음 가져본 NCS과정은 그렇게 또 하나의 세상을 알려 주었다.


솔직히 학교 생활을 마치고 다시는 이런 모습의 세상은 없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과 대학원을 마치고 가진 모임은 대부분 비즈니스 차원이나 어떤 이해관계 차원에서 만나는 모임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NCS과정은 누구와 경쟁해서 순위를 결정한다거나 누군가를 밀쳐내며 내가 살아남는 과정이 아니다. NCS과정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결과를 얻어내야 하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와의 싸움이라는 말이 매우 적합할 것이다. 잘하면 자신에게 이득이고 소홀히 하면 결국 자신에게 불이익으로 다가오는 시스템이다.


그래도 용접을 배우는 동안 누군가 잘 되는 반면, 내 실력이 부족할 때 늘 불안함을 안고 살았다. 한편으로는 그런 감정 때문에 더 열심히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끝까지 열심히 용접을 배울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나 주위에 감사했던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선 이 길을 먼저 인도해 주신 이 박사님께 감사를 먼저 드리고 싶다. 누군가 용기를 주지 않았더라면 이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친절하고 섬세하게 용접 기술을 알려 주신 선생님께 매우 감사하다.

무엇보다 잘 몰라도 학생들이 될 때까지 지도하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NCS 과정의 특성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른 뒤 생각해 보니, 그건 선생님의 천성인 듯했다. 뿐만 아니라 옆반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기술을 전수해 주는 사람들은 원래 그런 성품을 가지고 태어난 것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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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영진직업전문학교의 두 전설의 강사분 : 김길형 선생님과 윤용운 선생님.



그리고 감사한 사람은 함께 용접을 배운 분들이다.

늘 함께 고민을 나눴던 친구가 있었고,

어려울 때 아낌없이 조언해 주던 친구가 있었고,

가벼운 농담도 받아주는 친구가 있었고,

힘겨울 때 자신의 관점에서 아주 섬세하게 설명해 주던 친구가 있었고,

항상 웃는 얼굴로 맞이해 준 친구가 있었고,

형님 형님하면서 가까이하며 유대감을 선물해 준 친구가 있었다.

시간이 흐른 만큼 유대감이 생기고, 서로 간의 신뢰가 생겨 나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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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장 감사한 사람은 역시나 우리 가족인 딸과 아내이며, 그중에서도 내 아내이다.

NCS과정을 경험하면서 느낀 점인데

과정을 밟는 동안에는 그 어떠한 수익 활동을 할 수 없다.

과정 동안 매월 20만 원이라는 교통비가 지급되지만, 실제 아무런 수익이 없다 보니 궁하게 살 수밖에 없는데,

전혀 내색하지 않고 끝까지 응원해 주면서 지원해 준 아내가 가장 고마운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용접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용접에 관한 수업은 무모한 도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믿어주고 힘껏 도움을 준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가장 고마운 사람은 내 아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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