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제

그런 안일한 생각들이었다는

20170108

by 공선호

난 무얼 하고 있던 걸까요.


시간이 흘러 가는지도 모른 체 방황했던 것 같아요.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려고 해도 펜이 손에서 잡히지 않았고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하니 지냈죠.


마음 한 구석에서는


'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얼른 일어나서 글 써야지. '

' 네가 좋아하던 라디오 방송도 켜야지. 자주 듣던 사람들이 기다릴 거야. '

' 다음 학기부터 복학인데 밀린 공부도 조금씩 해야지. '


나에게 건네는 이야기들로 가득했는데

마치 부모님들의 잔소리처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죠.

만약 부모님들이 해주시는 잔소리였다면 짜증이 나서라도 자리에

일어날 법도 한데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머물고 있었어요.


시간이 더 지나고 나서 다시 일어나려고 하니 늦은 것 같다며

두려워했고 나 자신을 합리화하기 바빴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도 그런 순간들을 애써 무시하며 지냈어요.


' 이미 늦었는데 무슨 문제 있겠어? '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정신 차린 것 같아요.


나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던 건

그런 안일한 생각들이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버린 건 아닐지 두렵고 무섭지만

피하기만 한다면 결국 난 그 자리에서 멈춘다는 걸


왜 이제야 알게 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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