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시리즈: 도시의 감각 (10)
도시에 사람들이 있다.
가까이 앉아 있지만 모두 다른 자세로.
누군가는 다리를 늘어뜨리고
누군가는 몸을 기대고
누군가는 고개를 들고
어딘가를 바라본다.
같은 곳에 있지만
같은 표정은 없다.
도시는 늘 이런 식이다.
서로 아주 가까이 살아가지만
서로의 하루를 잘 알지는 못한다.
저 빌딩 어딘가에는
누군가의 저녁이 있다.
누군가의 아이가 있고
누군가의 부모가 있고
누군가의 밥상이 있다.
창문 너머로
불이 켜지고 꺼지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는 그 안의 삶을 잘 모른다.
그래도 이상하지 않다.
이 거대한 빌딩 아래에서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시간을 버티고 있다.
누군가는 오늘도 지쳐서
집으로 돌아간다.
현관문을 열면 아이가 달려오는 사람.
아무도 없는 방에 불을 켜는 사람.
식탁에 둘러앉아 말없이 밥을 먹는 가족.
각자의 하루가 있고
각자의 무게가 있다.
누군가는 지쳐 있고
누군가는 잠시 쉬고 있고
누군가는 다음을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모두
같은 도시에 있다.
같은 하늘 아래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서로의 이름을 몰라도
서로의 사정을 몰라도.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결국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래도 우리는
같은 도시에서
함께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