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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자 Nov 06. 2020

“당신 덕분에 코로나블루 이겨내고 있답니다”

주간동아 포스트 팔로워들이 보내준 ‘나를 위로 해준 사람’

“가수 나훈아 씨의 노래를 음미하며 코로나 19 우울함을 떨쳐냈어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노래 가사가 제게 굉장한 힘이 됐어요.” 

주간동아가 네이버 포스트 팔로워 5만 명 달성을 기념해 진행한 감사 이벤트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주간동아는 10월 8일부터 23일까지 네이버 포스트를 통해 코로나 19 시대 나를 위로해 준 사람/동물/음악 등에 대한 사연을 받았다. 다채로운 사연이 들어온 가운데 공지 조회수만 5만 건을 넘기며 화제가 됐다. 10월 30일 발표한 당첨자 50명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지급했다.      


http://naver.me/G4yNkdY4


코로나 블루 이긴 사람의 힘     


‘코로나 블루’를 자연 풍경 감상, 팟캐스트 감상이나 자전거 여행, 색소폰 연주 등 취미를 즐기며 위로받는 이들 외에도 “웃음이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아리따운 반려견 별이야, 정말 고맙다” “나만 바라보는 가족 같은 반려견 로또 덕에 코로나 19도 이겨낼 힘이 생겨요”처럼 반려토끼, 반려견, 반려묘에게 고마움을 전한 이들도 많았다. 또한 ‘미스터트롯’ 출연진이나 먼데이키즈 김민수, 임창정, 걸그룹 ‘(여자)아이들’, 밴드 잔나비, 드뷔시의 음악으로 치유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벤트 진행 기간 중에도 주간동아 네이버 포스트 팔로워 수가 늘어나 10월 29일 7만 명을 넘어섰다. 팔로워들의 고마움 가득한 사연 중 일부를 갈무리해 소개한다.     


늘 고마운 부모님과 아이들    

 

“아이 넷을 키우는 엄마예요. 집에만 있어야 하는 아이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짜증만 늘어갔는데 저를 위로해주고 맛있는 음식도 해서 가져다 주시고, 본인도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다니면서도 네 아이 키우는 딸을 위해 고생하신 엄마를 보면 눈물이 나고 감사한 마음뿐이랍니다. 코로나 19로 답답했던 제게 희망이 되어준 엄마, 제게는 코로나 19 백신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존재랍니다. 엄마가 보내주신 총각김치 하나 물고 밥 한그릇 먹으면 힘이 저절로 생겨나요.” - 닉네임 설향기

“엄마 아빠께 위로를 받고 있어요. 최근 일자리를 잃어서 집에서 쉬고 있어요. 부모님께서 그런 저를 위해서 일주일에 한두 날은 야외로 나들이를 같이 가세요. 자연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딴생각할 시간도 줄고 마음이 긍정적으로 바뀌더라고요. 맛있는 음식도 많이 해주시고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 닉네임 아네트

“가족들과 얘기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어요. 함께 식사하고 같이 다니니 정이 더 끈끈해졌거든요.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을 하니 그런 말로 기운도 나고요. 가족의 존재가 이렇게 좋은지 요즘 실감해요.” - 닉네임 그대반하다

“사랑스러운 삼남매 아이들이요. 집안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몸도 마음도 힘들었는데 코로나 19로 아이들이 다 집에 있어서 아파도 쉴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하고 놀고 난 뒤에 정리정돈도 잘하더라고요. 큰아이는 동생들을 돌보고 공부도 시키고요. 엄마는 아프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누워있으라면서요. 언제 아이들이 이렇게 컸을까 생각했어요. 나를 위로해주고 힘이 되어주는 우리 삼남매 아이들이 있어서 우울감 없이 견뎌낼 수 있어요.” - ID spoq****

“아이가 19살이 될 때까지 친정엄마의 희생 덕에 아이를 키울 수 있었어요. 코로나 19로 갑자기 직장을 쉬면서 처음으로 가족이 함께 지내게 됐는데, 아이와 그동안 못 나눈 속 이야기를 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이가 저더러 ‘나를 낳았다기에 엄마라고 했는데, 이제 비로소 내 엄마인게 느껴진다’더군요. 돈 번다고 아이를 외롭게 했나 자괴감도 들었지만 한편으로 아이가 제가 열심히 살아온 떳떳한 엄마인 걸 알고 있어서 고마웠어요. 잘 자라준 아이에게 감사하고, 헌신적인 사랑으로 키워준 친정엄마에게도 감사드려요. 요즘 엄마가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모시고 다니는데 코로나 19로 회사를 쉰 덕에 돌볼 수 있어 전화위복이 된 시간이었죠. 다들 밖에 나가지 못해 힘들어하지만 오히려 이 순간이 평생 가장 행복한 시간이에요.” - ID moni****

“가족과 함께 드라이브하고 식사를 하며 지치고 힘든 마음도 잠시 내려놓고 마음껏 웃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아요.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그만큼 저도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있고요. 가족과 함께하는, 가족이 완전체가 됐을 때 받는 마음의 위로, 안도감, 편안함에서 받는 행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 닉네임 바밤

“올 한해는 코로나 19를 빼고는 이야기가 안 될 정도로 정말 엄청나요.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해서 같은 반 친구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모를 정도이니 정말 이상한 한 해죠. 그래도 아빠 엄마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아요.” - 닉네임 다람쥐

“2020년에는 추억 속 ‘원더키디’ 만화영화처럼 우주선, 우주전쟁, 외계인 현실이 될 줄 알았는데 더 무서운 코로나 19가 장악했네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걸 감사하게 생각하려 해요. 아이들은 아마 집안 전쟁을 가장 많이 치른 한해로 기억하지 않을까요. 힘들지만 그래도 아이들 보고 웃어봅니다.” - ID suni****

“코로나 19 때문에 남편이 재택근무하는 날이 늘며 서로 자주 부딪히게 되더라고요. 상처 주는 말도 하고 속상했는데 그럴 때마다 제 편을 들어주는 중학교 1학년 딸아이 덕에 원만히 해결됐어요. 딸은 ‘엄마, 여자들끼리 얘기하자. 남자들은 이해 잘 못해’라며 저를 되려 위로해 준답니다. 얄미운 신랑과 이리저리 갈등을 겪다 보니 코로나 19가 더 빨리 끝나기를 바라게 됐어요. 그래도 언제나 제 편인 딸 덕분에 희망이 있답니다.” - ID juliedelphie

“사랑하는 딸에게 위로받아요. 코로나 19 유행 초 건강이 좋지 않았고 집콕하는 날이 많아 힘들었거든요. 신랑도 일 때문에 집에 없는 날이 많았는데, 딸아이가 웃는 얼굴로 심심하지 않게 해주고 몸 안 좋은 엄마를 위해 혼자 척척 알아서 하고 늘 사랑한다고 말해주니 힘이 나더라고요. 지금은 건강도 어느 정도 회복됐고 딸이 힘이 되어주고, 웃음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어주고, 든든함이 되어주고 있어요. 사랑하는 딸, 네가 내게 힘이 되어준 만큼 엄마도 네게 힘이 되어주고 방패가 되어줄게. 늘 사랑해!” - 닉네임 사랑하는예원아

“소중한 언니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코로나 19로 힘들 때 전화로 언제나 나를 즐겁게 해주는 너무나도 고마운 언니.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전화로 매번 웃긴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해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 ID kooo****

“사랑하는 우리 막내 동서! 재작년부터 지금까지 몸이 안 좋아서 시댁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힘들었는데 동서가 시댁과 내 병문안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보살펴주고 위로해줘서 정말 고마워. 내년에 좀 괜찮아지면 동서가 못한 것들, 동서가 원하는 것들 내가 다 할게. 수능에 도전하는 동서를 열심히 응원할게. 한동안 시집 제일 먼저 왔다고 형님이라고 거들먹거렸는데 정말 미안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사랑해. 아프지 마라. 올해는 코로나 19로 자주 만날 수 없어서 너무 서운하네. 하지만 평상시처럼 영상 통화하자. 매주 집으로 반찬 만들어서 보내주는 게 너무 고마워서 먹는 내내 울면서 먹어. 엄청 힘들 텐데 이제 안 해도 괜찮아. 항상 고마운 막내 동서야, 넌 정말 넝쿨째 굴러들어온 복덩이야. 잊지 않고 가슴 속에 꼭 기억할게.” - 닉네임 마음그림

“예쁜 동생. 코로나 19로 함께하는 날이 많은데 맨날 싸우고 다투지만 그래도 함께해서 너무나도 즐겁네요. 영화도 같이 보고 술도 같이 먹고 배달음식도 같이 먹어서 즐겁고 행복해요.” - ID ther****     


사장님기사님의 배려     


“코로나 19로 일 하는 데에도 영향이 큰데 사장님의 배려심 덕에 잘 먹고 일 잘하고 있어요. 집에 있으면 밥 잘 안 챙겨 먹는다고 배달 어플리케이션 사용해서 1주일에 2~3번씩 배달 음식을 시켜주세요. 그것도 직접 메뉴 선택해서 집앞까지 배달시켜주시죠.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배가 든든해야지 일 잘한다고 격려 팍팍 주시네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사장님, 감사합니다!” - 닉네임 마음으로그리는세상

“코로나 19 생활권이 시작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요즘 저를 위로해준 건 택배기사님들입니다. 생필품부터 가전제품까지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택배에 의존하는데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최근 택배업계에서 들려오는 좋지 않은 소식에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불철주야 온 국민의 손발이 되어주시는 기사님들께 응원과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 ID geil****

“코로나 19 사태 이후 매일 보는 정은경 본부장님.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흰머리에 수척해지는 모습을 보니 정말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들고 저 역시 달라진 일상에 힘들지만 일선에서 종식을 위해 힘써주시는 정은경 본부장님과 의료진이 있어서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 닉네임 쿡따라

“자영업을 하는 제게 코로나 19는 경제적인 면에서 쓰나미 같은 충격이었어요. 그나마 마음씨 좋은 건물주께서 1차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주셔서 한시름 덜었었지요. 그래도 헤쳐나갈 길이 없어 폐업을 결정했을 때 착한 임대인께서 코로나 19가 진정될 때까지 임대료 걱정하지 말고 계속 머물러달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작은 규모가 아니라서 임대료도 만만치 않은데 정말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세상에는 이렇게 좋은 분도 계시는구나 하며 엄청난 위로를 받고 새 힘을 얻게 되었답니다. 코로나 19가 빨리 종식되어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며 이 은혜를 빨리 갚고 싶네요.” - ID sky0****     


내 곁의 사랑하는 그대에게     


“바쁜 업무에 야근, 특근까지 하느라 고생하는 우리 남편! 종일 아이들을 케어하느라 힘든 저를 힘든 내색 없이 매번 챙겨줘요. 정말 고맙고 감사해요. 제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남편과 오래도록 함께할 거예요.” - 닉네임 훌륭이

“작년까지 유학을 준비했어요. 관련 업무로 외국도 많이 다니는 활동적인 타입이었고요. 코로나 19로 여러 가지가 불투명해지고 가고 싶던 학교도 신입생을 뽑지 않는다고 해 ‘코로나 블루’를 겪었어요. 남자친구는 저랑 반대되는 사람이에요. 레스토랑에서 프랑스 요리를 하는데 유명 요리학교인 꼬르동 블루에 가고 싶었지만 학비가 비싸서 가지 못했대요. 저였으면 지금처럼 자기 처지를 원망했을 텐데 남자친구는 엉뚱한 방법을 택했더라고요. 이미 요리 경력은 있었으니 꼬르동 블루에서 조교로 근무했어요. 돈도 벌고 요리 내용도 익힐 수 있었다면서요.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무리하지 않고 그렇게 건강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어요. 최선을 다하되 즐겁게 살아가는 삶, 그게 코로나 19와 유학 문제로 힘들어하는 제게 남자친구가 건네준 용기이자 지혜입니다. 저녁 늦게 퇴근한 남자친구와 샌드위치로 늦은 저녁을 먹으며 요리 영화를 노트북으로 보는 시간들이 제게는 그 어떤 레스토랑 정찬보다도 맛있고 여행보다 즐겁습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힘든 시기 행복과 사랑을 준 성실하고 든든한 남자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오빠, 항상 맛있는 거 만들어 줘서 고마워!” - ID kksh****

“20년 지기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코로나 19로 실업자가 됐을 때 저를 위로해준 친구예요. 덕분에 다시 힘내서 취업할 수 있었어요. 우울하고 조급했는데 힘내라고 말해준 친구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정말 힘든 시기였는데 옆에서 할 수 있다고 말해준 게 얼마나 힘이 되던지…. 친구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 - ID bllover12

“항상 고마운 천사같은 친구에게 감사해요. 5년 전 새벽에 갑자기 아픈 어머니를 둘러업고 도로에 나섰지만 택시를 잡을 수 없어서 겨울인데도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어요. 마침 새벽에 서울로 사업차 올라가던 친구가 차를 돌려 대학병원으로 달려가 줬고 응급실에서 함께해줬어요. 그리고 지금까지도 저희 모자 곁에 함께해주고 있어요. 고마워서 손을 잡고 눈물을 보이면 항상 ‘야! 무슨 다 큰 머스마가 그렇게 눈물이 많노? 우리 엄마 아프면 니가 내가 한 것 이상으로 잘하면 될 것 아니가?’라고 말해주는 친구야. 고맙다! 잊지 않고 기억할게. 사랑해!” - ID 0336****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https://weekly.donga.com/3/all/11/22296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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