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업무가 도전이 되는가
잇다라는 취준생 상담 서비스 플랫폼이 있다. 내가 취준생, 이직생 시절 했던 헛발질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곤 했다. 이제 막 개인사업을 시작한 입장에서 무슨 멘토링은 멘토링이야,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난 평생 멘토링, 그리고 멘티링? 을 못할 것 같다. 어느 시점에나 나 개인은 누군가를 멘토로 삼고 멘티링을 받아야 하며, 동시에 누군가에겐 멘토가 되어 멘토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취준생 친구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점은, 취준생으로서 좋은 직장에 대한 오해가 있다는 점이다. 나조차도 이직을 고려하면서 가졌던 점들이니, 이 말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있는 회사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일단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하거나, 잘 모르는 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 자신이 속한 그룹이나, 회사에 대해선 아주 냉혹하게, 때론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기 마련이다. 뭐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자신이 경험한 만큼, 장단점을 더 잘 알게 되는 것이고, 여러 가지 장단점이 인풋으로 들어왔을 때, 사람들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은 부정적인 내용들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관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날 때는, 직장생활 3년 차 이상 된, 그러나 이직을 준비하시는 분들인 것 같다.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 중, 흔히 잘못 생각하는 것이 '여기는 나쁘고, 거기는 좋다'라는 것은 아주 흔한 오해다. 특히, 이직할 회사가 '외국계 기업'이라면 이 오해의 간극은 더 커진다.
여기는 나쁘고 거기는 좋을 것이다
그런데 회사라는 곳은 결코 현재 있는 곳보다, 더 얼마나 좋을 수가 없다. 외국계라고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계 기업에서 일해보지 않는 이상, 외국계 기업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미디어를 통한 외국의 본사 기업에 대한 정보일 뿐이다. 그것 역시 아주 일부분의 정보일 뿐이다.
물론, 내가 다녔던 외국계(독일계) 기업은, 흔히들 기대하는 그런 외국계 기업의 장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출퇴근
- 수평적인 문화
- 자유로운 휴가 사용
- 개인에 대한 확실한 책임과 role 부여
독일 본사는, 독일 내? 유럽 내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에 몇 번 뽑힐 정도로 유명한가 보다. 그래서 한국의 나와있는 지사에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회사는 회사다
그러나 내가 한 가지 잊고 있었던 것은, '회사는 회사다'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결코 '회사'가 나빠서가 아니고, '회사'라는 조직의 특성상, 목적이 직원들 행복하게 해 주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 직원들의 행복이 목적이라는 기업을 보는데, 난 대부분이 매스컴을 통한 기업 홍보라고 본다. 기업의 가장 큰 목표는 이윤창출일진데,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이 사회는 각기 다른 조직이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간다. 기업의 지속적인 이윤 창출을 통해 특정 문제들을 풀어간다. 또한 이윤창출이 있어야 함께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이윤을 나눔으로써 생활을 영위해 갈 수 있지 않은가.
좋은 회사의 조건 중에 복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외국계 회사의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 한국의 기업들과 달리 직원들을 직접적으로 챙겨주는 포인트가 많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식이 적은 것은 물론이요, 명절마다 나오는 각종 선물들,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흔히들 제공되는 문화, 스포츠 공연 티켓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솔직히 명절인데 삼삼오오 퇴근길에 회사에서 손에 쥐어 준, 별 것 아닌 참기름 세트들이 부러웠던 적도 있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게 있어 직장생활에서 제공하는 각종 부가혜택들은 말 그대로 '부가'적인 것 같다. 대한항공을 다닐 때, 1년에 24장이나 직원가로 나오는 항공권은 내게 큰 의미가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직장 생활에서 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다음과 같다.
(물론 이후에 금전적인 정당한 보상 (급여)가 기여도에 비례하여 따라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
이전 직장에서 존경하는 직속 선배분이 있었다. 항상 자리 뒤에 붙여놓고 절대 떼지 않던 문구가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아마도 이 문구는 넷플릭스에서 나온 내용인 것 같다.
좋은 직장이란, 함께 일하는 끝내주는 동료들이다
좋은 직장이란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점심메뉴로 초밥을 제공하는 것도, 큰 파티를 여는 것도, 좋은 사무실도 아니다. 우리(넷플릭스)는 이 중 몇 가지를 제공하지만, 이러한 내용들이 의미 있을 경우는 오직 굉장한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경우에만 그렇다.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복지 혜택들이 다른 회사들보다 더 안 좋을까? 그렇지 않을 거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생각하는 좋은 직장에서 이러한 부가적인 내용들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내용이다.
누구나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스트레스받고, 또 가장 많이 힘을 얻게 되는 부분이 '팀', 그리고 '동료'일 것이다. 회사 사무실이 아무리 삐까뻔쩍하고, 아무리 명절 마다 나를 잘 챙겨주고,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아 이건 솔직히 모르겠다. 돈을 많이 안 받아봐서) 좋은 팀 안에서 같이 일하지 않는다면 회사 생활은 지옥이 될 수 있다. 성인이 되고 나서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같이 일하지 않는다는 것은 끔찍한 악몽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