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가진것 없이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는 내 모습
군면제에 고졸후 바로 취업해서 야간다 다니면서 회사원으로서 27년정도 일을 했는데요.
정말 많은 거래처와 회사에서 사람들을 만나봤는데 잘나가서 영전 또는 승진한 소수의 에이스 말고
그저그런 사람들에 대한 편견섞인 저의 네트워크상의 빅데이터를 날것으로 정리하면
대충 이럴 것 입니다.
내 주변 동료, 선배, 후배의 모습과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보세요.
보통 30세 전후로 결혼 후 몇년 신혼을 즐기고 나면 자녀가 생기고 가처분소득이 감소합니다.
아이는 돈을 물쓰듯이 필요할 것이고 안타깝게도 결혼할때 비슷한 직장이던 배우자도 하위 티어의 노동으로 직장을 옮기거나, 아예 아이 때문에 전업주부 하는 경우도 있구요.
이쯤 되어 부모는 소득이 가늘어지거나 경제적으로 유의미한 현금흐름이 사라집니다.
기념일 쓰던 비용, 용돈으로 쓰던것들 조차 다달이 생활비가 되고 여기저기 아프거나 큰일로 자잘한 소비로 점차 은근히 또는 명백하게 자식에게 의지하는 모습이 서글프기도 하고 부담도 될 것입니다.
부모님에 대한 시간과 금전 유출이 더이상 기념일 선물이나 서프라이즈 수준이 아니라 절대 끊기면 안되는 생명줄 구간이 늦든 빠르든 반드시 옵니다. 원래 부자집안이나 자산이 많은 집 출신이 아니라면요.
이 어느쯤에는 직장에서는 과장정도 그야말로 일반적인 직장인 위치일 것이고 회사생활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시기가 도래합니다.
커리어니 경력개발이니 해봐야 어차피 회사의 부품, 7~8년 회사다닌 내경력과 고생값이란게 7~8년 아래 인건비 저렴한 애들의 비용절감만치 못한 것 알게 되거든요.
회사 설렁설렁 다니던 20후반 막내도 차부장처럼 회사에 인생바치며 안살겠단 동기도 이 시기가 되면 등신아니고서야 감지합니다.
90년대생 상무다 임원이 나왔다는 건 90년대생 위로는 자를만하단 소리랑 같은 거란걸요.
인생을 내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을 싣은 수레에 비유하면 수레에는 점차 무거운 짐이 담기고 수레를 끄는 나는 점차 힘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내인생 F1 스포츠가 마냥 질주할 것 같았는데 현실은 병든소가 끄는 달구지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역행하는 인생보다는 그나마 낫다고할까요.
가끔 비타민이나 영양제 먹던거 이젠 필수로 쇼핑몰이나 홍삼찾는 것도 이때구요.
주변에서 슬슬 움직이는 초등학교 학부형 전후 시점에 애 머리도 굵었고 하니 괜찮다는 동네에 집을 샀더니 대출금 이자 부담에 더욱 힘들어지는 것도 대략 이쯤 되는 시기입니다.
이젠 회사에서 눈치보면서 붙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30년 주담대 기준으로도 반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출이 증가하는 속도가 연봉상승을 커버하지 못합니다.
여기에 주담대 원리금까지 커버하는 것은 언감생심이구요.
뭐 재테크한다고 벌려놓은 것들은 많은데 잘해야 일이억 좀 적으면 몇천일 겁니다. 세상 많은 기회들이 있었던것 같은데 내 주머니까지 도달한 것은 얼마 없습니다.
내 나이와 연봉 눈높이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집과 직장은 정말 꿈처럼 멀어져 가고 세상에는 다 나만빼고 부자만 있는 것 같겠죠.
결국 10~2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면 머리는 굵고 본건 많고 눈은 높은데 현실은 참으로 볼품없는 것이 대부분 입니다. 그렇게 자식핑계, 부모핑계, 사회핑계를 대며 거기서 주저않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때를 놓친 소시민의 삶입니다. 이 중에 한두개는 피해갈 수 있지만 완벽하게 모든 장면은 피해갈수 없습니다.
이제 집안을 일으켜갈 과제는 내 2세에게 넘어가고 있고 커서 나처럼 고생한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 본인은 최선을 다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자위하다가, 왜 부모는 나에게 내리 준것이 없나 원망하다가, 아무튼 생각은 이래저래 많겠지만 행동할 수 있는 선택지는 얼마 없게 됩니다.
돌아보면 공부에는 때가 없다고 하지만 사실은 있었고, 연애나 결혼도 사실은 타이밍이 있었음을 누누이 경험해서 알고 있었으면서, 유독 돈을 불리고 견고한 가계를 이루는 일에 대해서는 항상 최전성기의 폼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슬픈착각에 빠진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저역시 마찬가지였구요.
사실 수레꾼도 늙어가고 끄는 수레 자체도 무거워진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말이죠.
다들 남들보다 잘살거라고 남부럽지 않게 살겠다고 자신했지만 반정도는 그렇게 그저 그런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가 다인생은 그런 것이라면서 소주한잔 담배한 개피에 하루하루 넘어가다가 정신차려보면 똑같은 놈들끼리 모여 위로 했을 뿐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어느날 불현듯 밀물처럼 깨닫게 되는 것이구요.
소소하지만 행복하게 값지게 삽시다.
저도 그럴 요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