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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작가지 May 20. 2020

시골서 도시로 이사 온 후 가족에 벌어진 '기이한 일'

[미리 보는 영화] 엑소시즘 영화 <그집>

어느 나라나 호러 스폿으로 꼽히는 곳이 있다. 스페인에서는 사람이 가장 많이 죽은 거리 '말라사냐'가 그런 곳이다.

이 거리를 중심으로 수많은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재단사 강도 살인사건', '시신을 발코니에 전시한 일가족 살인사건', '100구의 시신이 발견된 태아 무덤 사건', '서랍에서 시체로 발견된 영아 살인사건'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서늘해진다.

그런데 이런 말라사냐 거리를 배경으로 한 실화 바탕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알베르트 핀토 감독의 영화 <그집>은 1976년 도시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6명 가족이 마드리드로 이사 오면서 겪게되는 끔찍한 악몽을 그리고 있다.

<컨저링>, <그것> 등 다수의 호러 영화가 나오는데 일조한 '워너 브라더스'가 제작과 배급에 참여했다.
 
'불안한 가족'의 '불안한 이사'

▲ 영화 <그집>의 한 장면.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전 재산을 다 털고 대출까지 최대치로 받은 가장 올메도(이반 마르코스)는 시세보다 집값이 매우 싸다는 이유로 4년간 아무도 거주하지 않았던 '그 집'을 사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이사한 첫 날부터 집 안에서 싸늘하고 묘한 기운이 감지된다. 하지만 6명의 가족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무리하게 능력 이상의 대출을 받아 이사를 감행한 아버지 올메도를 비롯해 태어나 처음으로 고향을 벗어나면서 모든 게 불안해진 어머니 칸델라(베아 세구라), 내성적이면서 수줍음도 많은 맏이 페페(세르지오 카스텔라노스), 치매환자이자 집안의 최고 연장자인 할아버지 페르민(호세 루이스 데 마다리아가), 혼잣말을 일삼는 막내 라파엘(이반 레네도). 영화 <그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누구나 불안감이나 결핍을 가지고 있다. 

▲ 영화 <그집>의 한 장면.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이야기의 시점을 주로 이끌어 나가는 둘째 암파로(베고냐 바르가스)는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어 언제나 독립을 꿈꾸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엄마와 아빠는 맞벌이를 하느라 바쁜 관계로 치매를 앓고 있는 할아버지와 막내 라파엘을 돌보는 것이 그의 주된 임무다. 


그런데 '그 집'으로 이사를 온 이후부터 할아버지 페르민과 막내 라파엘이 이상해졌다. 할아버지는 자꾸만 허공을 바라보며 "그 여자가, 데려가려고 해"라는 말을 반복한다. 막내 라파엘은 아무도 없는 방에 홀로 앉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친근하게 장난까지 친다. 


암파로는 두 사람이 아직 새집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집 안에서는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머리를 풀어 헤친 노인의 모습이 수시로 보였다가 사라지는가 하면, TV가 마음대로 켜졌다가 꺼지고, 선을 빼놓은 전화기에서 벨소리가 울리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기어코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막내 라파엘이 집 안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암파로는 라파엘의 실종이 그동안 벌어진 기이한 현상과 연관이 되어있다고 의심하며 과거 '그 집'에 얽힌 이야기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참신한 스토리보단 디테일 살린 영화


<그집>은 집 안에 깃든 혼령을 퇴치하는 엑소시즘 영화다. 영화는 스토리라인보다 공포를 담아내는 연출 방법에 방점을 찍었다. 알베르트 핀토 감독은 "화면 트릭이나 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컷 대신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서서히 공포를 느낄 수 있게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 영화 <그집>의 한 장면.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그집>에는 청각과 시각을 활용한 다양한 장면들이 많다. 공포 영화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잔잔한 음악으로 몰입도를 끌어 올리다가 갑자기 무시무시한 장면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알베르트 핀토은 사회 비판적 메시지까지 <그집> 안에 담았다. 영화의 배경을 1976년으로 설정한 것도 1970년대 스페인 사회상을 투영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 스페인이 민주주의 국가로 들어서기 전의 불안한 과도기 상황을 공포와 접목시켰다. 안정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6명의 불완전한 가족들은 불안한 시대상을 반영한다.


영화에는 다양한 반전도 숨겨져 있다. 후반부에 영매사가 등장하면서 혼령의 정체와 그에 얽힌 사연들이 하나 둘 공개되는데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또 6명의 가족들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 땅을 떠나 도시로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관객들에게 반전을 선사한다. 


영화는 5월 27일 개봉.

▲ 영화 <그집>의 한 장면.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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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공포에도 리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엑소시즘 영화


별 점 : ★★★(3/5)


영화 <그집> 관련 정보

제목 : 그집

영제 : 32 Malasana Street
감독 : 알베르트 핀토
출연 : 베고냐 바르가스, 이반 마르코스, 베아 세구라 외
수입 : 조이앤시네마
배급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TCO㈜더콘텐츠온
국가 : 스페인
장르 : 공포, 스릴러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러 닝 타 임 : 104분
개봉 : 2020년 5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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