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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allow Oct 29. 2019

소아시아 역사산책

터키 이스탄불 2017:동맥혈같이 흐르는 인류 역사의 맥박(1)

    

터키의 역동성 그리고 소용돌이

15년여 만에 다시 터키를 찾았다. 공항에서부터 변화의 느낌이 남달랐다. 오스만 제국의 수도를 방문한다는 기대를 가지고 1998년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부터 실망했다. 시설도 충분하지 않은 데다가 잠시 앉을 의자도 없어 후락한 인상이었는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대사로 근무하면서 수십 차례 방문할 때마다 교통의 중심지다운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상전벽해만큼이나 놀라고 반가웠다.

인천공항은 연간 5,000만 승객이 이용한다는데 이스탄불 공항은 8,000만 승객이 이동한다니 현재 2개의 공항이 그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1억 5,000만 승객을 목표로 2018년에 제3공항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터키 항공의 비행기 대수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을 합한 것보다 훨씬 많고, 국제 평가에서도 우리의 항공사는 물론이고 유럽에서 독일의 루프트한자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터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이 터키 항공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터키의 교통 기반은 상당히 발전되어 있다. 한반도보다 3.5배, 남한보다 8배가 큰 대륙이어서 지역 이동 시 주로 비행기를 이용한다. 도시 간 항공노선이 많아서 이동하기에도 편리하다. 2,000여 년 전에는 로마의 땅이었으니 도로 또한 잘 발달되어 있다. 에르도안 정부가 건설 사업으로 국민의 지지를 꾸준히 얻고자 도로 건설을 많이 한 이유도 있다. 경부·호남·영동고속도로 시설에 버금가는 도로가 터키 전역에 연결되어 있고, 최근에는 철도로 국토를 연결하려는 노력 또한 경주하고 있어 우리 기업도 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소아시아의 길은 로마의 길 연장이었다.

터키 전역을 다닐 때마다 비슷한 규모의 멕시코와 인도네시아가 떠오른다. 멕시코에서는 웅장한 수도와 유서 깊은 문화에 놀랐지만, 지방 곳곳에서 보이는 판자촌과 열악한 도로 등으로 도농 간의 격차에 더 놀랐다. 인도네시아는 수도 전체가 주차장이라고 할 정도로 교통체증과 매연이 극심하고, 지방으로 갈수록 빈부 격차는 한눈에 보일 정도였다. 이에 비해 터키의 발달된 교통과 환경은 유럽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다만 이스탄불의 교통체증에는 변화가 없었다. 시내로 진입하면서 예전과 좀 달라졌다고 느낀 점은 환경기준을 강화해서인지 자동차가 뿜어내는 매연이 줄어들었고 첨단 고층건물이 들어선 현대적 모습이었다. 이스탄불을 방문할 때마다 여러 차례 교통체증을 겪어 지하철을 주로 이용했다. 빠르고 저렴한 데다 서민들과 부대끼면서 가는 것이 마음으로는 더 편안했다. 이스탄불 거주자들은 교통체증의 불편보다는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국제도시의 매력을 더 좋아하는 느낌이다. 간혹 여행자들이 교통 체증이 불편하다 얘기하면 자기들도 늘 그런 것처럼 잠깐 내숭을 떨기도 한다. 느긋하고 여유 있는 터키인들에게는 교통체증이 휴식일지도!

터키의 경제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1998년과 같은 경제의 불안정한 점은 많이 없어졌다. 15년 전 도착해 환전했을 때는 1달러당 20만 리라가 넘었는데 2005년 화폐개혁을 통해 안정화 조치를 취한 후 2014년 말에는 1달러가 2.3리라 정도였다. 그러나 2016년 이후 국가경제가 휘청거리면서 리라화 역시 요동치고 있다. 2017년 12월에는 1달러당 3.8리라로 터키 화폐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기업환경이 불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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