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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둑이 Mar 17. 2023

뚜벅뚜벅 걸어 제주 동네여행

다섯 번째 동네는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협재리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본다는 것은 온전히 그 마을을 느끼고, 그곳의 사람들과 함께 호흡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걸어서 제주 여행 다섯 번째 동네는 아름다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협재리.

아름다운 바다로 손꼽히는 제주의 예쁜 어촌 마을인 협재리는 앞에서 내가 걸었던 동네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앞서 걸었던 마을들은 관광지라기보다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마을이라고 한다면 협재리는 유명한 슈퍼스타 같은 마을이다. 

지금까지 걸었던 마을 중에 가장 많은 동네를 걸으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마주쳤던 곳 협재





협재 마을을 걷기 위해 도착한 곳은 협재해수욕장 

겨울과 봄의 어느 중간쯤은 되는 날씨로 인하여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갔지만,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어긋났다. 유명 관광지답게 많은 9시가 되지도 않은 이르다면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은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꽃샘추위가 찾아와 한동안 따뜻했던 봄날씨는 간데 없이 옷깃을 여미가 되는 추운 바람이 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재의 아름다운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어긋났다. 

협재해수욕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지도를 보며 어느 쪽으로 걸어가 볼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협재해수욕장 옆쪽 마을 안으로 숨어 들어가기로 한다. 




서귀포보다는 겨울에는 기온이 낮고 차가운 바람도 많이 부는 서쪽이라 그런지 아직 봄꽃들이 활짝 피기 전이다. 이제야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목련을 만날 수 있었고 유채꽃이 만발하는 서귀포와는 다르게 협재는 아직은 알록달록한 봄의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이제야 서서히 준비 중이다. 제주도라는 같은 섬 안에서도 이렇게 기온이 다르고 모습도 다른 걸 보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덩치로 만들어졌나 보다. 




협재해수욕장 주변은 바다를 보기 위해 많은 여행객들도 붐비고 있어 나는 나름 조용한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바다 주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조용함이 나타났고 협재의 진정한 민낯을 보기 위해 더 깊숙이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본다.  

협재리는 한림읍에 속해 있는 마을 중의 하나로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존재감은 너무나 뚜렷하게 보이는 동네이다. 아마도 제주도의 바다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곳이 바로 협재바다 그만큼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다를 보고 다시 발길을 돌려 다른 곳으로 향하지만, 사실 협재 마을 안은 화려함 속에 조용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다. 





다른 동네에 비해 숙박시설이 많이 있고, 여기저기 맛있는 음식을 파는 가게와 다양한 즐길거리를 할 수 있는 스토어들이 즐비하고 있는 동네이다. 지금까지 걸었던 마을과는 다른 조금은 시끄러우면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동네 여행이었다. 나는 동네를 걷다가 만나게 되는 어르신들과 인사를 하는 버릇이 생겼다. 동네 걷기를 시작하면서 그 마을에 오랫동안 머무르고 계신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거웠다. 이야기를 나룰 수 있게 된 계기는 나의 첫인사가 한몫을 한다. 눈이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게 되고, 인사를 하면 몇 마디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난다. 마을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70% 가까이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사투리들이 대부분이다. 오래 살았지만 사투리는 아직도 생소하다.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노라면 그분들의 삶의 희로애락을 조금이라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이 가득 든다. 




약간은 억새보이는 말투 속에는 잔잔한 정이 느껴진다. 한 번도 이 마을을 떠나본 적이 없다는 어르신과의 대화는 전혀 알아듣지 못해도 그 말속에 따스함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화려함 속에 감춰져 있는 협재리의  속 깊은 아름다움은 마을 속에서 더 잘 느끼게 된다. 



마을 구석구석 발길이 가는 곳으로 이끌려 몇 시간을 걷고 나면 다리가 얼얼해지지만 좀 더 가까이 마을 속에 들어가 볼 수 있음에 뿌듯한 마음이 생긴다. 협재리의 첫인상은 화려함이었지만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본 후에는 따스함이 가득하다. 



이렇게 다섯 번째 동네도 잘 걸었다. 






협재해수욕장 바로 앞 호텔샌드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느긋하게 즐기는 차 한잔, 날씨가 따뜻해진 요즘은 테라스에 앉아 차 한잔 하며 바다멍 하기 좋은 카페 

작은 동네 가게도 좋지만, 화려함 속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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