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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 협동조합 모월 대표의 전통주 만들기

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105

[전통주 장인열전 16] 지난해엔 ‘대통령상’, 올해는 ‘찾아가는 양조장’…연이어 값진 선택 받은 <김원호 협동조합 모월 대표>



어릴 적 듣던 우화 중 협동을 강조하는 ‘농부와 세 아들’이라는 것이 있다. 한 늙은 농부가 사이가 좋지 않은 세 아들을 모아놓고 각자 나뭇가지 하나를 부러트리라고 했을 때는 성공했지만 세 개를 묶었더니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서로 힘을 하나로 모으면 어떠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는 가르침을 준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거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뜻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모임을 조직하거나 모임에 가입한다. 업계의 비슷한 의견을 모으는 것이 ‘협회’이고 공동 사업을 위해 계약으로 만들어진 단체가 ‘조합’일 것이다. ‘조합’ 중에 주변에 많고 일생생활에 밀접하지만 존재를 잘 모르는 것 중의 하나가 ‘협동조합’일 것이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조합원들이 물자 등의 구매·생산·판매·소비 등의 일부 또는 전부를 협동으로 영위하는 조직단체가 바로 협동조합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하나로마트,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은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협동조합이다. 외국 협동조합 가운데에선 썬키스트(세계 최대의 청과물 협동조합), FC 바르셀로나(세계 최초의 축구 협동조합), 레알 마드리드 C.F. 등이 우리에게 익숙하다.

‘2021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모월 양조장.ㅊ

협동조합은 기업의 일종이지만, 자본이나 기반이 취약한 경제적 약자가 결성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과 차이가 난다. 사기업은 제1의 목적이 이윤추구지만, 협동조합은 조합원 상호협동을 통한 편의 증대다. 출자금 액수와 무관하게 조합원이 1인 1표를 행사하기 때문에 민주적인 기업 운영이 가능하다. 조합 이익이 아닌 조합원 이익이 우선이므로 적자가 나더라도 조합원은 이익을 얻는 형태로도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민주적인 운영을 실천하는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양조장이 있다. ‘협동조합 모월’ 양조장이 그렇다. 술이 생산될 때마다 조합원들이 직접 나와 라벨을 붙이고 서로 협력해 술을 운반한다. 김원호 모월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증류기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원호 대표. ⓒ이대형


처음 술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술과의 인연은 꽤 오래된 듯합니다. 어머니는 제가 어릴 적부터 많은 제사와 집안 행사에 필요한 술을 직접 빚곤 하셨습니다. 자연스레 집에서 술빚는 모습에 익숙해 있었죠. 지금 생각해 보면 밀주죠. 어머니께서는 대소사 때마다 직접 담근 술을 내놓는 게 즐거움이셨습니다. 발효주도 했지만 담금술(과일에 소주를 넣어 놓은 것)도 많이 만드셨습니다. 더덕술, 머루술 등 산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농산물과 한약재로 40~50개씩 담금셨어요.

술 만들기 인연을 본격적으로 맺은 것은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입니다. 1994년 현대전자에 입사해 강남 테헤란로에서 근무했습니다. 당시 크래프트 맥주가 막 시작할 때였는데, 처음 접한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크래프트 맥주가 만들어지는 식당에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3달 정도 배웠는데 그때는 맥주를 좋아했고 마시러 많이 다녔습니다.

증자된 쌀을 보는 김원호 대표. ⓒ모월양조장

회사 다닐 때는 업무차 해외 출장을 갈 일이 많았습니다. 외국에 다양한 술들이 많은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각양각색의 많은 술을 마셨는데 다음날 머리도 안 아프고 속도 괜찮은 게 신기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소주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고 다음날 속도 안 좋았거든요.그때만 해도 이렇게 생각했죠. ‘술 만드는 것은 어렵다. 술은 만들어 먹는 게 아니고 사 먹는 거다.’

2010년쯤 원주에서 열린 문학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고교 시절 가입한 문학회 회원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든 친목 모임 성격이었죠. 거기서 술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마시지만 말고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했죠. 술에 관심 많던 이들도 참여해 전통주 술 모임으로 발전했지만, 이후 여러가지 사정으로 그분들과 계속 같이 하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술 빚기에는 계속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2014년 협동조합법인을 만들고, 2015년 벤처대학원대학교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전통주 제조법을 본격적으로 배웠습니다. 협동조합법인 멤버들은 13명인데 다들 저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고향 친구들과 선후배입니다. 조합 취지가 ‘같이의 가치’와 ‘조합이 아닌 조합원의 이익’과 ‘상생 우선’이어서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편할 거라 생각했고, 그들에게 함께해 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다행히 제 손을 잡아줬고, 같은 꿈을 꾸는 동반자가 됐습니다. 2016년 주류면허를 받고 바로 모월을 생산하기 시작해 2016년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협동조합 모월’이 생산하는 술을 소개해 주세요.
현재 알코올 13%의 약주 ‘모원 연’과 16% ‘모월 청’을 만들고 있습니다. 소주로는 25% ‘모월 로’와 41% ‘모월 인’을 만들고 있고요. 모월 연과 모월 인은 사실 하나의 술로 만들어진 술인데, 약주와 증류주로 서로 연결돼 있죠. ‘연’은 연한 술(도수가 낮은 술)이며 ‘인’은 강한 술(도수가 높은 술)입니다. 둘을 합치면 ‘연인’이 되기도 하고 ‘인연’이 되기도 합니다.

모월의 제품들 ‘모월 인로연청’ ⓒ모월양조장

‘모월 연(連)’은 13%짜리 약주입니다. 일반적으로 와인이 13~14%여서 우리 약주는 조금 더 차별성 있는 16~17%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멥쌀과 누룩만 사용하다 보니 알코올 도수가 높게 나오지 않아 13%를 만들기로 하고 ‘연’을 생산했습니다. 이후 발효기술이 좋아지면서 16%의 ‘모월 청(淸)’을 내놓게 됐습니다. ‘청’은 물을 거의 섞지 않은 원주에 가까운 술입니다.

‘모월 로(露)’는 25% 인데, 과거 얘기지만 고향 친구들과 처음 마신 술이 25% 진로 소주였습니다. 과거 원주에선 강원도 술이었던 경월만 대부분 팔렸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습지만 처음 진로를 마신다는 게 다른 지역에서 들어온 술, 마치 외국의 양주를 마시는 느낌이었고 무언가 갈망이 있었습니다. ‘모월 로’는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며 만든 술입니다.

‘모월 인(人)’은 모월 양조장의 대표 술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20년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죠. 41%나 되지만 알코올 향이 독하지 않고 마시기 편하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약주는 45일간 발효하고 3개월 숙성한 후 증류주의 원료로 사용합니다. 쌀 증류주 특유의 누룩취가 강하지 않은 것이 특징인데, 증류할 때 처음과 끝에 나오는 원액 상당수를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류(증류 초기에 나오는 증류원액)는 전체의 3% 가량을 버리고, 본류는 알코올이 증류돼 도수가 40%로 낮아질 때까지만 받습니다. 그러다보니 수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하지만 후류 부분은 다음 재증류할 때 사용을 합니다.

‘술 빚는 철학’은 어떤 건지 이야기해 주세요.

술의 재료가 되는 쌀을 직접 도정하는 김원호 대표. ⓒ모월양조장

원주는 1970~1980년까지 농업 도시였습니다. 지금 협동조합 조합원 대부분은 농업에 종사하시던 아버지들의 자식이죠. 지금 원주시민 70~80%는 농업과 무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원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농업은 쇠락의 길을 걷는 듯합니다. 선진국들은 다양한 보조금을 주고 끝내는 형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농업이 자립할 수 있는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술 산업을 보면 농업과 동반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많습니다. 농사꾼의 자식이지만 처음 술을 공부할 때는 농사와 술의 관계를 잘 몰랐습니다. 술을 배워가면서 술은 농업과 관련이 많은 산업이고, 농업이 사라지면 술 산업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죠.

거창하게 술에 대한 철학을 얘기하기 보다 ‘농업이 유지되고, 농업인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양조장 앞에서도 쌀농사를 하던 곳이 조금씩 사라져 가는 게 아쉬웠습니다. 쌀 수요가 많은 양조장이 있음에도 안정적인 수요처가 없어 사라져 가는 모습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지역쌀을 소비하고 농업인의 부흥을 이끄는 일이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최근에는 마을의 관광자원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돼 관광화에 조금은 가까워진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주변에 작은 공연장도 만들어서 쉽게 찾는 곳으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원주에도 공연 인프라가 적지 않아 판소리, 사물놀이, 락 등을 공연할 수 있습니다. 시골이라는 공간이 나이 든 사람들이 늙어 가는 곳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살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합니다.

지역 쌀(위)이 많이 사용되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양조장이 목표다. ⓒ모월양조장

모월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요?
‘모월(母月)’은 한자 그대로 풀면 ‘어머니 달’이란 뜻입니다. 원주의 옛 지명이라고도 하는데 행정구역상의 이름은 아니었고, 동학혁명 때 생겼다고 합니다. 동학혁명 때 패한 사람들 일부가 도망쳐 숨어 들어온 곳이 원주입니다. 당시 외부인들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모월산(원주를 둘러싸고 있는 치악산 등을 가리키는 암호 같은 말)에 기거하고 있으니 걱정 마라’ 이런 문서를 보냈다고 합니다.

동학혁명 외에도 천주교 박해, 민주화운동 때도 원주로 피신해 온 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결국 모월은 ‘원주에 오는 사람들은 다 품어주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원주 시민의 70~80%는 외지 출신입니다. 자연복구를 주장하는 생명사상운동을 펼친 고 장일순 선생은 ‘좁쌀 한알’이란 책에서 이렇게 외치셨습니다. ‘모월은 어머니 품 같은 자세로 살자는 의미다. 원주에 오는 사람은 누구나 어머니처럼 대접을 해야 돼.’ 이런 의미를 살리고 싶어 양조장 이름과 술 이름을 ‘모월’로 정했습니다.

모월이라는 이미지에 담겨 있는 어머니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술병도 한복을 입은 여성 치맛자락을 생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바닥은 조금 더 안정감이 살게 됐고요. 원주의 치악산 상원사가 가진 유명한 전설 중에 ‘은혜값은 꿩’ 전설이 있는데, 전설을 형상화해서 만든 동종(구리종)도 술병과 비슷합니다.

‘모월’의 의미가 병과 라벨에 반영되어 있다. ⓒ모월양조장

‘협동조합’이 조금 생소한 느낌이 듭니다.
‘협동조합’은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하여 공동의 경제적, 사회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입니다. 강원도 원주가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태동이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살림 조합도 여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농민단체가 원주에서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농민의 날(11월11일)도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농민의 날은 원주농협에서 11월에 시작한 작은 지역행사였습니다. 그러다 원주시는 1964년 흙 ‘土’자가 겹치는 11월(十一) 11일(十一)을 농업인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이후 원주의 기념일이 국가 기념일로 바뀐 겁니다. 저희가 사용하고 있는 쌀 브랜드 ‘토토미(土土米)’도 농업의 날과 관계가 있습니다. ‘인간과 흙은 떨어질 수 없다’는 농자 철학을 담은 원주의 고품질 쌀 브랜드입니다. 토토미는 ‘토(土)’ 자를 사용해서 삼광벼에 붙인 이름인데, 이 벼 자체가 농민의 날 기념쌀입니다.

협동조합 회원들과 같이 박람회 부스를 운영했다. ⓒ모월양조장

이런 환경때문이어선지 처음부터 협동조합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이미 원주에는 많은 협동조합이 있었고, 저희 조합원들도 다른 협동조합에도 속해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혼자하기 힘든 양조장을 만드는 방법으로 협동조합을 선택했습니다. 2014년에 8명이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현재는 13명의 조합원이 있습니다. 고교 시절 친구들이 의기투합했습니다. 다들 농부의 자식이었기에 원주에서 논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우리가 술을 만들어서 술의 원료가 되는 쌀을 없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목표가 만들어졌습니다. 조합원 대부분은 각자 일을 하면서 시간이 되는대로 양조장 일을 돕고 있습니다. 최근에 주말에는 술병 라벨을 붙이거나 같이 술을 빚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배당금은 없지만, 조합원들의 꿈은 돈을 많이 벌어 다 같이 여행을 가는 겁니다. 술 좋아하는 동네 친구들끼리 아일랜드 위스키 여행, 홋카이도 맥주 여행, 프랑스 와인 여행 등을 떠나는…. 그런 배당을 하려고 합니다.

술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주세요.

술 빚기를 진행 중인 김원호 대표 ⓒ모월양조장


두 가지 약주의 레시피는 같습니다. 약주를 새콤하게 만들기 위해 물은 많이, 누룩은 적게 쓰고 있습니다. 이양주 만드는데는 멥쌀을 쓰고 있고, 조효소제나 효모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100일 정도 발효시켜야 약주가 만들어집니다. 모월의 약주는 단맛이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은 기분 좋은 신맛이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원하는 술의 제조법이 술에 잘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술을 만들지 않은 것은 모월양조장 주주인 협동조합원들이 모두 술꾼들이라, 단맛 나는 술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내 입맛에 맞는 술을 만들어야겠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기분 좋은 신맛을 내기 위해 도수를 맞추고도 한 달 이상 후숙성시킵니다. 약주는 발효와 숙성에 6개월 가량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소주는 약주 제조법과 동일하게 발효를 하지만 상온에서 발효시킵니다. 과거 소주는 더 길게 했습니다. 약간은 식초처럼 새콤한 맛이 더 생기게 120일까지 발효했습니다. 지금은 짧게 발효한다고 하지만 20도 이상 온도에서 75일간 하고 술이 된 이후 증류합니다.

원료는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요.
원료 자체는 상당히 단순합니다. 술을 만드는 원료는 딱 3가지입니다. 쌀, 누룩, 물(지하수)이 다입니다. 쌀은 토토미(삼광벼)를, 누룩은 송학곡자와 진주곡자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은 지하수를 정수해서 씁니다. 원주에서는 삼광벼를 적기 이앙하고 적기 수확함으로써 영양가와 밥맛이 좋은 고품질 쌀이 나옵니다. 원주 문막 평야에서 생산되는 토토미 쌀은 남한강 상류를 이루는 기름진 섬강 주변에서 자라 맛과 질이 우수합니다.

처음 조합 만들었을 때는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신 쌀을 사용하다가 부족한 양은 동네 쌀로 보충했습니다. 이후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농협과 MOU를 맺어 해결했죠. 지금은 직접 재배 5%, 지역쌀 15%, 농협쌀 80%의 비율로 쓰고 있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쌀을 도정하거나(왼쪽 사진) 지역 토토미(오른쪽 사진)를 구매해서 술에 사용한다. ⓒ모월양조장


양조장을 카페 형태로 만드신 이유는 무엇인지요?
과거 양조장이 좁아 방문객 맞이하기가 힘들고 덜 위생적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발효 공간과 손님맞이 공간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었죠. 그래서 양조장을 새로 만들면서 손님들이 편안하게 찾아오실 있고, 양조장 교육도 가능하게 하려고 신경썼습니다. 양조장이지만 동네 사람들이 와서 테라스에 앉아 차도 마시고 쉬는 사랑방 형태의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다 보니 조합원들도 매주 와서 일을 도와주고 쉬었다 가는 일이 많다 보니 휴식 공간도 필요했습니다.

카페를 만들었지만 결국 조합원들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양조장 위에 카페를 만들고 나서 ‘찾아가는 양조장’에도 뽑히도…. 카페가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우리술 품평회 대통령상’, 올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뽑혔는데 전후의 차이가 있는지요?

‘2020년 우리술 품평회’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모습. ⓒ모월양조장


대통령상을 받은 후엔 영업하지 않았는데 주문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영업을 해도 원하는 만큼 못 팔았습니다. 술이 맛있어도 영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죠. 상을 받고 나서는 팔아주는 유통업체도 많고, 오히려 물량을 제때 만들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역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희는 사실 막걸리 제품이 없어서 지역에서는 큰 주목을 못 받았습니다. 우리술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언론에도 노출이 되고 원주지역 방송 잡지에 나오면서 지역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오셔서 직접 구매하는 분들도 늘었습니다.

조합원들의 의구심도 사라졌죠. 좋은 마음에서 한 것이지만 투자였기에 계속되는 자본잠식에 대한 불안이 있었는데, 상 받고 양조장이 바빠지는 모습에서 마음의 안도가 생긴 듯합니다. 주말에 나와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올해 찾아가는 양조장 선정은 되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제대로 된 사업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10월 이후 양조장 컨설팅 등을 진행할 수 있을 듯합니다.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에 맞게 공간 확보도 다시 하려고 해요. 내년에는 농업 융복합 지원 사업을 신청해 제2공장으로 소주 공장을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0년 우리술 품평회’ 대통령상을 받은 모월 증류주 ⓒ이대형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처음 협동조합을 만든 목적에 부합하게 ‘원주지역에서 생산되는 토토미 10% 사용’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원주의 농업을 확장하는 것이고요. 지금은 술을 만드는데 쌀만 사용하지만 원주 농업인들이 생산하는 고구마나 옥수수 등 다양한 농산물을 납품받아 사용하려고 합니다.

일본 삿포로 맥주처럼 특정 지역에서만 파는 술이 있습니다.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 만든 거죠. 이 술을 사먹기으려고 그 지역을 방문합니다. 저도 원주에 와서 사서 마시는 원주 술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술을 더 많이 발전시켜 동네 사람들이 혜택을 보게 하고 싶습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결국 그 지역의 농부들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술과 농업을 통해 사람들이 돌아오는 원주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다양한 원주 특산물을 이용해서 술을 만들어 보려 한다. ⓒ원주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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