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넘어서는 전통주 연구들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10

한국식품영양과학회 발간 ‘식품산업과영양’에 투고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과거 전통주에 대한 연구는 원료 부분에서는 양조 미생물과 관련된 분류 연구, 제조와 관련해서는 고문헌의 제조법을 분석하거나 첨가물을 통해 신제품을 제조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분석에서도 알코올, 산, 당을 분석하거나 기기분석을 통해 유기산, 유리당 또는 관능적인 부분에 있어서 입과 코를 통한 기호도 조사 또는 술의 향기 분석 등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과학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분석 방법들과 IT 기술과의 협업을 통해 과거와는 다른 전통주 연구들이 진행이 되고 있다. 이번에는 전통주의 다양한 협업 연구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양조 미생물의 유전체 연구

양조 미생물 연구는 오래전부터 진행되었다. 효모를 발견한 이후 루이 파스퇴르가 효모에 의해서 발효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내고 이후 순수 배양기술을 이용해서 효모를 술 제조에 사용했다.

전통적 누룩은 전통 종균(스타터)을 첨가하지 않고 주원료에 부재료를 첨가, 혼합하여 원료나 공기 중에서 유입된 환경 미생물에 의한 자연발효과정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원료, 계절, 제조방법 등에 따라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이 다르고 이에 따라 발효과정이 다르게 나타나고 누룩의 미생물 군집 및 품질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움이 있기에 누룩의 산업화, 표준화는 전통주 산업화에 걸림돌로 이야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과거의 양조 미생물 연구를 넘어서서 기존 단일 미생물 중심의 접근에서 집단/복합적 군집에 대한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유전체 정보 분석 연구를 시도하는 방향으로 연구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미생물 유전체 기반 분석으로 유용 미생물의 판별과 동정, 분석 등과 같은 확장된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는 유전체학을 양조 미생물에 접목해서 고문헌에 기록된 전통 누룩을 현대적으로 체계화하고, 양조 미생물의 분리・선발 및 유전체 분석을 수행하여 우수 균주의 종균화 하는 연구를 추진한 것이다(그림 1).

양조 미생물의 유전체 연구 결과를 보면 유전체 연구를 통해 유용 미생물의 발굴 및 고품질 주류 개발 연구에 핵심기술로 사용하게 되었다. 먼저 전통 누룩 유래 우수 효모 표준 유전체 확보를 통해 고품질 황국 제조기술과 전통 누룩 안전성 분석을 통해 전통 누룩 및 전통주의 아플라톡신 안전성을 평가하여 아플라톡신 생성 제어 기반을 완성하였다. 또한 최근 개발된 몇몇 제품에 우수 양조적성 효모 두 균주를 이용했으며 누룩 우점 유산균 증폭 발효 기술 및 우점 유산균을 이용한 제품 개발을 진행하였다. 이 제품들은 현재 많은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전통주 소비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전통 누룩으로부터 우수한 향미를 지닌 토종 효모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애 98-5 균주를 분리하여 양조 특성을 구명하고 표준 유전체 해독을 완료, ‘전통주 발효제 보급사업’을 통해 전국의 전통주 업체에 발굴된 균주를 무상 보급하였으며,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애 KSD-YC를 활용한 약주 개발을 완료하여 우리 토종 효모의 산업적 활성화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와 다른 새로운 연구방법을 통해 산업적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미생물 자원의 표준유전체 정보 분석 및 기능 연구를 통해 우수형질을 결정하는 유전자원의 정보와 동시에 미생물 자원의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구실에서 끝나는 연구가 아닌 현장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미생물 연구가 진행된 것이다.

noname01.bmp 토종 효모를 이용한 연구 과정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전통주 연구

IT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집에서만 사용하던 전화기의 경우 유선전화기를 넘어서 무선전화기로 넘어간 것이 90년대 초였다면 초기 전화만 받을 수 있던 휴대용 전화기로 넘어간 것이 90년대 중반인 듯하다. 이후 휴대용 전화기에 사진기가 들어오고 인터넷이 되기 시작하면서 그 발전 속도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2G, 3G를 넘어서 현재는 최신 5G 시대로 넘어 서고 있다. 이러한 휴대용 전화기의 속도 변화처럼 IT에서도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인공지능(AI), 무인자동차, 자동화 공장 등이 새로운 사업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이러한 최첨단의 IT 발전 속에서 전통주를 만드는 부분은 아직 과거의 방법에서 쉽게 변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IT 기술을 전통주에 접목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아직은 양조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IT 기술들은 대부분이 해외 업체가 선도를 하고 있다. 맥주와 와인에서는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데(1) 이것은 자본을 통한 연구의 지속적인 부분과 함께 오랜 기간 맥주나 와인의 발효 기술 및 노하우의 축적으로 인한 것이다. 아직 전통주 업체들이 IT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지 않지만, 전통적인 발효방식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방법의 하나로 생각된다.


2.bmp 맥주 신선도를 관리할 수 있 펍이노 홈페이지.

현재 대표적인 기술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사물인터넷이다. 각종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내장하여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술이다. 무선 통신을 통해 각종 사물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해외 와이너리 중 사물인터넷을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최상의 맛을 내는 발효방법을 찾는 것이다. 와이너리 곳곳에 IoT 센서를 배치해 와이너리 습도와 온도, 일조량 등의 정보를 취합해 생산자에게 제공하고 포도의 상태를 확인해 수확하는 시기를 정할 뿐만 아니라 발효조에도 센서를 설치해서 발효 시의 온도, 당도, pH 상태를 센서로 확인해 최적의 생산을 하는 것이다.

국내 양조장에서도 이러한 IoT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 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서 진행하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소규모 쌀 막걸리 양조장 설비 및 품질관리 시스템 개발」 사업이다.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 끝나는 연구 사업으로 최종 연구목표는 소규모 양조장(다수, 영세)을 대상으로 쉬운 사용, 편리한 관리,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이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사물인터넷 스마트 양조장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업체는 양조에 사용되는 다양한 센서들을 통해 발효온도, 알코올, 산, 당, pH 등의 발효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렇게 수집된 빅데이터들을 분석해서 발효 최적 조건을 찾는 것이다. 여기에 참여한 국내 업체는 양조를 하는 업체도 있지만, IT 업체도 참여함으로써 업종 간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IT 업체는 클라우드 기반 사물인터넷 스마트 양조장 플랫폼 연구개발 및 제조, 유통, 마케팅 등 다양한 활용 서비스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품질관리 인자 센서 및 자동제어 장치 개발기술을 했고 그 기술을 양조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이 연구용이지만 진행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전통주의 새로운 시도이기에 그 결과도 상당히 기대된다(2).

이외에 일부 업체들은 작은 발효조를 이용한 자동 온도 제어 시스템을 개발한 곳도 있다. 온도 센서와 데이터, 냉각기, 통신 모듈로 구성된 시스템을 막걸리 발효기에 적용해서 외부에서 발효기를 원격 제어할 수 있고 발효에 필요한 온도 유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전통주 산업이 바뀌려면 기존의 제조방식에 대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기에 전문가의 협업이 필요하다. 이제는 전통주도 양조라는 부분에 IT를 접목해 생산성과 상품성을 높인 제품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대기업과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제목 없음.png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막걸리를 빚는다


전통주 자동 홈브루잉 장비

과거부터 집에서 마시던 가양주 문화는 일제강점기의 주세법을 그대로 이어받은 근대의 주세법에서도 자가 양조를 금지했기에 밀주(密酒)가 아니면 집에서 만들 수가 없었다. 1995년에 자가 양조(가양주)를 허용하면서 현재처럼 집에서 술을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현재 많은 전통주 교육기관이 생기고 그 교육기관 또는 전통주 제조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 가정에서 전통주를 빚는 분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발효 관리 또는 원료의 처리 등에 있어 어려움이 많아 좋은 전통주를 만드는 것이 힘들다. 이와 비슷하게 맥주 붐과 함께 집에서 만드는 홈브루잉 맥주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고 조금 더 정교하게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맥주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예측하고 가정에서도 수제 맥주를 만들어 즐길 수 있는 장비가 출시되었다. 맥주 제조기는 맥주 제조의 전 과정을 자동화한 제조기로 캡슐과 물을 넣고 작동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발효와 숙성 과정을 포함해 2~3주 만에 자신이 원하는 맥주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대표적인 맥주 5종을 제조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을 통해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다. 또한 가전업체는 몰트 제조업체와 제휴해 수제 맥주 제조에 필요한 캡슐 세트를 공동 개발했다. 프리미엄 몰트와 발효를 돕는 효모,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홉, 플레이버(향료)도 판매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맥주 제조기일 수도 있지만, 이 원료들을 간편화 하기 위해 한 연구들이 더 중요해 보인다. 몰트 농축액은 맥주 원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고 이 농축액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따라 제품의 품질이 좌우된다. 이 몰트 농축액을 캡슐화하기 위한 많은 연구를 했을 것이다. 또한 효모, 홉 등에 대한 연구도 쉽게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발효기간 동안의 온도관리도 중요할 것인데 맥주 제조기에 온도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맥주 제조기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원료부터 발효 미생물, 발효방법과 패턴 등에 대한 완벽한 연구 결과들을 제품에 접목했다는 것이다. 가전업체이지만 많은 부분을 양조 연구원들과 협업을 했을 것이라 예상된다.

이 장비를 보면서 전통주 제조기가 개발되는 것에 대해 상상해봤다. 물론 맥주의 발효방식과 우리 전통주 제조방법은 다르기에 맥주보다 더 많은 요소를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제조기 제작을 위해 전통주 연구를 한다면 당화제, 발효 미생물, 발효 패턴에 대한 연구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가양주의 제조에 있어 조금 더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것이다.

3.bmp 가전업체에서 개발한 자동 맥주 제조기.



위의 언급된 내용들은 전통주가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되었으면 하는 내용들이다. 과거에 비해 과학의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의 연구방법을 통한 연구도 중요하지만 발전하는 과학 속도에 맞게 새로운 분석법, 새로운 분야와의 융합연구 등이 전통주 연구에도 필요하다. 아직 전통주 연구는 많은 부분에서 과거의 연구방법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통주에 대한 융합연구가 많지 않기에 다양한 연구 분야가 존재할 수 있고 쉽게 산업과 접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통주의 융합연구에 대한 방법론을 조금 더 많은 연구자가 고민하고 확대시켜서 전통을 넘어서는 전통주 연구로 진행되었으면 한다.




(1) 이형근. IoT 막걸리, 블록체인 전통주. 더술. 2019.2.15. Available from: http://thesool.com/20190213_01-2/

(2) 김은희.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막걸리를 빚는다. 전자신문. 2018.10.25. Available from: http://www.etnews.com/20181025000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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