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출발지역 Pamplona
도착지역 Puente la Reina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판초우의, 그리고 휴식과 내일을 위한 기대감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23.9 km / 7.5시간 (자료에 따라 24.2km로 표시되어 있다)
주요지점 Pamplona ~ Cizur menor ~ Zariquiegui ~ Uterga ~ Muruzabal ~ Puente la Reina
자치주 Navarra
6월 초이지만, 뜨거움이 더했던 어제 저녁... 게다가 론세스바예스에서 만났던 인연을 이어가 황홀한 저녁시간을 보냈기에 그 열기가 더해졌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침이면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와 다음 목적지를 향해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와 오늘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동규가 오늘부터 같이 동행하기로 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또다른 동행이 생김으로써 4명이 순례길을 이어갔다. 팜플로나의 새벽은 조용했다. 간혹 밤새 술마신듯한 청년과 아가씨들이 얘기소리가 들려오기는 하지만, 축제같았던 어제 저녁의 풍경과는 달랐다. 가느다란 가로등이 좁은 팜플로나의 골목길을 비출 뿐이다. 인적이 없는 곳에 보이는 사람이라고는 배낭메고 일찍 나선 순례자 뿐이다.
6시에 일어나면 동이 트기 시작하고 아직까지는 찬 새벽기운이 머문다. 이때가 가장 걷기 좋은 시기이다. 9시가 넘어서면 해빛이 뜨거워져 더위가 엄습하기 때문이다. 숨이 턱턱막히는 한국의 여름은 아니지만 뜨거운 햇빛때문에 모자가 없으면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이다.
알베르게에서 나오면서 별도로 아침식사를 준비하지 못한것도 있지만, 밖에 걸으면서 맛있어 보이는 Bar에서 아침식사를 하자는 의견이 많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 팜플로나를 벗어나기 전에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빵집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Cafe con leche 또는 Cafe Solo 한 잔과 크라상 또는 토스트로 입맛에 따라 주문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맛보는 크라상은 달지도 않고 담백하고 크기가 커서 한국에서 맛보는 크라상과 비교할 수 없다.
여유로운 아침 시간.. 그리고 이어지는 발걸음. 오늘도 역시나 걷기 시작하면서 서로 벌어지기 시작한다. 자기 스타일을 고수하다보니 테스님은 앞에서, 다른 일행은 뒤에서 따라온다. 나는 중간에서 앞뒤를 연신 확인하면서 거리조절과 잘 따라 오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도심에서의 순례길은 그닥 잘 볼 수가 없었다.
5km 이상 걸어서 팜플로나를 완전히 벗어났을때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양옆에 펼쳐진 밀인지 보리인지 알 수 없는 밭의 풍경이 끝없이 이어지고 그사이 길을 따라 갈림길없이 뻗어있어 일행 걱정을 덜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낮은 언덕이 연이어 보이고, 그사이에 가끔 서있는 나무가 신기해 보일 정도로 한국에서보는 시골 풍경의 모습과는 달랐다.
마을 외곽에 다다랐을때 정면에 가로질러 나타난 산줄기가 보였다. 오늘 '용서의언덕(Alto de Perdon.)'을 지나간다고 했는데 그 언덕이 있는 곳으로 짐작이 되었다. 멀리서 보아도 높아 보이는 산줄기와 그 위에 줄지어 서있는 풍력발전기의 모습...
"피레네 넘으면 더 이상 산을 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또 있다니.."
더이상 없을 줄 알았던 산의 오르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일행은 쉬어가기 전까지는 같이 무리지어 걷는 경우가 없다. 걷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신의 습관대로 걸어서 사이가 벌어지기 일쑤이다. 그래도 왜 빨리 걷는지 물어보아도 같이가자는 말은 하지 않는다. 나름에 배려라고 해야 할까? 낮은 산이 연이은 동산은 밀인지 보리인지 알 수 없는 밭으로 빼곡했다. 누렇게 익어가는걸 보면 보리같기도 한데... 이보다 중요한것은 푸른 하늘과 곡식이 물들어간 누런 벌판의 풍경이 아주 멋드러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길변에 피어있는 양귀비꽃이 밋밋한 풍경에 변화와 재미를 주고 있다.
고개가 가까운듯 하지만 쉽게 가까워 지지 않는다. 워낙 평평한 지대이다 보니 거리감을 좀처럼 느낄 수 없었다. 아주 먼곳도 가까이 보이기에...
걷는 내내 앞뒤로 다른 순례자들이 연신 스쳐간다.
" Hola!" 이 한 마디 말을 연신 보내고 있다. 나야 익숙해지다보니 똑같인 "Hola"로 인사를 해준다. 하지만 다른 일행은 어색한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인사를 하겠지하며 여기서는 지나가면서 순례자들끼 이렇게 인사한다고 얘기만 해주었다.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팜플로나 시내가 보이고, 한 줄기 선처럼 이어진 길위로 순례자들이 점점히 박혀 있다. 가까워 보이지만 점처럼 보이는 순례자들은 우리와 꽤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 그런대도 거리감이 없어 가깝게 걷는 순례자처럼 느껴졌다.
언덕 아래 Zariquiegui라는 작은 마을에 다다랐다. 점점 뜨거워지는 태양을 벗어나 시원한 곳에서 쉬고 싶었기 때문이다. Bar에 도착했어도 뒤쳐진 일행을 기다리며 길변에 배낭을 내리고 기다리며 Bar에서 마실거리를 주문했다. 이럴때는 물보다는 시원한 맥주(cerveza)가 최고이다. 한 잔에 1.5유로 정도 하는데 이곳은 콜라보다 싼것이 맥주이다. 맥주로 목을 축이면서 그늘에 앉아 있으면 배낭이 품고 있었던 열기도 다시 빠져나가 시원해진다. 이 뜨거운 초여름의 기온을 언제까지 느껴야 할지 걱정아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같이 쉬었던 순례자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털고 일어나 걷기 시작한다. 왠지 모르게 우리도 더 쉬기보다 언덕을 넘어가야 할것같아 남은 맥주를 입에 털고 배낭을 다시 들춰맸다.
용서의 언덕까지 얼마남지 않은 이길이 나름에 깔딱고개이다. 앞서 걸었던 오르막길에 비하면 경사가 좀더 심하고 좁은 비탈길로 바뀌기 때문이다. 길이 좁아지면서 순례자들끼리 좀더 가깝게 붙어서 걸어야 했고 눈에 익은 순례자들도 보였다.
미국에서 온 젊은 순례자는 거리낌없이 사진을 찍는 나를 보면서 말을 걸어온다. 물론 영어로 말이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인사하며 왜 여기에 있는지, 카메라가 어디꺼인지 질문을 한다. 그리고 본인은 유투버라고 소개하며 작은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를 가지고 다닌다고 얘기를 한다. 잠깐의 대화.. 그리고 다시 우리보다 앞서서 용서의 언덕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바로 코앞이 용서의 언덕(Alto de Perdon) 꼭대기이다. 왜 용서의 언덕이라는 말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지나가던 순례자들이 힘든 언덕을 올라오면서 복받쳐 울면서 스스로에게 용서를 했던건 아닐지... 그리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이곳에 있는 줄지어 걸어가는 순례자의 조형물 사진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제서야 그 모습을 보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와서 내 눈으로 똑바로 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 내가 진정 이곳에 와있는 건가? 진찌인가? 내가 그렇게 오고 싶어하고 보고 싶어하던 곳인데..!!!"
일행들이 다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서야 기념비 앞에 배낭을 풀고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진도 찍고, 조형물 앞에 다가가 어루만져 보기도했다. 그늘이 없는 언덕꼭대기 이지만 시원한 바람때문에 견딜 수 있어 땀을 식히며 주변을 내려다 보았다. 왼쪽으로 가면 앞으로 가야할 푸엔테라 레이나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우리가 지나온 팜플로나가 보였다. 그리고 정면에는 말을 타고 걸어가는 순례자 조형물이 보인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하루종일 이곳에 앉아서 바라보아도 좋을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물고 싶었으나 일행들은 20분 도 안되어 내려가려고 준비 중이다.
"벌써 내려가자고? 더 있다가면 좋겠는데. 왜 빨리가려하지? "
나혼자 였다면 한참을 더 있었을텐데 혼자가 아니기에 다수의견을 따라 내려가야 했다. 진한 여운보다 아쉬움이 너무나 컸던 '용서의 언덕' 이다.
내리막길은 오르막보다 힘들었다. 자갈이 많고, 경사가 급하다. 발가락이 신발앞을 자극할 정도이고 무거운 배낭으로 인해 발바닥은 잔돌의 느낌을 그대로 받아 들여야했다. 이마저도 용서를 하며 걷자는 마음으로 내려선다. 고개를 넘어서자 기온이 급격히 오르는 느낌이다. 바람이 없고 햇빛이 가득 채우고 있다.
우리보다 한참 앞서간 동규는 가끔씩 사진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어디에 뭐가 있고, 오렌지쥬스파는 매대의 아가씨가 이쁘다는 얘기까지... 가장 나이가 어린대도 우리를 위해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었다.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잇는 곳은 마을 밖에 없다. 마을에 들어서면 Bar 또는 교회 처마 아래에서 쉬며 햇빛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개의 작은 마을을 지나 Puente la Reina 에 다다랐다. 아직도 뜨거운 기운이 남아 있어 빨리 알베르게를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 공립알베르게를 찾아가는데 위치를 잘못알아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마을 입구로 되돌아 나와서 찾을 수 있었다. 그사이 다른 순례자들이 앞서 알베르게에 들어가 줄을 서고 있었다. 어디라도 내가 몸을 뉘울 수 있는 곳이 최고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처음 이길을 찾아온 일행들은 그렇지 않은것 같았다. 좀더 깨끗하고, 좀 더 넓고 쾌적한곳을 찾아가자고 한다.
그게 중요할까 싶지만, 아직은 순례자라기 보다는 여행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고생을 무조건 해야하는것은 아니지만 처해진 상황에 맞춰가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은데 무조건 좋은곳 부터 찾는것이 의아해 할 뿐이였다.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나의 산티아고"라는 영화를 끄집어 낸다. 그 사람들은 호텔에서만 자더라라고 말하면서...
다음에는 좋은곳을 찾아보겠다는 말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생각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다는것을 경험했기에...
푸엔테 라 레이나 공립알베르게에서 샤워를 하고 마을 구경을 나섰다. 이곳에 '여왛의다리'가 있다고 하길래 찾아가 보기로 했다. 다른 일행한테 얘기하니 덥다고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새벽 나가는 길에 본다하더라도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을것 같아 혼자 마을 구경하기 위해 나섰다. 마을 구경도 하지만 bar나 Alimentacion(식료품점)이 어디에 있는지 답사하는것도 포함된 것이다.
알베르게에서 나와 좁은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니 오른쪽에 성당이 보인다. 성당문이 산티아고대성당 무과 모양이 유사한 형태로 되어 있다는 안내판을 보고 호기심에 들어섰다. 시원한 성당의 공기와 조용한 예배지인 이곳... 처음으로 성당에서 Sello를 받은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길을 따라 내려니 가로막힌 강 위로 돌로 만들어진 다리가 보였다. 웅장한 'V' 형태의 다리... 아름다움 때문인지, 옛 스페인 여왕이 지나가서 생긴 이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올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있고 아름다웠다. 스페인 순례길을 걷다보면 많은 다리를 만난다. 작은 개울에도 사람들이 건널 수 있도록 작은 다리를 놓은것도 볼 수 있다. 그만큼 사람에 대한 배려가 큰 곳이다.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de los Padres Reparadores
숙박비 (유로) 5유로
침대형태 100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No - 1회용 커버 제공(무료)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없음)
세탁기/건조기 Yes / Yes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이 있다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1) 공립알베르게로 오후 12시부터 개방
2) 생각보다 환기가 안되 더운 편, 6월이후에는 자제하길 바란다.
3) 2층 이상 알베르게 에서는 계단을 올라서야 1층이라 부른다. 이후에는 2층이며, 입구 들어서는 공간은
0층 또는 그라운드 층 이다.
4) 등산화또는 외부 신발은 침실 외부에 보관해야 함.
5) 주변 Bar 및 레스토랑은 스페인어 및 영어가 표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