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출발지역 Santo Domingo de la Calzada
도착지역 Belorado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22.0km (22.1km) / 7시간
주요지점 Santo Domingo de la Calzada ~ Granon ~ Castidelgado ~ Viloria de Rioja ~ Belorado
자치주 La Rioja / Castilla y León
점점 모든것이 익숙해져 갔다. 오전에 목적지에 도착하여 잠들기 전 까지 시간이 꽤나 길고 지루하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지루함이 없다. 새벽 5시에 일어나 5시 반이면 알베르게를 나서고 오후 1시 이전에 목적지 알베르게에 도착하고 점심을 먹고 마을 구경을 하다보면 어느새 저녁때이다. 이제는 오후 시간이 짧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만큼 순례길에서 생활이 일상이 되었다.
"여행이 아니라 그냥 일상생활이다. 단지 매일 걷는 것을 제외한다면... "
예전 같으면 어제 슈퍼마켓에서 사놓았던 빵과 우유로 아침식사를 대신하였을 테지만, 지금은 순례길에서 처음 만난 Bar나 카페에서 크라상과 카페 콘 레체 한 잔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이또한 일상이다. 결국 어떠한 여행속 삶을 보내는지는 자신이 선택하기 나름이다. 돈을 아끼며 보낼건지, 적당한 비용를 내면서 식당과 Bar를 이용하며 여유를 누릴건지, 저녁도 menu del dia를 선택할지 아니면 알베르게에서 조리해먹을건지 그것도 선택이며, 그냥 걷기만 할건지, 짧게 걷더라도 쉬어가는 도시마다 관광을 겸하며 다닐건지도 선택이다. 정답이 있는것이 아니라 자기 만족이 우선이다.
Belorado가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이다. 내가 오르막길을 가고 있다는 것조차 느낄 수 없을 만큼 완만하고 평이한 길이다. 아직 메세타 평원에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평원처럼 넓은 구릉이 계속되는 길이다. 그곳에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가 땅의 색깔을 결정한다. 밀밭이 남은 곳에는 옅은 갈색빛이며, 양귀비가 자라는 곳에는 하얀점과 붉은점이 가득한 붉은빛이 감돈다. 그리고 어느곳은 푸른빛이 감돈다. 멀리서 보면 작은 천을 짜깁기한 식탁보를 펼쳐 놓은 듯 하다.
그리고 부드러운 곡선이 능선을 만든다. 그 아래에 순례자들이 지나가고 길이 헷갈릴가 싶어 돌로된 이정표와 크고 작은 십자가가 군데군데 보인다. 이또한 매일 보는 일상적인 모습이다. 점점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편하고 내가 있어야할 곳이라는 착각이 들정도이다. 내생활이 이렇고, 한국에서 살던 내 모습이 꿈인것처럼 느껴진다. 회피일까? 아니면 내가 바라는 삶이라서 그런걸까?
스페인 사람들이 순례길에 대해서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 느끼는 부분 중에 하나가 도로 변 기둥에 표시된 가리비 표시나 순례길 표식이 보일때이다. 이를 공사하면서 설치하였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 였다면 과연 이렇게 할까? 오늘따라 걸으면서 수많은 생각이 머리속을 지나간다. 오늘 만큼은 일행에 대한 불편함이나 짜증을 내는 사람이 없다. 그저 편안한 순례길이다.
Belorado에 다다를때까지 부드러운 길이 연속이다. 풍경도 부드럽다 보니 내마음도 부드러워 지는가 보다. 대부분의 작은 마음에는 최소한 교회 또는 성당이 2,3개 정도씩 존재한다. 크기도 다르고 불리우는 이름도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마을에서 만나는 교회건물을 보는것도 재미있다. 어느곳엔 열려있어 쉬어가기도 하고 Sello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모든 Sello를 받으려면 크레덴시알이 부족 할 듯 하여 나같은 경우 3개를 만들어서 이번 순례길을 시작했다. 하나는 생장 사립알베르게에서 만들었고, 하나는 생장 사무소에서 발급받았고, 나머지 하나는 한국의 순례자협회에서 받은 것이다 그래서 각각 달리 Sello를 받으며 길을 걸었다.
이또한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다.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Belorado마을 입구이다. 입구앞 오른쪽 산자락에 수영장을 갖춘 알베르게가 있는데 5유로 정도여서 더운날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간다. '아름다움' 이라는 의미를 가진 Belorado는 이름 만큼이나 고전적인 느낌이 풍성한 도시이다. 도시 중간에 광장과 함께 산 페드로 성당(Iglesia de San Pedro) 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의 공립알베르게는 마을 초입에 있으며 2층과 3층에 침실이 있는 아담한 알베르게 이다. 여성 오스피탈레로가 이곳에 머물며 순례자들을 맞이해 주고 있었다.
방배정을 받고 담배 피울겸 마당으로 나서니 오스피탈레로도 밖으로 나온다. 가볍게 눈을 마주치고 인사하고 나니 이것저것 질문과 자기 얘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 나는 이곳에 있은지 몇 년 되었어요. 순례길 걷다가 마음에 들어서 이곳에 자리잡았는데 여러 사람들이 많이 오지요. 그러다가 겨울에는 사람들이 없지요. 그럴때는 이곳에 있기가 힘들어요. 외롭기도하고 힘들고... 여행을 떠나고는 싶지만 이곳을 지켜야 하니 그렇지도 못하네요. "
나름에 신세 한탄이다. 옆에서 그냥 들어주면서 맞장구를 쳐주었다. 나또한 순례길에 알베르게를 열고 자리를 잡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걸리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한 장소에 묶여 머물러야만 하다는 것이 부담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생각이다. 하지만 나보다 훌륭한것은 벌써 시작했고 나름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한국인들이 자주 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당 한곳에 한글로 쓰여진 문구도 보인다. 사진으로 남겨놓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친절한 그녀는 저녁때도 당부의 말을 한다. 오후 9시 가 넘으면 단체로 오는 손님들이 있는데 이들 저녁식사를 차려줘야 하기때문에 시끄러울 수 있음을 얘기해 준다. 비록 알베르게 자체는 조금 불편한 구석이 있지만 다음에 또 온다면 이곳에 머물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그리고 그녀가 해주는 저녁식사도 맛보고 싶기도 하고...
덧붙임...
순레길을 걷다보면 축제나 행사가 있는 도시를 만날때가 있다. Belorado에 도착하여 휴식할 때 저녁때 되어가니 밴드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축제가 벌어지는줄 알고 나가보았더니 단체로 맞춘 티셔츠를 입은 무리들이 브라스밴드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무슨 축제냐고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곳에 사는 사람드 학교 동문모임이라고 한다. 이들은 2년에 한 번씩 모여 이렇게 보낸다고 한다. 이들의 노래소리는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단순히 술만 먹고 노는 모임에 익숙한 나같은 한국인 중년의 모습이 아니다. 젋고 활기찬 즐기는 모임의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6월 17일 경에는 San Juan Najera 축제가 펼쳐진다. 그리고 7월 초에는 스페인에서 유명한 소몰이 축제인 산 페르민(San Fermín)축제가 팜플로나 및 주변 도시에서 10일 동안 펼쳐진다. 운이 좋다면 이 축제를 경험할 수 있지만 날짜가 맞지 않다면 그냥 지나쳐야 한다. 축제 기일에 맞춰 가더라도 알베르게도 붐비기 때문에 예약이 필수 이다.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municipal El Corro
숙박비 (유로) 8유로
침대형태 30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Yes - 1회용 커버 제공(없음)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
세탁기/건조기 Yes / Yes(유료)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 Supermercado(슈퍼마켓) 많이 있음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1) 공립알베르게로 13시부터 개방
2) 단체 예약이 가능, 자체 저녁식사 제공 - 9유로
3) 저녁식사가 괜찮음. 굳이 외부 레스토랑 이용하지 않아도 됨.
4) 남자 화장실 및 샤워실 이용하기 불편 함. 1층으로 이동해야 함. 3층에도 별도의 남자 화장실이
있지만 큰 방안에 있기때문에 사용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