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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차, 외딴 산속에서 하루를...

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Camino De Santiago - 14일차 Belorado - San Juan de Ortega)


출발지역  Belorado 

도착지역   San Juan de Ortega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23.9km (24.1km) / 7시간

주요지점    Belorado ~ Tosantos ~ VillaFranca ~ San Juan de Ortega

자치주      Castilla y León



  Belorado에 들어서면 3번째 맞이한 스페인 자치지방인 Castilla Y Leon에 들어섰다. 그러면서 주변 풍경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게 많이 보였던 포도밭과 양귀비꽃 지대는 보이지 않고 거의 밀밭으로 바뀌었다. 때로는 다른 농장물이 자라고 있지만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점차 평지처럼 보이는 구릉이 더 많이 보였다. 오늘도 새벽 5시에 일어나 대충 씻고 길을 나섰다. 어제와는 달리 시원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싸늘함이 느껴졌다.  나름 고도가 해발 700m가 넘는 고원 지대이기 때문이리라.


  편하게 티셔츠만 입고 나왔다가 급히 방풍자켓을 꺼내어 하나 더 겹쳐 입었다. 이제서야 몸이 따스해 졌다. 가볍게 옷가지를 가져온 동규는 반팔에 반바지만 입고 다니는데 오늘따라 무척이나 추워보인다. 여름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옷을 가져오면 낭패를 볼 수 있는 곳이다. 6월 말에 접어들면서 한낮에는 무척 덥지만 메세타평원이나 Ortega로 가는 구간은 해발 1150m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일상적인 일기예보만 믿고 움직이기에는 체감으로 느끼는 기온과 편차가 클 수 있다. 긴팔 옷이나 얇은 방풍자켓 정도는 준비가 필요하다.



Los Arcos 공립알베르게 벽면에 프랑스길에서 볼 수 있는 주요 성당이나 멋드러진 돌다리와 같은 볼거리를 소개한 포스터가 벽에 걸려 있었었다. 그중에 하나가 Belorado 도심을 벗어나면서 만나는 다리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른 새벽에 나오니 그 풍경을 충분히 즐길 수가 없다. 새벽에 나오면 나같은 사람에게는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냥 어둠속에서 헤드랜턴에 의지해 살짝 주변을 둘러볼 뿐이다.


  항상 출발하기전 또는 출발하면서 오늘의 코스와 쉬어갈 마을이 있는지 여부를 항상 체크하며 일행들에게 알려준다.  Villafranca부터 Ortega까지 약 12km 구간에는 산지 고개를 2개를 넘어야 하는 조금은 힘든 구간이다. 게다가 가이드북이나 정보사이트에는 마을이 없고 Bar같은것이 없는것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그래서 출발전에 식수 또는 간식거리를 준비하길 당부했다. 그러나 쪼리신은 푸드트럭같은것이 있을거라고 준비안해도 된다고 말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가이드북에는 Bar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가이드북을 자세히 살펴보니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그래도 모르니 준비하라고는 했지만 무게에 민감한 이들은 쪼리신의 말을 듣고 식수나 간식거리를 준비하지 않은 채 출발했다.  오로지 나만 여유 물통에 물을 채우고 Maria를 배낭에 넣었을 뿐....



  나같은 경우 길이 편하면 주변을 계속 둘러보면서 걷는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풍경을 눈에 담고 싶어서이다. 그러다 보니 Tosantos 지날즈음에 산자락 밑에 성당과 토굴이 보이는데 가운데에 소박하고 단순한 모양의 소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라 뻬냐 성모의 바위 위 성당'으로 Tosantos에서는 매년 9월 8일 뻬냐의 성모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빨리 걷다보면 놓치는 풍경이다. 찬찬히 걸으면서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하였던 것을 만날 수 있다.


 Villafranca까지는 3km 내외로 마을이 하나씩 보였다. 충분히 쉬어갈 곳도 있었고, 식수를 보충할 곳도 있었다. 그런데도 별도의 준비를 하지 않는 모습에 내심 불안해졌다. 


 " 나만 이러는 건가? 거기 가봐야 아무것도 없을텐데..."



  지평선이 부드러운 곡선이 이루는 풍경이 계속되지만 지루하지는 않다. 단순히 같은 색의 하늘과 땅만 보였다면 지루했을텐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조금씩 색감이 변하고 숲도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햇빛이 따스하게 느껴졌고 충분히 쉬어가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Villafranca를 지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나름 경사를 느낄 수 있는 오르막이 계속되었고 커다란 나무의 숲이 양옆에 펼쳐져 있지만 지나가는길은 넓다보니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띄엄띄엄 보이는 순례자가 있기에 이길이 옳바르게 가는 길임을 알 수 있지만 길위헤 자갈이나 솔방울로 만든 글자나 화살표를 보면서 또 한번 확신하게 된다.


  첫번째 고개마루에 다다랐을때 오른편에 순례자 기념비가 서있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하지만 여전히 내 일행들은 따로 또 같이 걷는다. 지금은 나와 뒤쳐진 바다바람님만 있고 동규를 포함한 나머지 일행은 앞서서 걷고 있다. 오르막이 힘들기도 하지만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없다는것이 더욱 힘들게 했다. 갈증이 더 자주찾아 왔지만 챙겨온 물이 여유로우니 그닥 걱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다바람님은 식수가 떨어진 모양이다. 결국 내것으 나눠주었다.  햇빛이 뜨겁다 보니 발걸음이 빨라질 수 밖에 없다. 이 더위를 조금이라도 짧게 보내고 싶기에... 두번째 고개에 올랐을때도 일행은 보이지 않았지만 너른 분지에 쉼터가 있어 이곳에서 한 번더 쉬었다. 푸드트럭도 없고 식수대도 없었다. 그저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와 이정표와 독특한 기념물만 설치되어 있을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조금 걱정이 된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떠나갔는데 제대로 걷고 있을지 걱정이다.



  이제 내리막이다. 해발 1150m의 고지대를 넘어선 내리막이다. 높은 지대이지만 따가운 햇살은 누그러들지 않는다.  Ortega에 다다르니 수도원과 Bar 하나만 달랑 있다.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Orgtega는 17세기까지 만들어진 마을중에 가장 오래된 마을이라고는 하는데 이제는 수도원과 순례자를 맞이하는 Bar 뿐이다. 다른 일행은 도착하여 성당안에서 쉬고 있다. 그리고 나한테 말한다.


  " 물이 없어서 갈증나고 해서 빨리걸었어요." 


 내말에 귀 귀울여 들어주었더라면 좀더 편하게 걸었을텐데... 그리고 모르면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나서서 사람을 힘들게 하다니... 앞으로 계속 부딛칠러가는 예감이 든다.



  오늘의 목적지는 Ortega이지만 숙소가 아직 열리지 않은 상태이고, 주변에 먹을거리가 없어 다른 일행들이 조금 불편해 하는 기색이다. 그렇다고 다음 마을인 Ages까지 가기에는 걸리는 것이 있다. 쪼리신은 발바다 물집때문에 배낭을 트랜스퍼 서비스로 이용하는데 배낭 도착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본인 휴대폰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해외 USIM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일행들은 다음 마을까지 가고 싶어하는데 한 명으로 인해 어찌 결정할 수 없었다. 결국 원래 계획대로 머물기로 했다.


 배낭 트랜스퍼 서비스를 하면 편하기는 하지만 돌발상황이나 일정 변경 등 상황에서는 대처할 수가 없다. 한 사람으로 인해 이래저래 불편한 상황이 계속이다. 처음부터 Ages까지 계획했으면 좋으련만 너무 길다고 반대했던 일행들 생각하면 참 진행하고 리더의 역할이 쉬운것만은 아니였다. 



 덧붙임...


 이곳은 식사할 곳이라고는 Bar 한 군데 밖에 없다. 낮에나 보카디요나 맥주에 Tortilla같은 것을 대신할 수 있지만 저녁식사는 좀더 근사하게 하고 싶기 마련이다. Bar에서 미리 예약을 하면 저녁메뉴를 먹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점심 식사와 같은 단품 메뉴로 저녁을 해결해야 한다.  아니면, Orgtega 알베르게는 별도 예약을 하면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다. 부엌은 있지만 사용할 수 없으며 오스피탈레로만 사용한다. 


  저녁식사는 구운돼지고기와 파스타 이다. 거기에 과일 또는 요거트를 선택할 수 있다. 스프같은 국이 있는데 왠지 어색한 맛이다. 좋은 점은 와인이 병째로 테이블에 올려져 있어서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유난히 배고팠던 나한테는 이보다 맛있는 저녁은 없었다. 파스타를 추가로 요청하여 더 먹어버렸다.  나 혼자 였다면 이곳이던 더 내려가 Ages의 한인 민박을 사용하던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람을 인솔하여 가기때문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난다. 결국 나보다 남을 위하는 배려가 있어야만 가능한 장기 여행인 셈이다. 오늘도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이다.


  " 내가 순례길을 찾아온 이유는 길을 느끼려는것이 아니라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이다."


   동규가 했던 이말이 새삼 가슴에 다가온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parroquial de San Juan de Ortega

숙박비 (유로)    10유로

침대형태          60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No  - 1회용 커버 제공(없음)

부엌/조리시설   No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

세탁기/건조기    Yes / Yes(유료)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하지만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 Supermercado(슈퍼마켓) 없음

                             Bar                      Yes 

                             Restaurante       No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공립알베르게로 13시부터 개방, 별도의 거실공간이 없다. 대부분 침대에서 책을 보거나 휴식을 취한다. 아니면 ground Floor밖 의자에 앉아서 쉬어야 한다.

2) 자체 저녁식사 제공 - 9유로 (2plate)+와인+물+과일또는 요거트+샐러드

3) 주변에 Bar 1개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외부에 식수터가 있어 여기서 물을 받으면 된다.

4) 대부분의 순레자 들은 다음 마을인 Ages까지 걸어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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