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차,작은 피레네산맥, 폰세바돈 가는 길

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Camino De Santiago - 26일차 (Astorga - Foncebadón)


출발지역 Astorga

도착지역 Foncebadón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25.8 km (26.3 km) / 7 시간

주요지점 Astorga ~ Santa Catalina de Somoza ~ Rabanal del Camino ~ Foncebadón

자치주 Castilla y Leon



이제 부터 계획한 일정대로라면 열흘 남짓 남았고, 거리로 따지면 200여 km정도 남았다. 생장에서 출발할때만해도 언제다 걸을까 싶었는데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열흘 정도 남으니까 일행들도 마음가짐이 다르다.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는 것과 카운트다운을 세는것처럼 하루하루가 지나가기를 바라는듯 했다. 나는 아쉽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일행은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듯 했다.


폰세바돈까지 가는 길은 평지처럼 보이지만 나름 높은 산지를 지나가야 한다. 가이드북에 있는 고도표를 보아도 해발 1500미터 지점에 폰세바돈이 있어 계속 올라가는 코스이다. 프랑스길은 피레레 산맥만 넘으면 높은 산지를 올라가는것 없이 평평한 벌판과 평이한 길만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Astorga를 지나면서 2개의 높은 산지를 넘어야 하는데 첫번째가 폰세바돈 가는 길이다. 오늘도 이른 새벽부터 준비하며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에 길을 나섰다.


시내를 벗어나 고가도로를 지나가기전에 작은 성당이 보였다. 지나가던 순례자들이 줄지어 들어선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궁금증때문에 그리고 Sello를 받기위해 성당에 들어선다. 우리 일행도 자연스럽게 작은 교회로 들어섰다. 줄서있는 오른편에 "신앙은 건강의 샘"이라는 한글이 보였다. 여러나라의 말로 표현한 것이다. 작은 성당이지만 아늑하고 교회의 모습은 모두 갖추고 있다. 이렇게 나의 크레덴시알에는 새로운 sello가 찍혀졌다.



LE-142번 국도를 따라 걸어가야하는 코스이다. 잔돌이 깔린 흙길을 걸어야 하지만 다행인것은 햇볕이 강해도 덥지 않아 수월하게 걸을 수 있다. 오히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계속 걸어야했다. 처음 만난 Murias de Rechivaldo의 Bar에 들어섰다. 추위를 피하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기 위함이다. Bar에서는 따스한 cafe con leche 한 잔이면 충분했다. 바람을 피할 수 있는것만으로도 족했다. 7월에 들어섰지만 뜨거움을 맛보기 보다는 시원함 또는 새벽에 추위와 싸워야했다. 여름에가면 무척 더워 고생할것이라는 말을 믿을 수 없다. 게다가 점점 고도가 높아지니 기온은 더 내려갈텐데.. 낮에는 오히려 다니기 좋다. 햇볕이 뜨겁기도 하지만 춥지 않기때문이다.


이곳 Bar에서 자주 보아왔던 순례자 여성 3총사를 또 만났다. 멕시코에서 온 동글동글한 아가씨와 자주보다보니 친해졌다. 음료를 주문하고 있길래 장난을 치려 뒤에서 살금 다가갔는데 그냥 휙 돌아선다. 잠깐 놀라는 눈치를 보이더니 나한테 서양식 볼뽀뽀를 해주고 간다. 오히려 내가 놀라는 분위기이다. 서양인들은 많이 친하지 않으면 이런식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주 보니까 나와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름 순례길에서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이 있다. 동양여자에 대한 경외심과 호기심에 서양 남자들이 접근하는 경우도 많을 뿐더러 혼자 오는 여자 순례자와 연인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북쪽길에서는 혜영이가 독일인 친구가 순례길에서 만나 결혼까지 하는것도 보았다. 나또한 그런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일행이 나포함하여 여성 2명, 남성 2명이다보니 종종 2쌍의 부부가 함께 다니는것으로 오해를 하기도했다. 아무리 싱글이라고 소리쳐도 영어로 뭐라고 말해야할지 난감했다. 외국 순례자들은 순례길에서 연애를 목적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초반 5km 정도는 오르막길을 간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Santa Catalina de Somoza 마을을 지나면서부터 확연하게 오르막을 걷고 있음을 실감했다. 마을을 벗어나면서 정면에 보이는 산줄기가 우리가 가야할 장소이며 돌아갈 코스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l Ganso마을에서 순례자 여성 3총사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잠시 인사를 나누고 우리가 쉬어갈때 그들은 Bar를 떠날 차비를 하고 있다. 말은 안통하지만 짧은 영어로 몇 마디 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쉬움이 남는다. 무언가에 빠져버린 느낌이다. 그래도 목적지가 같다는 것을 알기에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기대감을 가졌다.


점점 오르막의 경사가 높아졌다. 그렇다고 해서 피레네산맥을 넘을때처럼 힘들지는 않았다. 이보다 훨씬 완만한 경사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로 옆 비포장길을 걸으면 되지만 나는 배낭 무게 때문에 잔돌이 깔린 비포장길보다는 도로옆 길을 택하여 걸었다. 이쪽이 훨씬 걷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일행들은 모두 비포장길을 따라 걸었다. 바다바람님도 더이상 배낭을 메고 걷지 않는다. 레온 이전부터 배낭을 트랜스퍼 서비스에 의존했고, 나와 테스님만 배낭을 메고 걸었다. 게다가 레온에서 하루 쉰 이후로 몸살을 떨어내어서 인지 발걸음이 훨씬 경쾌해 보였다. 순례길 초반에만 해도 힘들어하던 기색이 걷는 내내 보였는데 20km가 넘는 코스도 어렵지 않게 걷는다. 오히려 더 걸어도 좋다고 할 정도이니... 배낭메고 걸어다녀본적이 없다는 분이 무척이나 즐기듯 걷고 있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폰세바돈까지 가지 않고 Rabanal de camino에서 쉬어간다. 이곳의 성당은 독일의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순례자들이 편히 쉬어가도록 도움을 주는 이유도 있지만, 한국인 신부님이 계시다는 이유로 한국인들은 이곳에서 피정 또는 숙박하는 경우가 많다. 5월 부터 10월까지 며칠 동안 쉬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지만 이 기간외에는 그렇지 못하다. 좀더 미리 알고 갔다면 이곳에서 쉬어가겠지만 오늘은 계획대로 폰세바돈으로 가야했다. 게다가 배낭 트랜스퍼 서비스 한것 때문에 장소를 바꾼다는것은 불가능한 사유 중 하나이다. Rabanal de camino 마을 초입에 있는 bar에 들려 딱딱한 보카디요에 커피 한 잔으로 점심식사를 마무리했다. 거리가 길기도 하지만 오르막이다 보니 예정했던 시간보다 오래 걸려 점심을 서둘러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제 5km 정도 가면 폰세바돈에 다다른다. 산꼭대기에 있는 마을에서 쉬는것이 나을 듯 싶다는 생각에 Rabanal을 포기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일도 오르막길을 오르는 심적인 부담감을 안고 하루를 시작해야 하니까...



찬 바람을 걱정해야하는 7월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고도가 높아질수록 여름보다는 초봄의 느낌이 더 강하다. 오르막길은 비포장길이지만 묵직한 배낭을 메고 걷는 나한테는 비포장길이 그닥 좋지 않았다. 발바닥에 잔돌이 밟히면서 발목을 조금씩 꺽기게 만들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며 오르막길을 오르기 위해 도로변 포장길을 따라 걸었다. 오히려 딱딱한 아스팔트 바닥이 더 편할때도 있는 법이다. 나를 제외한 일행들은 맞바람을 피해 고개를 숙이고 비포장 순례길을 따라 올라갔다. 경사길이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곳에 작은 폰세바돈 마을이 눈앞에 펼쳐졌다. 예전에는 순례자가 그냥 지나가는 장소였기에 폐허가된 집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지는 산꼭대기 마을로 변모하였다. 알베르게와 Bar, 그리고 식당, 자전거 순례자들이 모여드는 마을이 되었다.


오늘도 공립알베르게로 찾아갔다. 18개의 침대가 있는 곳... 버려진 폐교회를 수선하고 개축하여 다시 열린 작은 교회가 딸린 알베르게 이다. 알베르게라기 보다는 대피소처럼 보이는 곳이다. 좁은 침대에 옹기종기 붙어있고 기부제로 운영하며 저녁식사도 제공하지만 스프에 둥둥떠다니는 빵조각 뿐인 저녁식사는 허기지게 만들어 근처에 작은 슈퍼마켓을 찾아게 만들었다. 그래도 바람을 피해 쉴 수 있다는것만으로도 오늘을 만족해야 했다. 다른 일행들 한테는 왠지 미안한 날이다.


저녁시간 까지 꽤나 시간이 남는다. 산위 작은 마을에 할것이라고는 없다. 여자3총사도 안보이고. . . 같이 놀 사람이 없다는것이 아쉽다. 그저 마을 주변을 돌아보며 해지는 일몰 풍경을 바라볼 뿐이다.



덧붙임...


1. 몸이 엉망이다. 물집때문이 아니라. 벌레물린것과 허벅지에 무언가 쓸려 알러지 처럼 보이는것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만 다른것으로 괴로울 줄은 몰랐다. 그제 알베에서 덮었던 담요가 문제였나보디. 왼팔이 퉁퉁붓도록 무언가에 물렸다. 자국이 2개 연달아 있는 것이 빈대는 아닌듯했다 . 그리고 왼쪽 목 뒤에도 물린자국이 생겼는데 이는 빈대인듯했다. 3일째 팔이 저릿거리고 열이나고 있다. 여름이다 보니 모기도 제법 있지만 대부분은 빈대(Bed Bug)에 더 민감해 한다. 빈대에 물리면 물린자국이 일렬로 5~7개의 자국이 생긴다. 그래서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빈대 예방을 위해 배낭에 계피가루든 봉지 또는 빈대기피제 등을 구매하여 배낭에 뿌리고 침대 주변에 뿌리고 자는 경우도 있다. 빈대에 물리면 오스피탈레로에게 바로 도움을 청해야 한다. 그러면 치료제 및 소독방제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사립이라고 하더라도 어떠한 순례자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물릴수도 평온하게 지낼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빈대에 물리지는 않는다. 그저 모기보다 조금 독한 존재에 물렸다고 생각하면 편할까?


2. 줄곳 개 한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순례자가 있다. 지나가면서 잠시 스쳐가던 사람인데 폰세바돈 알베에서 다시 만났다. 여기는 벌써 만석인데 자리도없는데 어떻게하겠다는건지 오스피탈레로와 한참 얘기하더니 교회 출입문 입구에서 자겠다고 한것 같다. 데리고온 개와 함께. . . 오스피탈레로는담요하나 전달해 주었고 그의 개는 연신 사람들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눈을 마주친다. 나하고도 마주치기에 먹다남은 과자 하나 주니 덥석 물고 금새 먹어 치운다. 그리고 또 달라는듯이 내눈과 마주치려한다. 불쌍해 보이게시리. 남은 과자 모두 주었다.

개 주인이 말을건다. 저개는 자신이 키우는 개가 아니라 3주전에 어느 여자로부터 받은 개란다. 자기 개는 예전에 교통사고로 죽고 지금같이 다니는 개와 다니는거란다. 게다가 이번이 순례길 3번째이며 마드리드부터 왔다고한다. 나도 여기가 두번째이고 북쪽길 다녀왔다고 하니 자기도 다음에는 북쪽길을 가볼거란다. 이처럼 순례자중에 독특한 순례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비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인지 기부제로 운영하는 알베르게만 찾아가는 순례자도 있다고 한다. 아무리 기부제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5유로를 지급해야 하는것이 이곳 순례길의 규칙이다. 그 이하를 기부하는것은 정말 거지와 다를바없는 사람들이 내는 것이라고 한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parroquial Domus Dei

숙박비 (유로) Donative

침대형태 18 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Yes - 1회용 시트 제공

부엌/조리시설 No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 없음)

세탁기/건조기 Yes / No (없음)

아침식사 제공 yes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불가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슈퍼마켓)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오스피탈레로가 저녁식사를 준비하지만 매우 빈약하다. 빵이 들어간 스프 정도

2) 알베르게가 매우 좁으며, 18명이 넘어서면 방 옆 교회공간에 매트리스를 제공하여 숙박하게 함

3) 주변 사립알베르게는 10유로 내외이며 식사 제공 함

4) Rabanal del camino에 괜찮은 알베르게 및 베네틱도수도원이 운영하는교회가 있어 볼거리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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