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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명리학 - '고(庫)'인가? '묘(墓)'인가?

학회에서 수업 후 역학 스터디 하는 중에 역학선배이자 나이어린 후배가 나를 언급하며 이렇게 얘기한다.


 " 묘고를  무덤으로 쓰느냐? 창고로 쓰느냐는 한 끗 차이! 쓰는 사람에 따라 다르네요! " 


  사주역학을 배운 사람이 아니라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역학을 좀 배운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한다. 그러나 정확하게 묘(墓)와 고(庫)의 차이를 알지는 못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여서 고민했었다. 어떻게 다른지 이해할 방법을 찾아야했다. 필자의 사주를 봐도 지지에 3개의 묘고가 들어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일단 역학에서의 의미를 알아보자.



사묘지 - 진(辰), 술(戌), 축(丑), 미(未)


 12지지 중 진,술,축,미는 묘고라고 한다. 12운성으로 천간 오행을 배치하면 각 기운에 대해 묘궁자리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이때가 각 기운이 끝나고 반대의 기운이 태어나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해당 오행의 기운이 묘자리에 든다고하여 '입묘'라고 말하며 사람이 죽으면 자신의 지식이 남아있기도하고 묘자리에 추모하는 기념하는 무언가를 넣어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묘지는 귀한 것이 들어있기도 하다. 옛 왕조의 왕무덤을 발굴하면 거기서 다양한 유적,유물이 출토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묘궁은 저장, 보관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묘궁은 창고와 같은 '고(庫)'라고 얘기한다. 해당 오행의 기운을 담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개고'현상이 오면 각 글자 지장간 중기에 해당하는 오행의 기운을 꺼내어 쓸 수 있다.


 진(辰)은 수기운의 창고로써 지장간의 중기는 계수이다.

 술(戌)은 화기운의 창고로써 지장간의 중기는 정화이다.

 축(丑)는 금기운의 창고로써 지장간의 중기는 신금이다.

 미(未)는 목기운의 창고로써 지장간의 중기는 을목이다.


  이처럼 진술축미는 각각의 오행을 담고 가두어 버린다. 특이하게 진술축미는 각 계절 사이에 위치하여 조율하고 어떤 기운을 완전히 가두어 끊어버리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다음 계절로 넘어가게 된다. 12지지는 지장간이라하여 지지에 숨겨진 천간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하면 땅속에는 다양한 광물이던, 씨앗이던 균류 등 많은 것이 있지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땅을 파보아야 알 수 있는데 지장간에 있는 글자는 개고라는 상황에 의해 꺼내어 쓸 수 있다. 마치 창고에 보관했던 물품을 필요할때 자물쇠를 열쇠로 열어 꺼내어 사용하는 것이나 석탄이나 석유를 캐기위해 땅을 파고 시추하는것과 같다. 이러한 상황이 있다보니 진술축미는 '묘'이자 '고'라고 말하는 것이다.


 입묘라는 현상은 어떻게 보여지는 것일까? 

 예를 들어, 진토운에서 진 글자가 왔다면 사주에 수(천간의 임수 또는 계수)가 있는 사람은 그 글자가 입묘된다. 수의 기운이 무덤에 들어가므로 침장되어 있다고 보며 갇혀있는 기운이며, 입원시키는 것, 공부하러 가는 것처럼 어딘가에 엉덩이를 붙이고 움직이지 못하는 형상과 비슷하다. 이렇게되면 자신의 의지가 강하지 않는한 현실에 움직이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반대로 지지가 형, 충의 운동이 생기면 묘지는 개고되어 꺼내어 쓸 수 있다. 다리가 다쳐 입원한 환자에게 자주 움직여야 재활이 빨리된다고 말했을때 환자가 안움직이는 모습이 입묘된 모습이라면, 주변에서 간호사던 부모님이던 움직여라 잔소리하고 강제로 끌어다가 재활 치료를 받게하여 움직인다면 이것은 개고된 모습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재활운동과 치료를 한 사람이 빨리 상처가 아물고 퇴원할 수 있을 것인데, 개고가 되면 해당기운이 천간으로 올라가 동일한 오행의 기운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을미일주는 신축년에 지지간에 축미충으로 인해 미토내 을목의 기운이 개고되어 올라와 일간의 을목에 힘을 실어준다. 만약 병화일간이라면 을목은 정인에 해당하여 공부,문서에 해당하는데 신축년에 미토가 개고되면 공부를 더 하게 된다던가 자격증시험, 부동산, 증권 등 같은 것에 관심을 갖거나 하려고 한다. 또한 개고된 간지는 사주내 천간의 글자들과 상호관계를 맺는 행동을 하기도 하며, 사주 천간에 없는 것이라면 잠재본능이 깨어나 발현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병화일주에 을미가 있고 신축년이면 을목이 개고되어 올라오면서 천간의 을목과 신금이 충을 하는데 신금이 을목을 극하는 상황이라 육친으로 보면 정재가 정인을 극하는 것이니 여자친구로 인해 공부를 못한다던가, 여친에게 값비싼 명품백을 선물한다던가, 자격증공부하기위해 돈을 쓰는 등 이러한 행동으로 보여진다.


  그렇기 때문에 묘고의 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잠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사용하려면 지지에 충이 와야 하는데 이것은 일상생활에 분주하게 움직이거나 무언가하기위해 알아보고 돌아다니면서 일을 만드는 모습과 같다. 진술축미는 이러한 형충이 없으면 그저 무덤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귀차니즘과 나태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모습과 같다. 그래서 사주 상에 진술축미가 있는 사람은 형충할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를 보면 어떠한 상태인지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토의 기운을 가진 사람은 엉덩이가 무거워 잘 움직이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최대한 움직이고 활동해야만 한다. 그래야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다만, 사주에 진술축미와 합을 하고 있는 경우 또는 진술축미의 입묘된 기운이 천간에도 있다면 뿌리가 튼튼한 경우라고 보는데 이럴 경우에는 입묘가 잘 되지 않는다. 의지가 강한 사람이 행동도 바로 연결하여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의기소침할 여유가 없을것이다.


  특이한 것은 입묘는 지장간 중기에 해당하는 오행의 천간만을 입묘시킨다면, 개고할때는 지장간에 있는 모든 글자를 꺼내어 쓸 수 있다. 옛 왕조의 무덤을 발굴하다보면 왕관만 나오는게 아니라 의복이나, 수저, 식기파편 등이 같이 발굴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렇게 발굴된 것은 고대역사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庫)지를 쓴다는 것은...


 묘는 고와 같은 뜻이지만 그대로 둘지, 아니면 활용할 것인지는 순전히 본인의 몫이다. 입묘된 것을 깨우기 위해서는 실천과 실행이 동반되어야 한다. 아무리 머리속에서 해야지! 해야지 한다하더라고 정작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소용이 없는 것과 같다. 묘고를 많이 가졌더라도 형충을 두려워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꺼내어 쓸 수 없다. 긍정적이고 잘 움직여서 충동, 충발로 만들면 개고로 하여 보물을 꺼내 쓸 수 있으나, 부정적이고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도 않고 혼자 멍하니 있으면 결국 묘지처럼 가두고 집어 넣기만 할 것이다. 필자도 항상 분주하게 살아간다. 물론 침울해할때도 있으나 역학을 배운 후로 더 움직이려 한다. 집에 있기보다 산책하던, 둘레길따라 걷던 아니면 일을위해 사람들을 만나던가 하는 것들이다. 다이어트 같은 극한의 행동도 형충의 행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장간의 있는 글자들을 모두 쓸 수 있기에 기대하지 않았던 기회가 온다던가 기운을 받기도 한다.


사주대로 사는것도 좋지만 안좋은 것은 극복이 필요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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