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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 스며든 역학이야기 (7)

 역학의 시작은 음양과 오행이다. 음양을 배우면 음과 양의 확산과 수렴이라는 상관관계를 통해 '태극'과 '무극'의 반복적인 기의 흐름에 대해 알게되면서 이를 표현한 태극문양을 이해하게 된다. 태극문양은 영화나 고궁, 사찰 등에서 대문, 사당, 재실에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보통 삼색 또는 2가지 색이 어울려져 있는 둥근 원으로 그려져 있다. 서로가 꼬리룰 물고 도는 두 마리의 뱀처럼 보이는 태극의 모양은 기운이 차고나면 바뀌어 새로운것을 이끌어내며 이러한 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연의 이치이다.  태극의 모양은 어디서나 볼 수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에서도 볼 수 있고, 이름조차 '태극기(太極旗)' 이다.  명칭대로 풀어쓰면 '지극히 크고 대단하다'라는 뜻이자 우주만물의 시작을 표현한 모양이기도 하다. 이러한 모양을 갖추고 사용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태극은 주역의 시작이자 역학의 기본 바탕이론의 출발점이다. 초등학교 다닐때 태극기를 미술시간에 그려봤던것으로 기억하지만 자세한 뜻은 알 수 없었다. 그저 그리기 어려운 국기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역학을 배우면서 태극기에 대해서 다시 보게 되어 짧은 지식으로 소개를 하고자 한다.

계단 난간에 새겨진 태극 문양
이태원 부군당 문앞에 그려진 태극
1900년대 초에 운행하던 서울의 전차에도 태극문양이 있었다.



태극기의 내력


 세계 각국이 국기(國旗)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근대로 들어오면서 부터이다. 우리나라의 국기 제정은 1882년(고종 19년)에 체결한 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 조인식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고하며 원형은 없지만 2004년 발굴된 자료인 미국 해군부 항해국이 제작한 ‘해상국가들의 깃발(Flags of Maritime Nations)’에 실려 있는 이른바 ‘Ensign’기가 조인식 때 사용된 태극기(太極旗)가 원형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더해지고 있다.


 1882년 박영효가 고종의 명을 받아 특명전권대신(特命全權大臣) 겸 수신사(修信使)로 일본에 다녀올때 선상에서 태극 문양과 그 둘레에 8괘 대신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를 그려 넣은 ‘태극·4괘 도안’의 기를 만들어 사용하였다고 한다. 고종은 다음 해인 1883년에 왕명으로 이 ‘태극·4괘 도안’의 ‘태극기’(太極旗)를 국기(國旗)로 제정·공포하였으나, 제작 방법에 있어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아 이후 다양한 형태의 국기가 사용되어 오다가 1942년 임시정부때 양식을 통일화하였으나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해방이후, 1949년 '국기 제작법 고시'를 확정발표함으로써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태극기가 되었다. 

서대문 독립문에 그려진 태극기, 이 문양이 3.1운동에 사용된 태극기의 원형이다.



태극기에 담긴 뜻         


 태극기는 주역에서 말하는 태극과 8괘 중 4개의 괘가 선정되어 표시되어 있다. 괘의 의미가 그대로 내포되어 있으며 행정안정부에서 소개한 태극기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였다.



 우리나라 국기(國旗)인 '태극기'(太極旗)는 흰색 바탕에 가운데 태극 문양과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四卦)로 구성되어 있다.  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그리고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민족성을 나타내고 있다. 가운데의 태극 문양은 음(陰 : 파랑)과 양(陽 : 빨강)의 조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우주 만물이 음양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네 모서리의 4괘는 음과 양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효(爻 : 음 --, 양 ―)의 조합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 가운데 건괘(乾卦)는 우주 만물 중에서 하늘을, 곤괘(坤卦)는 땅을, 감괘(坎卦)는 물을, 이괘(離卦)는 불을 상징한다. 이들 4괘는 태극을 중심으로 통일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이,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즐겨 사용하던 태극 문양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태극기는 우주와 더불어 끝없이 창조와 번영을 희구하는 한민족(韓民族)의 이상을 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태극기에 담긴 이러한 정신과 뜻을 이어받아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이룩하고, 인류의 행복과 평화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태극기 자체는 주역에서 말하는 의미를 받아들여 국가의 이념에 융합시켰다. 주역이라는 책은 복희씨가 만든 8괘와 이를 융합하여 64괘가 만들어졌고 이를 공자가 정리해서 만든 책이다. 공자는 이책에 묶여있던 끈이 3번이 끊어질때까지 반복해서 읽었다고 하며 이책을 통달하면 신선이 된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주역은 제자들을 통해 다듬어져서 유교의 시작이 되었다. 조선의 역사를 배우면서 이기일원론, 이기이원론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이를 논하는 것이 주역이며 우주만물에 대한 변화와 생성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를 두가지원소로 볼것이냐? 한 가지 원소로 볼것이냐?로 구분하여 논한것이다. 결국은 이기일원론이 득세하였는데 현대물리학에서도 입자의 파동현상을 통해 입자이자 파동(주파수)이라는 두 가지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역으로부터 인간에 관하여 알 수 있는 부분이 관상과 명리 부분이며, 왕실의 궁궐, 묘자리 등 중요한 시설물을 지을 때 주요하게 보는 것이 풍수이다. 유교적인 이념이 이어지면서 태극기가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으며, 경복궁을 포함한 주요 문화재를 보면 태극이 없는 곳이 없다. 최*실 때문에 알게된 오방색을 이용한 문화 전파 어쩌고저쩌고의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인데, 오방색은 명리에서 말하는 오행을 의미하는 '목화토금수'의 색깔을 의미한다. 이처럼 한국의 역사에서 역학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가 있다. 우리가 알아왔던 태극기는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태극기에 담긴 역학적 의미


이젠 태극기의 보다 역학적인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우선 태극은 앞서 말했듯이 음양의 원리이다. 차고 기울고 반복하면서 중화의 모습을 찾아가려는 모습이며, 4괘는 하늘(건乾)과 땅(곤坤), 그리고 불(이離)과 물(감坎)을 상징한다. 서로가 대비되는 현상이자 모습이 서로 마주하고 있다. 배치에 있어서도 위에는 왼쪽에 건乾과 오른쪽에 감坎이 있어 하늘이자 남자 또는 아버지는 하늘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흘러야 하기 때문에 위에 있어야 마땅하다. 물이 아래에 있으면 기운이 화합할 수가 없다. 아래쪽에는 곤坤과 이離가 있어 땅이자 엄마를 상징하며 불은 위로 가려는 성질이 있어 아래에 두는것이 마땅하다. 불의 기운이 위에 있고 물의 기운이 아래에 있으면 서로 반대방향으로 기운이 뻗어가기에 만나서 융합될 수가 없다. 음의 기운은 모든 생명과 물질 생성의 시작이 되는 곳이자 양의 기운이 태어나는 곳이다. 그래서 천문에서는 북쪽을 음으로 정한 이유는 변하지 않는 별자리인 북극성이 자리하고 있어 모든 천체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감坎이 위쪽에 있으므로 상징적인 북쪽이자 중심의 방향이다. 그 안에 태극의  색상은 양의 기운을 뜻하는 붉은색과 음의 기운을 의미하는 청색이 서로 꼬리를 물고 도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데 이또한 태극 도안은 '천양상() 지음하()'라는 원칙에 따라서 표출한 것이다. 태극기내에서도 음과 양이 조화롭게 이루고 있는데, 태극의 음양과 괘의 음양이 서로 마주하여 중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또한 신기할 따름이다. 


  이처럼 태극기는 자연의 발생과 흐름의 이치를 담고 있으며, 무한한 생성과 소멸의 반복을 통해 우주의 중심에 선 민족으로 이를 깨닫고 알아야 함을 넌지지 알려준다. 세계 어느나라의 국기에도 이처럼 철학적이고 우주를 담고 있는 국기는 없다. 학교에서도 제대로 태극기를 그리는 법을 알려주지 않아 태극기를 그리라고 하면 제각각이다. 단순히 의미만 큰게 아니다. 우리나라는 국호뿐만 아니라 모든 명칭에 크다, 넓다, 지극히 높다라는 의미의 한자인 한漢, 환桓, 검 등을 많이 써왔다. 환인, 환웅, 단군시대를 거쳐 하늘의 뜻을 받아 내려와 살고 있는 우리에게 복희씨가 건네준 주역으로 우주를 알고 천문을 읽을 수 있음으로 농사를 짓고 사람이 잘 살 수 있게 만들어왔다고하면 과한 상상이라 할 수 있지만 역사의 사실로만 따져도 이렇게 역사시대를 살아왔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주역이나 명리가 이단이나 비과학적인 학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어찌보면 위대한 민족임을 알기 때문에 이를 숨기기위해 폄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한다. 과학에서도 비논리적이고 타당성이 없는 것은 언젠가는 사라진다. 그리고 그 위에 새롭게 증명된 사실이 법칙이자 이론으로 뼈대를 이룬다. 주역이 근거없거나 비이상적인 학문이였다면 3천여년이 지나오는 동안에 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남아 있다는 것은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태극기에서 시작하였지만 한국이라는 나라는 생활속에 깊이 파고들만큼 역학이 자리를 잡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알게해준 기회가 아닐까 싶다.

8괘에 담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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