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소개로 찾아간 가로수길에 있는 식당이다.
이태리 가정식이라는 주제로 운영하는 곳으로 무척이나 이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곳이다. 테이블 사이 간격이 넓으니 옆사람의 대화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탁트인 통유리 창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하나의 파노라마 영상처럼 보인다.
자리를 잡고 주문하려고 메뉴판을 살펴본다. 가격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요리를 받아보면 이해도 된다. 감바스와 스프, 이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한우카르파초를 주문했다. 여기에 오면 놀랄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진다. 커다란 보더콜리가 식당안을 돌아다닌다. 순하고 주인의 말을 듣기 때문에 아무곳에 앉거나 하지 않고 지정된 장소나 주인 옆에만 있다. 이곳은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가로수길에 있는 식당이기도 하다.
주문한 음식이 순서대로 나왔다. 스프는 익숙한 스프의 맛보다 진하다. 그리고 걸죽한 느낌이 드는데 마치 잘 끓인 죽과 비슷하다. 맛은 무척이나 진하다. 조미료보다 재료 자체를 통으로 넣고 만들었을때의 느낌이 강하다.
이태리 가정시기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곳의 음식은 진심 그자체이다. 나와 가족을 위해 정성들여 조리한 음식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음 감바스였다. 예전에 먹었던 감바스는 올리브 오일 가득한 팬에 새우와 야채가 듬성듬성 있어서 바게트빵으로 오일을 찍어먹던 것이었는데 여기에 감바스는 오일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대신 그위로 새우와 가리비, 홍합 등 해산물이 가득하다. 같이 나오는 빵도 맛있다. 뻑뻑하지도 않고 입천장을 까지게 할 정도로 딱딱하지도 않다. 빵만 먹어도 고소하다.
그리고 음식의 양도 적지 않다. 동행이 있었기 때문에 이정도 음식을 주문한 것이지 혼자였으면 무척 많은 양으로 남기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하염없이 식사를 하면서 수다를 떨다보니 시간이 훌쩍 흘러 갔다.
음식은 무엇보다도 진하고 균형이 잘 맞았다. 아주 짜지도 달지도 않고 적당하다. 그렇지만 바디감있는 맛이 기억에 남는다. 메뉴 자체가 와인과 곁들여 먹으면 좋은데 와인 콜키지는 별도로 맏는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좋은 식당, 맛있는 식당을 다녀왔을 때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있다.
첫번째는 맛에 대한 생각이 계속 나고, 두번째는 친구나 가족, 연인과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매의 부엌은 그런 곳이다. 친구들과 와인을 즐기며 먹고 싶은 식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