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은 언제 걸어도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늘이 맑고, 햇빛이 따뜻하고 살랑 바람이 부는 날에만 가려고 한다. 이런 날이 걷기에는 무척 좋은 것은 맞다. 하지만 좀 덥다거나, 비가온다던가, 춥다던가 날씨가 흐리다던가 하면 경험이 많은 길꾼을 제외하고는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고 한다. 대부분 갑작스런 약속이라던가 몸살이 났다는 핑계로 약속을 취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원초적인 이유는 날씨이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나오지를 않는다. 둘레길 중에 산 중턱에 있는 숲길을 갈때는 비오는 날씨나 흐린 날씨나 아니면 눈이 내리는 날에도 멋드러진 풍경을 맛볼 수 있다.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얘기해도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오로지 맑은 날에만 찾는다.
길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어느 한 날에 본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흐릴때, 맑을 때, 눈이 내릴 때 모두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든 모습을 보아야 그 길이 언제가 가장 아름다운지 알 수 있다. 가평에 있는 잣향기 푸른숲은 오히려 비가 내려 물안개가 내려앉았을때 훨씬 매력적이다. 날씨가 어떻든 찾아가보는 것도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가 보고 싶을때만 보아왔던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 모습을 알려면 전혀 다른 상황에서 만나봐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에 대한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