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 - 45

길꾼이 좋아하는 길!, 공무원이 좋아하는 길?!


오랜만에 부산에 해파랑길을 나섰다. 인천 앞에도 바다가 있지만 동해를 마주하는 송정해변의 바다는 느낌이 다르다. 아침에 바라보는 바다는 하늘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파랗고 파랬다. 이러한 바다를 마주하며 해파랑길을 나섰다. 해파랑길 2코스는 부산에서 조성한 갈맷길 2-1코스와 겹친다. 겹치는 만큼 길을 표시하는 내용도 중복으로 표시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해파랑길이 보이고 다른 곳에는 갈맷길 표시가 보인다. 색깔도 비슷하여 자칫 헤맬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근데 여기에 또 어느 단체가 길을 표시한다고 스티커를 부착하였다. 이정도되면 길여행자들은 곤혹스러워 한다. 어느 길이 맞는지 뭐가 뭔지 헷갈린다. 그래서 더는 설치된 표시물을 보기보다 둘레길 앱에서 알려주는 코스를 따라 걷는다. 하나 선택하면 하나만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지자체와 정부간에 통합이란게 없이 자기들만에 언어로 길을 만들고 표시한다. 둘레길 이라는 것은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길에 어떤 주제를 부여하여 표시해 놓은 것인데 자기게 것인것 마냥 표시를 해 놓는다. 중복되는 것은 정리하여 같이 표기하여도 될텐데 전혀 그런 것이 없다. 그래서 길여행할때는 경험자와 함께 걷는 것이 때로는 중요해질때가 있다. 길을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헤매고 가는 것의 차이, 둘레길 코스에 대한 해석력 차이가 만들어내는 길에 대한 접근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둘레길은 대부분 정부부처에서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길여행자가 선호하는 길을 택하기보다 자기네가 편한 길, 아는 길, 또는 어떤 관계가 있는 연고지를 거쳐가도록 만든 곳이 많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자문회의에서 지적할때도 있다. 몇 년전에 부산시청에서 갈맷길에 대해 리모델링한다고하여 자문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다른 지역의 둘레길 좋은 곳을 참고했으면 좋겠다라고 하였더니 어떤 분이 발끈하며 갈맷길도 좋은 곳이 많다. 가보지 않고 말하는 것같다라며 소리를 높혔다. 자기 지역에 만든 길이 좋다고 자부심을 갖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 자부심이 지나치면 자만심이 된다. 전국에는 갈맷길보다 아름답고 걷기 좋은 길이 많다. 그것은 걷는 사람들이 입증한다. 좋은 길은 소문이 나서 어떻게든 찾아간다. 그런데 갈맷길은 그렇지 않다. 길여행자들이 선호하는 길이 어떤지를 알아야 한다. 그럴라면 다른 곳도 가봐야 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러 가는 것이 필요하다.


갈맷길 2-1코스 수산과학원 끝자락에 둘레길이 변경되었다는 표시물이 설치되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코스가 변경되었다고하여 우회해야 한다는 안내문이었다. 길이 불편하여 안전사고에 주의가 필요하여 부득이하게 도로변 길로 우회하게 했다고 쓰여있다. 하지만 내가 걸었던 날도 불편하다는 산책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있었다. 불편하거나 위험한 곳이 없었다. 그런데도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변 옆으로 가라고 해놓았다. 이렇게 해놓으면 결국 갈맷길만 욕을 먹는다. 위험하면 개선하면 될 것인데 이를 바꾸려는 것은 귀찮은 것은 하지 않으려는 공무원 심보이다. 우회길은 식당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아마도 민원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드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산티아고순례길에서도 존재한다. 많은 순례자들이 자기네 마을로 들어와서 지나가도록 유인하려고 표시물을 바꾸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렇게 바꾼다해도 길여행자들은 기존에 안내했던 길따라 간다. 정보가 넘쳐나는 온라인 세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정하고 다른 길여행자에게 정보를 준다. 이렇게 나름에 길여행자들은 정보를 나눈다. 갈맷길의 우회노선은 길여행자가 원하는 길이 아니다. 길여행자는 풍경이 좋고, 차가 별로 없는 걷기 좋은 길을 원한다. 더는 공무원의 생각이 길을 만들지 말고, 길여행자가 원하는 길을 만들었으면 한다. 그래서 나같은 사람이 좋은 길을 찾아 같이 다니는 길여행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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