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역(新興驛)
요즘 가장 뜨거운 관심의 대상인 영화가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왕과사는 남자'이다. 단종이 유배되고 그의 유해를 찾아 제사를 지내주었던 영월 엄씨의 엄홍도와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로 영월의 청령포가 들썩인다고 한다. 영월에서는 이를 주제로하여 단종대왕유배길이라는 것을 조성해 놓았었다. 총 3개의 코스로 약 43km의 둘레길이다. 시작점은 원주시 끝자락인 황둔리에서 시작하여 청령포까지 단종이 유배지로 가던 길을 재해석한 길이라고 볼 수 있다.
단종은 1457년 6월 22일 한양을 출발하여서 흥인지문을 나와 지금에 동묘역 근처 청계천의 다리인 영도교를 건너 광나루에서 배를 타고(한강진에서 배를타고 갔다는 설도 있다.) 여주시 이포나루에 도착한 후에 산길을 따라 영월로 들어서서 청령포까지 갔다고 한다. 한양에서 출발하여 7일만에 청령포에 도착했다. 영도교에서 이별한 정순왕후는 세조가 마련해준 거쳐를 마다하고 지금에 창신동 청룡사옆 정업원에서 머물렀고 지금은 흔적만 남아 정업원터 비석만 세워져 있다. 그리고 그 앞에 작은 동산에 매일 올라서서 동쪽을 바라보며 단종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이후에 이곳에 영조가 이곳을 동망봉((東望峰)이라하고 바위에 글씨를 새겼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채석장으로 쓰이면서 글씨가 사라졌고 지명만 남았다.
단종대왕유배길 1코스 - 통곡의 길
전체거리 : 10.5Km
솔치재입구~(3.9 km)어음정~(3.7km)역골~ (2.9km)주천3층석탑
한양을 벗어나 처음 영월에 진입한 곳이 유배길 1코스의 시작점이다. 도로변 찐빵가게가 즐비한 곳을 건너 산길로 들어서서 솔치재로 가야한다. 황둔정류장에 내려 위쪽 송계교를 넘어 솔치재 옛길 입구에 접어들어야 단종유배길 안내표시판이 보인다. 표시리본과 방향표시판이 갈림길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헤매지않고 찾아갈 수 있다.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면 저 멀리 들판 한가운데 작은 정자가 보인다. 정자안에는 우물이 하나 있다. 어음정은 솔치재를 넘어 단종과 동행했던 군졸들이 찾아낸 작은 샘물에서 목을 축이며 쉬어갔다고 한다. 그래서 “물미“라는 지명이 생겨났고 이 샘물을 어음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간다. 그 당시의 단종과 일행처럼...
어음정을 내려오는 길은 숲속을 가로질러 내려와야 한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빽빽한 잣나무숲 사이로 찬찬 걸어 내려오는 길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은 옛논밭이였던 부지라 석축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도로변에 다다르면 기존코스가 택지개발공사로 인해 막혀 있다. 따라서 도로변을 따라 약 1.5km 정도 걸어가야 한다.
산길을 내려와 도로변과 마을길을 따라가면 역골이 나오는데 예전 신흥역(新興驛)이라는 역참의 한 곳이 있었다고 한다. 단종유배길은 여기를 거쳐 주천면 마을에 들어면서 1코스가 끝난다. 주천(酒泉)이라는 지명은 바위에서 끊임없이 술이 나왔다는 주천석(酒泉石)에서 유래되었는데 술만마시고 일을 하지 않고 나태해지니 마을 어른이 이 바위를 없애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지명만 남아있다. 주천면은 쇠고기를 판매하거나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대체로 쇠고기를 파는 곳인 왕이 다녀간 곳이나 큰 장터가 있는 곳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다. 주천마을도 이러한 경우헤 해당되지 않을까 한다.
1코스 종착지점은 마을 입구에 있는 주천3층석탑이 있는 곳이다. 아담한 크기에 작은 석탑이다. 조선초기의 탑으로 보이며, 무릉리3층석탑과 더불어 사자산 홍녕선원을 안내하기 위해 세운 석탑이라고 한다. 산티아고순례길을 가면 십자가 석주가 제법많다. 십자가기둥은 우리나라의 장승처럼 산티아고데 콤포스텔라 가는 방향을 안내해주던 표시물이었다. 이처럼 3층석탑도 이러한 용도였다고 볼 수 있다. 원래 제방안쪽에 설치되어 있었는데 제방설치 공사로 인해 안쪽으로 이동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주천면에 도착하면 김종길가옥이 있다. 1827년 순조시대에 건립된 한옥으로 조견당(照見堂)이라고도 불리웠고 문화재로 지정되었다가 관리부실과 가치하락으로 해제되었다. 지금은 '한옥카페 조견당' 및 한옥숙소로 사용되고있다.
유배길의 표시물은 다른 곳에 비해 남다르다. 유배하는 단종의 모습을 노란색으로 표시해 놓았다. 왠지 배낭보다 봇짐을 메고 걸어야 할 것같은 기분을 만들어 준다. 유배길은 1코스는 어렵지 않다. 사브작 마을과 고갯길을 따라 갇다보면 어느새 도착하는 그런 길이다. 단종은 이곳에 접어들었을때 더는 돌아갈 수 없었음을 느끼기 시작했을 것이다. 겉으로는 표현할 수 없었지만 물 한모금 마시고 거친 숲길을 걸으면서 삼키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