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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드러운직선 Sep 01. 2016

바둑으로부터 배우는 인생

숭리를 탐하면 얻지 못한다.


바둑을 둘때 명심해야할 열가지 계명을 위기십결(圍棋十訣) 이라고 한다. 그 열가지 사자성어가 꼭 바둑에만 국한된 것일까? 바둑으로 진짜 인생의 한 수를 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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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의 생각을 옮기다.

                                                                 



1.부득탐승(不得貪勝): 승리를 탐하면 얻지 못한다.  

이는 나머지 아홉 계명을 모두 아우르는, 우리 삶의 가장 보편적인 지침이다. 여기서 말하는 ‘승’은 바둑판 위의 승패를 초월해 보다 넓은 의미를 지향한다. 이는 사회전반에 걸친 모든 분야에서 갈구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석하면 탐승은 자연스럽게 ‘목표에 대한 집착’이 되고, 부득탐승도 좁은 바둑판 위의 허상을 벗어던지고 ‘목표에 집착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넓은 인생의 실상을 얻게 되는 것이다.


부득탐승이 모호하고 포괄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데 비해 나머지 아홉가지 계명은 실천강령으로서 대단히 구체적이고 명료한 의미를 보여준다는 게 위기십결의 묘미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이러한 사자성어들을 귀에 목이 박히도록 들어왔지만,  거기에 바둑판 위의 계율을 뛰어넘는 인생의 지침이 깃들어 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얼마 되지 않는 일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나는 프로이며, 타이틀 쟁취와 상금 획득이 최고의 미덕인 프로바둑에서의 승부 이외의   모호한 관념에 눈을 돌릴 만큼 마음이 여유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승부는 바둑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세계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인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승부가 바둑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한다. 위기십결에는 '버리라'는 사자성어가 셋이나 된다. 기자쟁선, 사소취대, 봉위수기. '버림'을 이토록이나 강조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가 끊임없이 비우고 새롭게 채우기를 반복하는 것인데 대다수 사람들이 끊임없이 채우기만을 바라기 때문이다.  


어떤 그릇이든 비워져야 채울 수 있다는 이치는 어린아이도 안다.많은 사람들의 실패는, 그 이치를 몰라서가 아니라 알고도 외면하려는 욕심으로부터 비롯된다. 위기십결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백의종군 상황은 전화위복이다.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꽤나 홀가분하기도 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승부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승부 자체를, 바둑을 제대로 즐기고도 싶은 것이다. 영원한 성공은 없다.

상황이 극에 달하면 결국 변화하니, 그 변화에 맞서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고 물어날 때를 확실히 알아야 하고,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형세를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 멈추거나 물러날 때가 아니다. 나는 더 나아가고, 더 깊어져야 한다.  


2. 입계의완 (入界誼緩): 경계를 넘어설 때는 느근하게 하라


3. 공피고아 (攻彼顧我): 공격에 나서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라.

4. 기자쟁선 (棄子爭先): 돌을 버리더라도 선수를 잡아라.  


5. 사소취대 (捨小取大):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6. 봉위수기 (逢危須棄): 위기가 닥치면 돌을 버려라.

7. 신물경속 (愼勿輕速): 경솔하게 서두르지 마라.

8. 동수상응 (動須相應): 행마는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9. 피강자보 (彼强自保): 상대가 강하면 나의 안전을 도모하라.

10. 세고취화 (勢孤取和): 형세가 외로울 때는 화평을 취하라.  



이창호, 이창호의 '부득탐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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