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는 신의 선물.
전혀 생각치도 못한 성과를 흔히 '세런디피티'(serendipity) 라고 부른다.
무라카미 카즈오라는 박사가 쓴 바보는 신의 선물 이라는 책을 보면 아래와 같은 구절이 나온다.
열심히 공부해서 많은 지식을 쌓은 사람은 아무래도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소극적이 되기 쉽다. (…) 이들이 내리는 결론은 대부분 자신의 능력에 제한이라는 그물을 친 것으로, 자신의 지식이 도달하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을 넘을 수 없는 ‘벽’으로 결론지어 버린다. 반면에 잘 모르는 사람, 쓸모없는 지식을 갖지 않은 사람은 이런 벽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쓸데없는 일이다”라는 말을 들어도 개의치 않고 추진력있게 일을 진행한다. 그 때문에 이따금 헛다리를 짚어 아픈 경험을 하거나 먼 길을 돌아가기도 하지만, 지식만으로 판단하는 사람은 생각지도 못하는 새로운 발견을 하거나, 멀리 돌아온 결과 지금까지 누구도 발 들여놓은 적 없는 미지의 세계를 체험하는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무언가에 대해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함몰된 시각으로 인해 새로운 기회를 놓칠수도 있다는 말의 동의어일지도... 그의 인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세런디피티를 만나는 일에 관한 7가지 조언들.
1.
행운이 찾아오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라고도 할 수 없지만 완전히 우연에 의한 일이라고도 할 수 없다. 즉 행운이 오느냐 아니냐는 평상시의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
2.
이 세런디피티를 부르는 조건 중 하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주의깊게 살필 수 있는 눈을 갖는 것이다.
눈 앞에서 일어나는 사태와 변화를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도 없이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 "아, 이건 아니야"라고 부정하고 외면해서는 안 되며, 눈 앞에 닥친 현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3.
두 번째 조건은 '헛수고를 좋아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원래 딱 부러지는 사람일수록 헛수고나 비효율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과학연구라는 분야는 원래부터 장대한 헛수고의 집적체다. 과학연구를 하다 보면 백 번을 헛수고한 끝에 하나의 유익한 발뎐을 할 때가 있다. 혹은 백 번의 헛수고를 했기 때문에 비로소 하나의 유익한 발견을 해낼 때가 있다.
4.
만약 착각이나 실수에서 태어난 우연한 업적들을 "원래 생각했던 건 이런 게 아냐!"라는 이유만으로 간과한다면
결국은 그 성과들이 가진 놀라운 힘을 놓치게 되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헛수고라고 배제해서는 안 되며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그 일을 반복할 수 있는 강한 인내심과 끈기가 필요하다.
5.
세번재는 실패와 실수 속에 있는 위대한 '뭔가'를 알아보고 그것을 끌어내는 '힘'을 갖추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감'이다. 실패사례 속에 숨은 위대한 뭔가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찾아 거머쥘 수 있는 '직감'과 '번뜩임'이 필요한 것이다.
6.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와 실패 중에는 생각지도 못할 만큼 위대한 결과를 불러올 '뭔가를 품은'것이 많이 숨어 있다. 이것들도 분명히 실패는 실패다. 하지만 이 실패들 속엔 새로운 뭔가를 창조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돼 있다.
단, 이런 실패들을 언뜻 보기에는 단순한 실수와 구별이 되지 않으므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쳐버릴 수 있다.
7.
'창조직인 파편'이 실패의 바닷속에서 떠다니는 것을 알아차리고 알아볼 수 있는 직감과 눈이 바로 세렌디피티를 설과로 연결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다. 세렌디피를 부르기 위한 노력은 실패가 나쁜 게 아니라 실패로부터 배우지 않는 게 나쁜 것이라는 실패론과도 일맹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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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을 가볍게 보지 않고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는 사람, 머리회전이 느린 만큼 깊고 폭넓게 사고하는 사람
지금 당장은 먼 길을 가고 있을지 몰라도, 또는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지 몰라도... 결국에는 가장 멀리까지 가리라
책에서 이야기하는 과학의 세계가 아니어도 결코 낯설지 않은...격언대로 천천히 가는 사람이 가장 멀리 가는 것일 뿐.
그래서 인생은 항상... 속도보다는 방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