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은 스스로 스토리를 만든다. 오늘은 호텔 애프터눈 티를 예약했고 그랩을 불렀다. 어라? 며칠 전 린응사에 우릴 태우고 간 기사를 다시 만났다. 구경 끝나고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해놓고 아무 말 없이 떠난 사람. 그날 우리가 찾아다녔다고 번역앱을 들이밀었다. 사정이 있었다며 다시 만난 것도 인연이라고 눙치는데, 덩달아 웃고 말았다. 미케비치 위에서 조각 케익과 과일을 먹으니 다디단 음식에 놀란 뱃속이 걷기를 종용했다. 생필품도 살 겸 '만냥샵'을 찾아가기로 했는데 슬슬 다리에 쥐가 난다. 상점에 다다를 때쯤 길 맞은편에 환한 불빛, 홀연히 나타난 An Thuong성당! 때는 저녁 6시, 미사 시간에 딱 맞추었으니 아내에겐 거룩한 우연일 수밖에. 그러고 보면 단지 눈요기와 즐거운 입맛만 추억이 되진 않는다. 시간에 쫓겼다면, 오늘 이런 우연들이 이야기로 남을 수 있었을까? 어디서든 좀 더 직접적으로 대할 때 여행은 내 삶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