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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랑 Jun 08. 2024

"닭이 먼저냐 계란가 먼저냐" (1)

격 조사 실재성의 증거일까?

재생구간 12초 즈음 주격 조사 선택에서 실수가 나타난다.


                "닭이 먼저냐 계란 먼저냐"


관용구라고 할 수 있는 표현인데도 형태론적 제약을 어긴 조사가 사용되었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는 관용구가 통째로 기억되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려나? 복잡한 가능성들이 있으니만큼 일단 이 문제는 차치하기로 하자.


형태론에서는 주격 조사 실현의 음운론적 제약을 '모음 + 가, 자음 + 이'로 구별한다. 흔히 형태소는 여러 이형태 중에서 대표형으로 설정하는데 주격 조사의 경우 대표형을 설정할 마땅한 기준이 없다. 그래서 편의상 '이'나 '가' 중 어느 하나를 대표형으로 사용한다. 통사 구조 분석을 할 때에는 'AK'(주격 조사)라는 범주 표지를 붙이고 이것이 음성 형식으로 실현될 때에는 음운론적 제약 환경에 따라서 '이'나 '가'로 실현되는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혹시 우리 머리 속에 실제로 'AK(주격조사)'에 해당하는 어떤 신경 조직이 존재할 가능성은 없을까?


위 영상에서 보이는 발화 실수는 주격 조사가 신경망에 어떤 식으로 녹아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나 '가'와 같은 구체적인 형태를 띤 것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이'가 됐든 '가'가 됐든 이 조사들만 신경망에 녹아 있다면 'AK'자리가 있고 여기에 '이' 대신 '가'를 엉뚱하게 할당하는 실수가 일어날 일이 있을까? '주격 조사'의 원형에 해당하는 어떤 뉴런 조직(신경망)이 존재하기 떄문에 우선 'AK' 뉴런이 활성화되고, 그 구체적인 형태는 주변 음운론적 환경에 해당하는 가중치 해석에 따라서 'AK'의 후보 뉴런인 '이'나 '가' 뉴런 중 어느 하나를 결과값으로 전달한 것은 아닐까?


머리 속에서 이런 과정을 구체화하는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너무 많은 그림 제시 방법이 존재하는 것 같아서 어떤 식으로 그리는 게 좋을지 알 수가 없다. 그 방법의 가지수만큼이나 문법 현상을 모형화하는 신경망 조직의 유형도 다양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좀 속 시원하게 그려주면 좋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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