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한 데이터 속을 헤매는 나,
매일 반복되는 조건문 아래 서성이다가
‘만약’의 문턱을 넘어 ‘그렇다면’의 길을 걷는다.
인생은 끝없는 루프,
성공과 실패의 변수들이 교차하는 곳,
어떤 순간엔 예기치 못한 에러가 발생해
멈칫멈칫 멈추기도 하지만
나는 다시 실행 버튼을 누른다.
초기화된 기억 위에 새로 쌓이는 경험들,
그 사이사이 자연수처럼 불쑥불쑥 찾아드는 우연과 필연은
나만의 라이브러리가 되어 영원히 불러올 수 있지.
함께한 이들의 입력값으로 뜨거워진 마음,
헤어진 뒤 호출되지 않는 함수 같아도
어느새 스택에 남아 나를 이루는 일부가 된다.
삶의 알고리즘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때론 무한히 반복될 것 같은 고통의 for문도
어느 순간 탈출 조건을 만나며 끝을 맞이하고,
새로운 메모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법을 안다.
한 줄의 코드처럼 단조로워 보여도
그 틈새마다 깃든 무수한 가능성이
오늘의 나를, 그리고 내일의 나를 만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