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by KOSAKA

누군가에게 “파이팅”이라고 말할 때, 그 짧은 단어 안에는 다양한 뉘앙스가 담겨 있습니다. 시험을 앞둔 학생에게는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고 싶다는 응원이 되고, 운동선수에게는 마지막까지 힘을 내라는 격려가 됩니다. 회사 동료에게는 함께 이 일을 잘해내자는 다짐이 되고, 가족에게는 늘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위로가 됩니다.


“파이팅”이라는 말은 ‘싸우다, 맞서다’인데, 한국어에서는 ‘힘내라’라는 뜻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영어권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라는 사실입니다. 한국인들의 언어 습관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말이기에, ‘콩글리시’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굳이 그런 딱지를 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언어란 늘 변화하고, 사람들의 입에서 살아 움직이며,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의미를 넓혀가니까요.


파이팅은 단순한 구호처럼 들리지만, 그 순간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합니다.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린 이에게 굳이 긴 설명을 늘어놓지 않아도, “파이팅” 한마디면 서로의 마음이 통합니다. 말보다 더 큰 의미는 그 말이 발화되는 맥락에 있습니다. 응원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 건네지는 파이팅은, 긴 문장보다도 더 확실하게 힘을 불어넣습니다.


또한 파이팅이라는 말은 ‘당신이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힘든 순간에 혼자라는 감각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그러나 옆에서 “파이팅”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순간만큼은 짐을 조금 덜 수 있습니다. 단어 자체가 아니라, 그 단어를 건네는 사람의 진심이 중요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파이팅이라는 말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시간을 초월하는 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어려워도, 언젠가는 잘될 것이라는 희망이 함께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파이팅은 현재를 버티게 해주는 동시에,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게 만드는 언어입니다.


흥미롭게도, 우리는 일상에서 파이팅을 남발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하다고 느낄 때에만 쓰게 됩니다. 그만큼 진심이 담길 때 효과가 크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대로 너무 자주 쓰면 그 말이 가진 무게가 가벼워지고, 형식적인 인사말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파이팅은 ‘언제, 누구에게, 어떤 마음으로’ 건네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학생에게는 “너라면 할 수 있어”라는 믿음이 되고, 동료에게는 “우리는 같이 가는 길”이라는 다짐이 됩니다. 가족에게는 “네 곁에 내가 있다”는 위로가 되고, 사랑하는 이에게는 “끝까지 함께할게”라는 약속이 됩니다. 같은 단어라도 맥락과 관계에 따라 전혀 다른 울림을 주는 것입니다.


언어의 힘은 그 자체의 뜻보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과 순간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파이팅”이라는 말을 필요로 하고, 앞으로도 자주 사용할 것입니다. 짧고 단순한 단어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결코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파이팅.”
이 말은 결국 나 자신에게도 건넬 수 있는 말입니다. 때로는 가장 큰 응원이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솟아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다잡으며 내뱉는 파이팅은, 외롭고 지친 시간을 버텨내게 하는 작은 불씨가 됩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오늘을 살아내게 합니다.


브런치 작가님들, 한 문장, 한편의 글을 위해 오늘도 파이팅!
이전 14화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