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무 《PAINT IT ROCK 2 페인트 잇 락》

20세기 턴 테이블의 추억을 21세기 유투브로 찾아 들으며...

by 우주에부는바람

남동생과 이십여 년이 넘게 같은 방을 썼다. 2남 1녀를 두 부모 슬하의 평범한 가정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내가 대학에 다닐 때 고등학생이었던 동생은 메탈을 그것도 데쓰 메탈이나 블랙 메탈류를 좋아했는데 한 방을 쓰는 나로서는 별 수 없이 그 음악을 같이 들어야 했다. 나를 배려하여 이어폰으로 듣기는 했지만 최고 레벨로 들었기 때문에 (메탈이니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누가 뭐래도 영국은 록의 최강국! 리버풀에서 비틀즈가 나왔고 런던에서 롤링 스톤스가 나왔는데 특별히 헤비메탈의 고향으로 쳐주는 동네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영국 제2의 도시로 꼽히는 버밍엄이다. 블랙 사바스가 버밍엄 출신이며 이 장의 주인공 주다스 프리스트도 버밍엄 출신이다. 그러고 보니 레드 제플린의 로버트 플랜트와 존 본햄도 버밍엄 출신.“ (pp.187~189)


페인트 잇 락 두 번째 권은 하드락을 거쳐 헤비메탈이 전성기를 누리는 시기인 1970년대를 다룬다. 그렇게 만화를 읽다보면 헤비메탈 리프 패턴의 대표적 3곡으로 블랙 사바스의 Paranoid, 레드 제플린의 Whole Lotta Love, 딥 퍼플의 Smoke on the Water를 꼽을 수 있다는 식의 내용들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을 접하면 곧바로 유투브 등을 통하여 이 곡들을 다시 듣는다. 세상 좋아진 거다.


“... 펑크록의 역사에서 기억해야 할 두 가지 사건이 1977년에 터지게 되는데, 섹스 피스톨즈의 데뷔 앨범이자 유일한 정규앨범이었던 <Never Mind the Bollocks, Here's the sex Pistols>와 더 클래쉬(The Clash)의 등장이었다.” (p.234)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만화는 70년대로 혹은 헤비메탈로 국한하여 다루고 있지는 않다. 책에는 (소제목으로 뽑힌 것들만) 블랙 사바스, 딥 퍼플, 토미 볼린, 제프 벡, 플리트우드 맥, CCR, 두비 브라더스, 이글스, 레너드 스키너드, 올맨 브라더스, 데이빗 보위, 퀸, 엘튼 존, 톰 웨이츠, 에어로스미스, 주다스 프리스트, 러쉬, 씬 리지, AC/DC, 스콜피온스, 콰이어트 라이엇, 섹스 피스톨즈, 더 클래쉬, 브라이언 이노, 토킹헤즈, 조이 디비전, 버즈콕스, 더 큐어, 바우하우스, 마이크 올드필드, 탠저린 드림 등의 뮤지션 혹은 밴드들이 등장한다. 또한 헤비메탈을 비롯해 컨트리 록, 글리터 록, 펑크록, 노웨이브, 포스트 펑크, 뉴웨이브, 고딕, 고스, 캔터베리 록, 크라우트록과 같은 음악 장르들을 설명해준다.


“옛날이 그립지 않습니까? No! 절대 아니에요. 비틀즈를 비틀즈답게 만든 요인이 무엇이든 간에 그건 60년대를 60년대 답게 만든 거였죠. 만약 존과 폴, 조지와 링고가 함께 모이면 비틀즈가 그냥 성립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제정신이 아니에요. 더 이상 60년대가 아니기 때문이죠.” (p.282)


이렇게 책장을 넘기다보면 동생과 함께 들었던 혹은 동생만 열심히 들었던 음악들이 떠오르고는 한다. 부모님과 떨어져 독립을 하게 되어 동생과 같은 방을 쓰지 않게 된 후에는 동생 방에 들어가 동생의 앨범을 몰래 턴 테이블에 걸고는 하였다. 그리고 각자 결혼하여 헤어지고 다시 십오 년여가 흐른 지금, 이제는 상암동의 LP바에서 그 음악들을 턴 테이블에 걸어 놓은 채 추억에 잠기고는 한다. 물론 옛날이 크게 그립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그때는 20세기이고 지금은 21세기인 것이 간혹 낯설 따름이다.



남무성 / PAINT IT ROCK 2 :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 북폴리오 / 361쪽 / 20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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