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마처럼 얽힌 내분을 끊을 칼은 어디에
요즘 국민의힘을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함을 넘어. 분노에 가깝다. 정당 정치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지금의 국민의힘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인가?"
내부 분열은 이미 '갈등'의 단계를 지나 '전면전'으로 비화했고, 서로를 향한 날 선 말들은 정당 내부 토론이 아니라 적대적 해체를 방불케 한다.
점입가경이라는 말이 이보다 더 어울리는 장면이 있을까 싶다.
혁신위원회를 띄웠지만, 그 혁신위는 실질적 권한도 없고 정치적 무게감도 갖지 못한 채 들러리로 전략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혁신위 뒤에 숨고, 계파 간 다툼은 여전히 격렬하다. 혁신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있다.
이쯤 되면 국민은 묻고 싶어 한다. "혁신은 진심인가, 아니면 시간 벌기용인가?"
문제는 이런 혼란이 단지 당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의 혼란은 정당 정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정치 혐오를 부추기며, 대한민국 전체를 나락으로 끌고 가는 "정치 실종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정권이 뒤 켠에서 조용히 웃고 있는 모습이 그 증거다. 야당의 자멸은 곧 정권의 독주를 가능케 하며, 견제 없는 국정은 필연적으로 국민의 삶을 흔들게 되어 있다.
이 와중에 주목을 받는 인물은 단연 한동훈 전 대표다. 많은 이들이 "보수의 미래"로 주목했던 인물이지만, 최근의 태도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끝없이 저울질하며 침묵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과연 지도자의 모습인가? 하는 의문을 남긴다.
친윤 세력의 파고를 넘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고 내년 지방선거 패배를 우려한 정치적 계산일 수도 있다. "리더는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는다"는 점을 참고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지금의 태도는 위기 상황에서 책임 있게 나서야 할 리더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정치가 타이밍의 예술이라면, 지금은 책임지는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다. 보수가 흔들리는 지금, 지도자라면 자기 정치의 유블리를 따지기 전에 공동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리더십은 침묵이 아니라, 결단으로 증명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난마처럼 얽힌 국민의힘 내분 사태, 해법은 없는가?
첫째, 지도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지금의 구조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 당 지도부는 국민 앞에 책임을 지고 퇴진하거나, 최소한 갈등의 당사자들을 모두 끌어안는 전면적 재구성을 감행해야 한다. 더 이상 회피나 시간 끌기는 해결책이 아니다.
둘째, 계파를 넘어선 "공동 비전 선언"이 필요하다.
갈등은 명분이 없기에 끝나지 않는다. 모든 계파가 함께 서서 국민에게 "우리가 무엇을 위해 싸울 것인가?"를 밝히는 공동 선언이 있어야 한다.
권력이 아니라 가치 중심으로 재결집해야 한다.
셋째, 지도자급 인사의 결단과 "정치적 책임 실현"이 요구된다.
한동훈 전 대표를 포함한 정치적 중심인물들이 스스로 정치적 유불리를 넘어 당을 위한 역할에 나서야 한다. 필요하다면 과감한 입장 표명과 선제적 행보로 당을 수습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정당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겪는 위기는 단지 당내의 권력 투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국민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을 만큼 실망했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없고, 방향이 없고, 책임이 없는 정당은 존재 이유가 없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나서라. "정치의 본질은 국민을 섬기는 일"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없다.
진정한 보수의 제건은 "책임과 용기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