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적 시장 경제" 고찰

보이지 않는 손이 움켜쥔 것은 누구의 몫인가?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시장 경제는 오랫동안 자유와 효율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개인의 선택이 모여 최적의 결과를 만든다는 믿음,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은 자본주의의 도덕적 정당성을 지탱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묻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시장은 과연 창조하고 있는가, 아니면 약탈하고 있는가?


첫째, 약탈은 총을 들지 않는다.


약탈적 시장 경제는 더 이상 폭력적인 형태를 띠지 않는다. 총과 칼 대신 계약서와 알고리즘, 플랫폼 약관과 금융 상품이 등장한다.


표면적으로는 자발적 거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선택지가 박탈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거래가 반복된다.


노동자는 생존을 위해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고, 소비자는 독점 구조 속에서 "선택하는 척" 선택당한다.


이 과정에서 위험은 개인에게 전가되고, 이익은 소수에게 집중된다. 약탈은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훨씬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둘째, 시장이 사회를 삼킬 때


시장 경제의 문제는 시장 그 자체가 아니라, 시장이 사회의 모든 영역을 지배할 때 발생한다.


교육, 의료, 주거, 돌봄마저 수익성의 기준으로 재편되면 인간은 시민이 아니라 "비용 단위"로 취급된다.


이 현상을 일찍이 경고한 인물이 있다. "카를 폴라니"는 사회가 시장에 종속될 때 공동체는 붕괴된다고 보았다.


그의 주장처럼, 시장은 사회 속에 내장되어야 할 도구이지, 사회 위에 군림하는 주인이 아니다.


셋째, 실패는 개인의 탓이 된다.


약탈적 시장 경제의 가장 교묘한 점은 책임의 전가다. 구조적 불평등은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치환되고, 생존의 실패는 노력하지 않은 결과로 낙인찍힌다.


이렇게 시장은 자신이 만든 피해를 도덕적 문제로 바꿔버린다.


성공은 시장의 공정성 덕분이고, 실패는 개인의 결함이라는 논의는 매우 편리하다. 이 논리가 유지되는 한, 시장은 어떤 피해도 책임지지 않는다.


넷째, 자유 시장과 약탈 시장은 다르다.


중요한 점은 모든 시장 경제가 약탈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안전망, 규제와 감시가 작동할 때 시장은 혁신과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문제는 규제가 제거되고, 권력이 집중되며, 시장 참여자 간의 힘의 균형이 무너질 때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의 약탈적 시장은 자유 시장의 이름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는 자유의 확장이 아니라 힘의 비대칭 방치에 가깝다.


다섯째, 우리는 무엇을 정상으로 받아들였는가?


초과 노동, 불안정 고용, 빚을 통한 생존, 플랫폼의 일방적 규칙,


이 모든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질 때, 약탈은 이미 성공한 것이다. 시장이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전제는 사라지고, 인간이 시장에 맞춰 스스로를 소모하는 것이 미덕처럼 보장된다.


여섯째, 시장을 다시 묻는 일


약탈적 시장 경제를 멈추는 일은 단순히 부자를 비난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 시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 효율은 누구의 삶을 대가로 달성되는가?


시장은 자연법칙이 아니다. 인간이 만든 제도이며, 따라서 인간의 선택으로 수정될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선택을 의지할 용기가 있는가이다.


약탈적 시장 경제의 종말은 혁명이 아니라, 시장을 다시 사회의 품으로 돌려놓는 일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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