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 5000, 누가 끌어올렸을까

외국인은 팔고, 기관이 떠받친 불안한 고지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마침내 코스피가 5000선에 도달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한국 자본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다. 그러나 주식 투자 및 분석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환호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먼저 나온다.


이유는 분명하다. 이번 코스피 5000 달성이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가 아닌, 기관 투자자의 집중적인 지수 방어와 매수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같기 때문이다.


첫째, 외국인은 떠나고 있다.


통상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는 외국인 자금이 선행한다. 글로벌 자금이 방향을 정하고, 기관과 개인이 뒤따르는 구조가 정상적이다.


그러나 이번 장세는 다르다. 최근 흐름을 보면 외국인은 오히려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 글로벌 금리,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한국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단기 수급 문제가 아니다.


외국인은 한국 시장을 '비싸졌다"라고 판단하고 있고, 그 판단이 맞다면 지금의 지수는 내부 자금만으로 떠받쳐진 구조라는 뜻이다.


둘째,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기관의 의지"


그 공백을 메운 주체가 바로 기관 투자자다.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은 일정 수준의 주식 비중을 유지해야 하고, 지수 급락 시에는 방어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KOSPI 4800~5000 구간에서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와 대형주 집중 매입은 지수를 밀어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제는 이 매수가 수익 기대에 기반한 공격적 투자라기보다는,


• 포트폴리오 비중 유지

• 평가 손익 관리

• 정책적•구조적 압력


등에서 비롯된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즉, "사고 싶어서 산 돈"이라기보다 "사야 해서 산 돈"에 가깝다.


셋째, 개인은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개인 투자자는 이 과정에서 주도 세력이 아니었다. 지수가 오르니 따라붙었고, 뉴스가 쏟아지니 뒤늦게 참여했다. 그러나 체감 수익률은 지수만큼 오르지 않았다.


대형주 중심의 상승, 특정 업종 쏠림 현상 속에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계좌 회복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는 이번 랠리가 시장 전반의 체력 강화라기보다, 지수 중심의 기술적 상승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넷째, 진짜 질문은 '그다음'이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지정은 바로 여기다.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는 상태에서 기관 매수만으로 지수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가?


만약 글로벌 시장이 흔들릴 경우, 기관은 계속해서 방어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 과거 경험상, 외국인 매도 국면에서 만들어진 고점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수는 버텼지만, 거래대금은 줄고, 변동성은 커졌으며, 결국 조정은 시간문제였던 경우가 많았다.


다섯째, KOSPI 5000은 끝이 아니라 시험대다.


코스피 5000은 성취이자 동시에 시험대다. 이 지수가 새로운 출발선이 되려면 외국인 자금의 복귀, 실적 기반의 상승, 시장 폭의 확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5000은 "기념비적 숫자"로 남고, 투자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기억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시장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누가 끌어올렸는가?"가 아니라, "누가 끝까지 함께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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