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비대칭성으로 무너진 사회

정보 격차, 줄여야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사회는 정보 위에 세워진다. 정보가 공정하게 공유될수록 신뢰는 축적되고, 정보가 왜곡되거나 독점될수록 사회는 균열을 일으킨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불신과 분열의 상당 부분은 "정보 비대칭"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정보 비대칭은 더 이상 시장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제는 사회 전반을 흔드는 핵심 리스크가 되었다.


첫째, 정보는 넘치는 데, 진실은 멀어졌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정보 접근성을 극적으로 높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졌다.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보고 싶은 정보만을 반복 노출하고, 플랫폼은 자극적인 콘텐츠에 보상을 집중한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검증된 사실은 소음 속에 묻힌다. 이 과정에서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격차는 빠르게 벌어진다.


둘째, 정보 비대칭은 권력이 된다.


정보를 먼저, 더 많이, 더 정교하게 가진 쪽은 결정권을 갖는다. 부동산, 금융, 취업, 의료, 정책 영역까지 정보 비대칭은 곧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일부는 정보를 활용해 기회를 선점하고, 다수는 뒤늦게 결과를 감당한다. 문제는 이 격차가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신뢰의 붕괴는 사회 비용이다.


정보 비대칭이 심화되면 사회는 '합의'를 잃는다. 같은 사실을 두고도 전혀 다른 해석이 공존하고, 공공의 결정은 끊임없이 의심받는다.


전문가에 대한 불신, 제도에 대한 냉소, 언론에 대한 회의가 일상화된다. 이는 단순한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운영 비용을 급격히 높이는 구조적 손실이다.


넷째,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이 모든 현상을 기술 탓으로 돌리기는 쉽지만, 본질은 "설계의 실패"다. 정보 유통 구조는 공정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속도와 수익 중심으로 진화해 왔다.


검증보다 확산이, 책임보다 클릭이 우선되는 구조에서 정보 비대칭은 필연적 결과다. 기술은 중립적일 수 있으나, 기술을 둘러싼 제도와 책임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다섯째, 정보 격차를 줄이는 것이 사회를 복원한다.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검열이 아니라 투명성이다. 정보의 출처를 명확히 하고,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를 공개하며, 공공 정보의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시민의 정보 해독 능력, 즉 "정보 리터러시"를 사회 인프라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여섯째, 다시 신뢰의 토대를 세울 때


정보 비대청으로 무너진 사회는 우연이 아니다. 우리가 선택해 온 구조의 결과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더 공정하게 설계된 정보 환경이다.


신뢰는 선언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투명한 정보 구조 위에서만 다시 세워질 수 있다. 정보의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정보가 누구를 위해 어떻게 쓰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워지지 않는 흔적, 디지털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