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는 군자일까, 소인배일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하면서 '성악설'을 주창한 순자가 여러 명언을 남겼는데 그중 다음과 같이 "소인배 찾아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어 많은 관심을 갖게 한다.


첫째. 군자는 도를 얻는 것을 기뻐 하지만 소인배는 욕망 얻는 것을 즐거워한다. 이것은 세상의 이치를 배우고 깨닫는 데에서 삶의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저 먹고 마시고 즐기는 일에서 삶의 보람을 찾는 사람이 있다는 의미 아닐까 싶다.


둘째. 군자는 음탕한 소리를 듣지 않고 요사스러운 장면을 보지 않으며 악한 말을 하지 않는다. 반면에 소인배는 음란하고 방탕한 말을 즐겨하고 들으며 간사하고 악독한 말을 함으로써 이웃을 괴롭힌다.


셋째. 군자는 능력이 있고 없음에 상관없이 선한 일을 도모하지만 소인배는 능력이 있거나 없거나 나쁜 짓만 일삼는다.


군자는 자기 능력이 있을 때는 남을 너그럽게 용납하고 능력이 없을 때는 그 힘을 아껴 남을 섬기는데 반해 소인배는 자기 능력이 있을 때는 오만방자하며 함부로 남을 무시하고 능력이 없을 때는 괜스레 남을 시기질투하고 사태를 나쁜 방향으로 몰아간다.


넷째. 군자는 주변 환경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는데 반해 소인배는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저울질을 반복한다. 그러면서 "훌륭한 농부는 홍수나 가뭄을 겁내 농사일을 포기하지 않고 훌륭한 상인은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고 가게 문을 닫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다섯째. 군자 가운데 마음이 큰 사람은 하늘을 공경해 그 법도에 따르고 마음이 작은 사람은 의를 두려워해 스스로 절도를 지킬 줄 안다. 하지만 소인배 가운데 마음이 큰 사람은 오만방자하고 난폭하게 굴며 마음이 작은 사람은 음란하고 방탕해 더욱 빗나가기만 한다.


여섯째. 군자가 때를 만나 나라 일에 등용되면 공손하게 그 자리를 지키되 출세의 때를 만나지 못하면 스스로 가다듬어 공경할 뿐 다른 사람이나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인배가 때를 만나면 약삭빠르고 거만하여 안하무인격으로 움직여 결국에는 낭패를 보게 되며 소인배가 때를 만나지 못하면 공연히 남을 원망할 뿐 아니라 출세의 기회를 잡기 위해 쉼 없이 음흉한 일을 꾀한다.


아주 오래전에 살다 선현의 가르침이지만 지금 가져와 대입해도 전혀 손색없는 명언 아닌가 싶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2022년 한 해를 마감하면서 한번 점검하는 시간 가져보시면 어떨까 싶다.


과연 나는 군자일까? 아니면 소인배일까? 2022년도 달력의 마지막 장을 뜯어내며 잠시 상념에 젖어 서유석의 '가는 세월'을 색소폰 음률에 실어 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김혜자 씨, 존경받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