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 80억 명 가운데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을 찾는다면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알게 된다. 지역에 따라 종교 편중화 현상이 심하지만 어쨌든 각자 자기한테 맞는 '신'이라는 옷을 걸치면서 살고 있지 않나 싶다.
그 옛날 원시종교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이었다면 그 공포에 대한 반향으로 새롭게 종교가 등장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과학의 발전으로 첨단화된 지금 종교가 깨끗이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은 우리 인간에게 모두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된 어떤 '믿음 엔진'이라는 게 있어서 그렇게 된다고 마이클 셔머(스켑틱 발행자)가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토템이즘에 길들여진 인간에게 사랑을 앞세운 종교가 등장했다면 지금은 과학의 발달로 종교가 그 자리를 내줘야 할 것 같은데 아직도 종교가 끊이지 않는 건 믿음이라는 엔진 때문이라고 말한다.
마이클 셔머의 "믿음 엔진" 주장이 설득력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 인간은 예로부터 스스로 나름 어떤 존재(구세주)를 설정해 놓고 믿고 의지하면서 생활해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중심으로는 기독교(천주교, 개신교)가 우세하고 동남아시아 쪽에서는 불교와 힌두교, 중동 지역에서는 이슬람교가 각기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다.
전 세계에서 새벽기도가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골목길을 걷고 있는 할머니들한테 "어디 가시냐"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교회가신다고 한다.
그럼에도 특이한 현상은 이슬람교세는 계속 확장하고 있는 반면 기독교 인구는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점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도 기독교인이 빠르게 증가하다 요즘에는 상당히 쇠퇴하고 있는 것 같아 교회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걸까? 아울러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할 종교가 어쩌다 국민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지 아이러니하다. 신이 이런 경우를 가정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성직이 직업으로 변하는 순간 세상은 복잡하게 뒤섞이게 된다. 설사 아무리 젊잖은 성직자라 하더라도 집에서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호구지책의 본능을 결코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끊임없이 신을 찾게 될 거라고 한다. 어쩌면 자진해서 가스라이팅 팬덤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인간이 갖고 있는 믿음 엔진 때문이라고 하면 지나친 걸까?
종교의 종류에 상관없이 각 종교의 교리를 보면 사랑, 자비, 포용, 이해 등을 강조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인류 역사에서 가장 참혹했던 전쟁이 종교 전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갸우뚱해진다.
우리 국회 의사당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80% 이상이 각기 종교를 갖고 있다. 어떤 이는 2개씩 가진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사시건건 이해와 포용보다 침 튀기면서 삿대질하는 건 왜일까?
이처럼 믿음이 다른 집단하고의 전쟁과는 결을 같이하는 게 힘들다는 걸 보면 굉장한 모순 아닌가 싶다. 종교 자체의 교리는 대부분 화합을 추구하지만 실제로 종교 간, 이념 간의 분쟁은 극렬한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리처드 도킨스'는 "종교는 우리 인류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인류 사회에서 종교가 사라질까?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과학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심성은 나약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우리는 계속 신을 믿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래서 주일인 오늘도 자신의 영혼 구원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교회, 성당, 사찰을 찾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