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똥볼 찬 건가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고 있다"는 뉴스보다 우선인 걸 보면서 혹시 "윤 대통령이 똥 볼을 찬 건가" 생각이 들 정도다.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시험 난이도"에 혼란을 주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대통령 발언을 보면서 사전 점검은 제대로 한 것인지 많이 궁금해진다. 간단하지가 않은 문제라 보기 때문이다.


여당에서는 "대통령이 공정입시를 강조한 것"이라 방어하고 있고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준비 없는 지시, 수험생 공황에 빠트려" 식의 논평을 하는 등 비판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어쩌면 당내 문제가 복잡한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대통령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을 해결하겠다"는 발언을 두고 반대할 국민은 없다고 본다.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이 원론적으로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교육 문제의 본질은 입시제도나 출제문제의 변경만으로는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사회의 경쟁체제에 있지 않나 싶다. 경쟁 상황에서 사교육 문제는 언제나 생길 수밖에 없다고 본다. 따라서 대학 서열화가 존재하고 있고 취업에 이익과 불이익이 있는 등 이런저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것을 입시문제 하나 가지고 해결하겠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 아닐까 싶다.


김대중 대통령이 "물수능, 불수능" 오락가락 파동으로 대국민 사과한 것을 생각했다면 대통령이 선뜻 수능 관련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본다. 그만큼 수능 문제는 우리 국민에게 매우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이다.


"제도 개선하겠다"면서 대통령들이 대입제도 개편을 들고 나오면 여지없이 여론의 뭇매를 맞다가 흐지부지 된 경험을 우리 수능 역사가 잘 증명해 주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총선을 앞두고 큰 악재가 될 것이 틀림없을 것 같은 수능 관련 문제를 윤 대통령이 왜 갑자기 들고 나왔는지 많이 궁금하다. 대통령 발언은 반드시 실행을 전제해야 하므로 파장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대통령 발언에 맞게 수능 문항을 고친다면 사교육 문제는 해결되는 걸까? 천만의 말씀이다. 갈수록 대입시험을 준비하는 연령이 고등학생에서 중학생, 이제는 초등학생으로 까지 하향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벌집을 쑤셔 놓은 것 같은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이 어쩌면 내년 총선에서 여당에게 큰 악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주 69시간'처럼 이런 발언들이 불쑥 나오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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