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디지털 트윈, 실패 줄일 수 있을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실패는 누구나 두려워한다. 막대한 투자를 앞둔 기업은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초연결의 5G 시대에서는 실패 확률을 대폭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디지털 트윈 기술 덕분이다.


핀란드의 풍력 발전회사 악틱윈드(Arctic Wind)는 정기점검에 따른 비용과 안정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하여 리스크 요인을 측정하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다.이렇게 모은 데이터로 문제 발생을 예측하고, 한 발 앞서 정비한다. 이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게 된다.


디지털 트윈은 미국의 GE에서 가장 먼저 사용한 용어이다. 트윈, 즉 쌍둥이처럼 현실 세계의 특정 대상을 가상현실에 똑같이 만든다는 의미이다. 똑같은 모델을 가상공간에 만들어 놓고 분석하니, 그 결과와 혹여 생길지도 모를 오류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다양한 곳에 활용이 가능하다.


GE는 항공기 엔진 수리에 이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하였다. 항공기 운항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서 미리 유지보수 사안을 예측한다. 효율성과 안정성, 비용 절감 등 기업이 원하는 바를 충족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트윈을 중요한 미래 기술로 여긴다. 이미 국토교통부는 2018년에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시행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약 265억 원의 예산 중 20%에 해당하는 50억 원을 디지털 트윈에 배정한 바 있다.


이만한 돈을 투입하는 이유가 있다. 가상공간이라서 물리적 제약이나 실패 위험 없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도시에서 벌이는 사업의 실패 리스크를 생각한다면 아주 효율적인 기회 비용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에는 다양한 변수를 수집할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하다. 이 센서로 수집한 복잡하고 수 많은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끊김없이 전달되어야 한다. 사람이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할 때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과 같다. 사람이 몸이 아프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고 그 신호에 따라 몸이 보충할 것을 찾듯이, 수 많은 IoT 센서도 마찬가지로 지금 당장 바뀐 변수를 실시간 데이터로 주고받는다.


빅데이터 수집을 통한 예측은 사람의 몸에도 적용할 수 있다. 물리적 시스템을 가상으로 만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병원의 진료 시스템에 적용하면 노화와 질병 등 앞으로 생길지도 모를 수 많은 변수에 대응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생활습관부터 건강 관련 데이터, 유전자 정보 등 온갖 바이오 빅데이터를 모아서 영화 '아바타'처럼 자신의 가상 쌍둥이를 만들어 놓고 관찰할 수도 있고,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바이오 데이터를 모니터링하여 질병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어디가 아픈지, 혹은 아플지 알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일 아닐까 싶다. 이처럼 디지털 트윈 기술은 여러 분야에서 주목받으며 성장해 갈 것으로 예측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금은 환경 과학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