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Aug 15. 2023
우리나라 재개발, 재건건축사업 과정에서 벌어지는 복마전은 가늠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난마처럼 얽혀있다고 본다. 언론 등에서 수시로 지적하지만 별로 개선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다.
조합장 등 임원에 입후보하는 사람은 양심을 전제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부분 구두선에 그친다는 걸 알게 되고 조합장과 갈등 과정을 거치면서 증폭하게 된다. 이것이 대부분 재개발 사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 아닐까 싶다.
여기에 시공사까지 정해지면 조합장은 대부분 시공사 대변인역으로 전락하게 된다. 상식 선에서 이해되지 않지만 그것이 작금의 현상이라는 게 마음 아프다. 이처럼 시공사의 치밀한 작업은 무서울 정도로 집요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오래전에 재개발 조합원이 된 적 있다. 당시는 입주권을 구입해 조합원 자격을 득하는 것으로 만족했는데, 어쩌다 대의원을 거쳐 이사로 참여하면서 재개발 사업을 심층 이해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주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선출직을 뽑는다는 말이 있다. 조합원 또한 그들 수준에 맞는 조합장을 선출한다고 본다. 아이러니한 점은 자기 손으로 조합장을 뽑아 놓고 삿대질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재개발사업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후 서울 어느 지역 재건축 조합원이 됐다. 조합장의 업무 행태에 대한 조합원들의 항의, 비판이 격해지면서 소위 비대위가 결성되고 조합장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의 연락을 받게 된다.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치밀한 계획보다 울분만 앞서있는 걸 보고 나름 방향 제시를 해봤지만 비토하는 일부로 인해 조합장 탄핵 직전에서 수포에 그친 적이 있다.
이처럼 성공하기도 전에 비대위원들 간 벌이는 주도권 싸움은 아무리 좋은 방안을 제시해도 연목구어에 불과하다는 걸 공부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일부가 조합장과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대부분 재개발 비대위에서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대의원회, 총회는 이변이 없다면 집행부 계획대로 결과가 도출된다고 본다. 시공사의 음성적 지원과 OS 요원의 암약 그리고 집행부를 지원해야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조합원들로 인해 전자투표 등 서면 투표에서 이미 찬성이 50% 넘는 상황에서 회의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의원회, 총회에서의 발언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단지 참석한 조합원들한테 말초적 쾌감 주는 것 외에 아무 결과를 얻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번 조합장에 선출되면 -특히 시공사가 정해진 경우라면- 조합장이 형사처벌되지 않는다는 걸 전제하면 조합장이 바뀌는 건 무척 힘들다고 본다. 그래서 비대위 계획이 성공하려면 치밀한 기획과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관망하고 있는 조합원, 정확한 내용도 모른 채 집행부에 가스라이팅 돼 있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지금처럼 가게 되면 당신 재산이 00만큼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는 걸 계산식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해서 동참하게 해야 한다.
언급했듯이 상당한 자금과 치밀한 전략 그리고 추진력은 필수 요건이 아닐 수 없다.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게 되면 시행사는 현 조합장에서 비대위쪽으로 반드시 방향 전환을 한다고 본다. 시행사 심리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비대위 계획은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재개발, 재건축 조합장이 공인 의식을 갖고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면 힘들게 굳이 비대위라는 조직을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전국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에서 비대위를 결성해 고군분투하고 계신 분들의 성공을 응원하며, 본 고가 추진 동력에 다소나마 가속 페달 역할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